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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갑작스럽게 밝힌 결혼 소식에 자리에 있는 모두가 다 놀라고 말았다.

승아의 혈색이 삽시간에 창백해지더니 곧 빨개진 눈으로 이현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에 지대한 상처라도 받은듯했다.

대체 여이현은 무슨 생각으로 사람들 앞에서 결혼을 인정한 거지?

충격이 컸던 승아가 다리에 힘이 풀려 쓰려지려 하자 다행히 여진숙이 옆에서 부축해주었다.

이현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건 비단 승아뿐이 아니었다. 지유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결혼식 날 밤 만약 두 사람의 결혼을 다른 이에게 알린다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던 사람이 바로 이현이였으니까.

지유는 지금 머리가 혼란스럽고 현실감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몇 초간 멍하니 있던 이진환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이거 참, 여 대표님도 너무하시네요. 결혼한 사실도 얘기 안 해주시고 부인이 누군지도 얘기 안 해주시니.”

“아내가 공적인 자리에 얼굴을 비추는 걸 원하지 않아서요. 저는 제 아내 말만 듣는 편이라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지유는 그 말이 마치 자기 들으라고 하는 말인 것만 같았다.

그녀가 두 사람 사이를 공개하기 싫다고 하면 이현은 그에 따르겠다는 말로 들렸다.

하지만 처음에 둘 사이를 공개하기 원치 않았던 사람은 바로 그였다.

그런데 대체 왜 지금에 와서 갑자기 결혼을 인정하는 거지?

여이현이라는 남자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다고 자부했던 지유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눈앞에 있는 남자가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낯설었다.

“완전히 아내 바라기시네요. 행복해 보이시니 저도 더는 묻지 않겠습니다. 하하하”

이진환이 너털웃음을 짓자 그 뒤에 있던 몇 명의 남자들이 줄지어 축하를 보냈다.

“늦었지만 결혼 축하드립니다, 여 대표님. 그리고 큰 사모님도 며느리 맞은 거 축하드립니다!”

여진숙은 애써 입꼬리를 올려 인사를 받았다. 조금 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예비 며느리는 노승아라고 얘기했는데 여이현이 나타나 자신은 이미 결혼했다고 해버리니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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