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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엄마의 맏이들은 네쌍둥이야. 그중 난 둘째였어. 난 큰형을 닮았고 셋째는 넷째와 닮았다. 둘 다 엄마를 닮았어.”

구진은 평소 사람들한테 가족 얘기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문별이 궁금해하자 대답해 주고 싶었다. 마침 너무 겁에 질린 문별에게 이런 식으로 주의를 돌려주고 싶었다.

“아, 그렇다면 우리 사부님은 반은 어머니를 닮고 반은 구 회장님을 닮았네.”

문별의 눈에 빛이 나며 감탄했다.

“사부님의 얼굴이 대단해. 부모님의 좋은 부분만 닮았어.”

구진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울렸다. 갑자기 문별이 아람보다 더 마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예쁜 직각 어깨에 튀어나온 뼈는 옷걸이처럼 보이게 했지만, 살이 있어야 할 곳은 다 있고 전혀 모호하지 않았다.

구진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문별의 어깨에 놓인 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방금 널 괴롭힌 두 사람은 누구야? 왜 같이 있어?”

문별은 갑자기 어깨를 떨며 몸을 뒤로 피했다. 눈도 고의적으로 구진의 걱정스러운 시선을 피했다.

“비즈니스에서 만난 사람이야. 많이 만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무례한 사람일 줄은 몰랐어.”

“비즈니스? 아람이 패션 디자이너라고 했었는데, 보통 스튜디오에 있으면서 그림을 그리고 재봉틀이나 밟지 않아? 이런 자리에 굳이 어울릴 필요가 있어?”

구진의 말투는 조금 급했다.

문별은 냉정하게 눈썹을 치켜 올렸다.

“허, 구 도련님의 눈에 우리 디자이너들은 그저 재봉틀을 밟는 사람이야? 우리 브랜드를 홍보하고 확장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외국인 두 명과 함께 술을 취할 정도로 마셔? 그들의 나쁜 마음을 눈치채지 못했어?”

구진은 더욱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히며 문별을 쳐다보았다.

“여자아이가 왜 경계심도 없어? 아니면 브랜드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

“응, 의지할 사람도 없는데, 나 자신 만 의지해야지.”

문별의 마음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아예 얼굴을 돌리고 구진을 보지 않았다. 구진은 무관심한 태도를 취한 문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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