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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조은서는 당연히 그런 유선우가 신경이 쓰인다. 불과 몇 분 전까지 뜨거운 밤을 같이 보낸 사람이 회사 일 때문에 밤새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일이 신경이 안 쓰인다면 절대 거짓말일 것이다.

도대체 어떤 일이기에 밤새도록 처리해야 하는 걸까?

조은서는 허튼 다른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짐작이 가는 부분은 있었다. 유선우는 분명 여자 일 때문에 나갔을 거라는 것...

오늘 입을 그의 셔츠를 다림질하던 조은서는 저도 모르게 그날 밤 그가 귓가에 대고 한 말들이 떠올랐다. 두 번 다시 백아연을 만나지 않을 거라는 말...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계단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유선우가 돌아왔다.

밤새 바삐 보낸 유선우는 얼굴이 약간 초췌해 보였다. 유선우가 뒤에서 조은서를 감싸 안자 은은하게 풍기는 소독수 냄새가 그녀의 코를 찔렀다. 이것은 분명 병원 특유의 냄새이다..

그의 포옹은 더없이 포근했지만 조은서는 뭔가 큰 몽둥이에 머리를 세게 맞은 듯 마음속으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유선우는 병원에 갔다가 백아현을 만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슬픈 것은 유선우가 그녀와 한 약속이 불과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조은서는 속이 말이 아니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고 그저 낮은 목소리로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입을 열었다.

“진 비서가 아침 일찍 전화가 와서 오전에 중요한 회의가 있다며 시간을 꼭 지키라고 했어요.”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있던 유선우는 순간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왜 너에게 했지?”

조은서는 담담한 얼굴로 피식 웃더니 말했다.

“같이 야근한 거 아니었어요? 아마 선우 씨 전화가 꺼져 있었겠죠?”

그 말에 유선우는 핸드폰을 꺼내 보았고 아니나 다를까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다시 전화기를 켰을 때는 진 비서의 부재중 전화가 네 통이나 와 있었지만 그중에 조은서가 건 전화는 없었다.

그러자 유선우는 조은서를 보며 물었다.

“나 하나도 걱정 안 됐어?”

조은서는 다림질한 셔츠를 걸고는 유선우를 향해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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