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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유선우는 조은서의 담담한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황혼빛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그녀의 얼굴은 오늘따라 더 아름답고 따뜻해 보였다.

그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귓가에 애매하면서도 거친 막말을 했다. 이 말이 만약 평범한 부부 사이에 오간 것이라면 그것은 사랑싸움에 불과하다. 하지만 조은서는 순간 역겨움을 느꼈다.

유선우의 뒤로 고용인이 두리번거리고 있는 것을 본 조은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녁 먹을 시간이에요.”

유선우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고 천천히 걸으며 오후에 금방 도착한 게가 싱싱하다는 말을 했다.

“당신, 게 좋아하잖아? 이따가 많이 먹어.”

그 말에 조은서는 싱겁게 웃었다.

저녁 식사 때에도 그녀는 자신의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고 유선우에게 머릿속의 의심들을 질문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

유선우의 애틋함이 연기라 생각하면 할수록 조은서는 더욱 협조적으로 그와의 연기를 함께 이어나갔다.

저녁이 되어 유선우가 잠자리를 원하자 조은서도 흔쾌히 그에게 몸을 내주었다. 대신 중요한 순간에 그녀는 침대 옆 캐비닛을 열어 콘돔을 꺼내 그더러 사용하라고 했다.

순간 유선우는 멈칫했다.

사실, 그는 콘돔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조은서도 마찬가지이다.

유선우는 고개를 숙이더니 그녀와 키스를 하며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곧 서른이 다 되어가고 있고 같이 놀던 소꿉친구도 일부는 이미 아들딸 둘씩이나 뒀다고 했다.

조은서는 유선우를 올려다보더니 그의 훤칠한 이목구비를 어루만졌다.

유선우가 조은서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던 이유도 그래서 그녀가 흔들렸던 것도 이 잘생긴 얼굴이 한 몫은 했을 것이다.

조은서는 마음속의 의심을 가까스로 누르며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은 일러요. 우리 조금만 더 있다가 아이 가져요. 요즘 사업도 바쁘다면서요. 나는 당신도 같이 돌봐줄 시간이 있을 때 낳고 싶어요.”

유선우는 몸을 일으키더니 고개를 숙인 채 그녀를 바라봤다.

그는 한참이나 그녀와 다정하게 키스를 나눴고 그녀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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