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2화

“당신 혼자 준비해요!”

은서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

“유선우 씨, 앞으로 당신의 사생활에 연관된 건 절대 손대지 않을 거예요. 옷과 액세서리는 돈 주고 사람을 고용해서 시켜요. 정 안 되겠으면 높은 비용으로 진 비서를 집에 불러서 시키던지요.”

선우는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

“이런 사적인 일에 다른 사람이 손대는 건 싫어.”

침실은 정적이 흘렀다.

한참이 지나서 은서는 입을 열었다.

“그럼 불편한 대로 있어요. 어쨌든 난 하지 않을 거니까. 만약 이렇게 많은 돈을 써가며 내 생활을 부담하는 게 너무 쓸모없다고 여기면 이혼해도 좋아요. 난 굳이 이 YS 그룹 사모님을 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선우는 그저 조용히 서 있었다. 은서의 말을 알 것 같았다. 자신의 아내로 남을 수는 있지만 예전처럼 그의 시중을 들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 심지어 진 비서가 그들의 생활에 끼어드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젠 정말 그를 남편으로 보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그는 여자 한 명 정도 더 놀든 아니면 덜 놀든 별로 차이가 없는 것이었다.

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꿈 깨!”

말을 마치고 그는 드레스룸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선우가 떠날 때 윤아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

선우는 병원에 간 후 오래 있지 않았다.

계속 우는 아현을 보니 선우는 귀찮았다. 누구든 이렇게 숨 막히는 병실에 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게 아주 호화롭고 고급스럽다고 해도 불과 병실일 뿐이었다.

병원에서 나와 그는 차에 앉았다.

조수석에는 봉지 하나가 놓여있었는데 그 안에는 이미 타버린 결혼사진과 너덜너덜해진 은서의 일기장이 있었다.

하지만 선우는 가장 훌륭한 복구사를 구해 직접 가져갔다.

우아하고 고전 느낌이 가득한 다실에선 그윽한 차향이 맴돌았다.

선우는 반듯이 앉아 맞은 쪽에 있는 복구사를 쳐다보았다.

복구사는 돋보기를 들고 그 두 물건을 자세히 관찰하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안경을 벗고 옅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 두 물건은 소장 가치가 있는 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