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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문이 열리고 인사 주임이 안으로 들어왔다.

40대 정도 되는 그녀는 흐트러짐 없는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조은서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의 이력서를 펼쳐 보더니 고개를 들고 물었다.

"외국어 할 줄 아세요?"

조은서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조금 할 줄 압니다."

그러자 주임이 서류 하나를 그녀에게 건네며 덤덤하게 말했다.

"여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3가지 언어로 된 자료인데, 한 번 읽어 보세요."

조은서는 한 번 쓱 훑어보더니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며 줄줄 읽어 내렸다.

주임이 그런 그녀를 깜짝 놀라서 쳐다보다가 제자리에서 일어서며 조은서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말했다.

5분 정도 지난 뒤 다시 방으로 들어온 그녀가 아까보다 좀 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따라오세요."

조은서가 약간 불안한 기색을 내비치자 주임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

"대표님한테 지금 비서 한명이 필요하셔서 진 비서님한테 당신을 소개해줬어요. 지금 면접 보러 가는 중이고요. 대표님은 순종적인 부하직원을 선호하니까 알아 두세요."

조은서가 말했다.

"저는 그저 일반 직원 면접 보러 온 건데요."

그러자 주임이 그녀를 답답한 듯 한번 쳐다보더니 천천히 말했다.

"대표실에서 일하면 받는 월급이 여기보다 훨씬 많아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시려고요?"

조은서는 지금 당장 일자리가 필요했기에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두 사람이 대표실 문 앞에 도착하자 주임이 노크를 했고, 안쪽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주임이 문을 열면서 조은서에게 들어가라고 눈짓했다.

"대표님은 다른 사람이 방해하는 걸 싫어하세요."

조은서가 혼자 대표실 안으로 들어와서 문 앞에 섰다.

깔끔하게 장식된 사무실은 곳곳에서 사치스러운 느낌이 풍겼는데 원목 책상 앞에 앉아 있는 YS 그룹의 대표는 젊고 잘 생겼고 금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그래 바로 저 사람이었다. 그때 그녀에게 강제로 키스를 했던 그 남자.

그 남자가 YS그룹에 대표였다니.

조은서가 입술을 깨물며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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