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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결국 조은혁의 바람대로 일은 진행됐다.

아침 햇살이 커튼을 통해 침실 안으로 비쳐들어오며 부드러운 그녀의 몸에 닿았다.

큰 침대에 수척한 얼굴의 아름다운 여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반듯이 누워있었다. 하지만 그 위의 남자는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그녀의 부드러운 몸에 취해 이 상황에 굉장히 몰입해 있었다. 그로서는 보기 드문 부드러운 태도였다.

“띠링!”

”띠링!”

……

머리맡에 있던 박연희의 핸드폰 알림이 계속 울렸다.

그녀는 남자를 감당하면서도 몸을 비틀어 핸드폰을 확인하려 했는데 그 움직임이 오히려 조은혁에게 자극을 주어 그의 몸짓이 더 격렬해졌다.

조은혁은 그녀의 핸드폰을 꺼서 못 보게 하며 말했다. 목소리는 마치 뜨거운 모래를 머금고 있는 듯 했다.

”집중 좀 해.”

하지만 박연희는 곧 죽을 것 같은 사람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다른 여자와 바람 난 남편 앞에서 그녀가 어떻게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자신의 마음을 한구석을 봉인해야만 이런 남자 앞에서 괴로워하지 않고 아파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 행위는 조은혁에게만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고 박연희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듯 했다. 그녀는 얼굴을 하얀 침대 시트에 묻은 채 눈물을 흘렸다.

박연희는 곁눈질로 떨어진 핸드폰을 보더니 결국 다시 더듬어 집어들었다.

그가 움직이든 말든 바들바들 떨며 휴대전화를 켰는데, 모르는 사람이 메시지로 여러 개의 동영상을 보내왔다.

동영상들은 조은혁과 진시아가 함께 보냈던 3일을 담고 있었고 누가 봐도 둘은 썸을타는 관계였다.

박연희는 눈을 깜빡였다.

추측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전해듣고,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르다. 비록 그녀는 일찍이 그의 외도를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보고나니 구역질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가 그를 힘껏 밀치고는 화장실로 달려가 심한 헛구역질을 할 때, 조은혁도 박연희가 받은 영상을 봤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누가 보냈는지 추측이 됐고, 그는 진시아가 박연희를 도발하여 조은혁의 마음속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증명하려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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