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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심지어 그의 등뒤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귓가의 욕설이 사라지고 세상이 조용해지더니, 그는 마치 하와이의 그 작은 교회로 돌아간 것 같았다.

햇빛은 따뜻했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박연희는 손에 꽃다발을 들고 앞에 서서 그를 기다렸다.

구두가 깨끗한 마루와 부딫쳤다. 비둘기가 날개를 펴고 자유롭게 날아 다녔다.

그가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결혼 반지를 끼워넣자 박연희는 눈을 들어 얇은 베일을 사이에 두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조은혁 씨, 앞으로 나한테 잘해 줘야 돼요.”

왜 그녀한테 잘해 줘야 되냐고 하자 박연희는 그녀가 조은혁과 몰래 결혼했기 때문에 박연준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그녀의 다리를 부러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제 조은혁 외에, 그녀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다.

차창을 세게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창밖에서 사람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그에게 차를 옮기라고 소리쳤다.

조은혁이 창밖을 내다보자 소리를 지르던 사람이 침을 삼키며 입을 다물었다.

조은혁은 시선을 돌리더니 가속페달을 밟아 차를 몰고 나갔다.

그는 강가에서 목적 없이 빙빙 돌다가 오후 4시 쯤에 조은서가 사는 별장에 도착했다.

마침 일요일이어서 조은서와 유선우는 모두 집에 있었다. 조은서는 유이안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있었고, 유선우는 막내아들과 놀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급한 서류가 하나 들려있었는데 방금 진유라가 보내온 것이었다.

정원에서 차 소리가 들려오자 도우미가 들어와서 소식을 알렸다.

"사모님, 조은혁 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

조은서는 약간 어리둥절해졌다.

마침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싶지 않았던 유이안이 환호성을 질렀다.

“외삼촌 왔어요?”

하지만 조은서가 그녀를 한번 쳐다보자, 유이안은 즉시 성실하게 바이올린을 다시 켰다.

현관에 들어 오던 조은혁이 마침 이런 훈훈한 광경을 보고는 마음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뒤섞였다.

조진범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던 유선우가 방금 조은서에 저녁에 가서 생일 선물도 주고 박연희와 아이도 보러 가지 않을까 얘기했고, 조은서도 동의한 참이었다.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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