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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

조은혁이 침묵하자 마침내 진시아의 마음이 약간 풀렸다.

그녀가 냉소를 흘렸다.

"나는 만족하지 않아요. 내가 왜 당신의 내연녀 소리를 들어야 되고,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해야 하죠? 조은혁 씨, 당신은 내가 당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지 전혀 몰라요!”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녀는 여전히 살을 에는 듯한 아픔을 생생히 느꼈지만 조은혁은 그 일들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 당시, 그는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에 있었다. 그래서 그는 단지 그의 사업에만, 그의 회사의 성장추세에만 관심이 있었다.

진시아가 매일 밤 누구와 술을 마시는지, 얼마나 마셨는지, 무리하지는 않았는지는 그의 관심범위 밖이었다.

그렇게 일을 해서 성공한 남자는 갑자기 박연희와 연애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야만적이던 남자가 뜻밖에도 풋풋한 소년을 흉내내며 소녀에게 고백을 하고 여자를 데리고 데이트를 했다. 심지어 결혼 전에는 조금도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

키스도 그저 뽀뽀 정도에서 그쳤다.

분명히 그때, 그는 이미 여자들과 질펀하게 놀아났고, 진시아 외에도 많은 여자들이 있었음에도. 박연희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진시아가 술에 취해 세 남자에 의해 호텔로 끌려갈 때, 조은혁은 박연희를 데리고 풋풋한 데이트를 즐겼다.

진시아가 눈가에 눈물을 글썽였다. 그녀는 조은혁을 갈망했고 그가 조금 더 그녀를 아껴주기를 바랐다. 그래서 옛 상처를 들춰서라도 그녀는 다시 기회를 얻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다만 그녀를 냉담하게 흘겨보았을 뿐이었다.

"우리 관계가 예전에 어땠든, 지금부터는 이제 완전히 끝이야.”

말을 마친 그가 뒤돌아 가버리자 뒤에서 진시아가 목소리를 떨며 물었다.

“그럼 앞으로 다시는 얼굴 안보겠다는 말이야?”

조은혁은 대답하지 않고 천천히 사라졌다.

홀로 남은 진시아는 천천히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드렸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여태껏 한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다.

진시아는 자신이 너무 우스웠다.

조은혁은 집에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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