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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김 선생님의 비서는 눈에 띄게 멈칫했다. 그리고 금방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닫고 말을 보탰다.

“그건 제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선생님께 알려드린 거예요.”

유선우는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래서 비서도 한시름 놓으면서 백아현에게 시선을 놀렸다.

‘다들 백아현 씨가 예쁘다고만 했지, 장애인이라는 말은 없었는데? 그리고 옷차림도... 참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군.’

비서가 무슨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백아현은 활짝 웃으면서 물었다.

“당신이 김재원 선생님이신가요?”

“저는 선생님의 비서 임도영이라고 합니다.”

백아현의 미소는 빠르게 굳어갔다. 상대가 한낱 비서 나부랭이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걸 왜 이제야 말하냐는 식으로 눈을 부릅떴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진유라는 피식 비웃었다. 임도영은 수많은 음악가가 잘 보이려고 안달 났을 정도로 인맥이 넓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백아현은 임도영을 무시할 자격이 없었다. 오늘의 행동으로 어떤 후폭풍이 일어날지도 몰랐다. 하지만 진유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아현이 우스워지는 것보다도 반가운 것도 없었다.

...

역시나 임도영은 김재원과 만나자마자 그의 귓가에 대고 몇 마디 했다. 그러자 그는 미간을 팍 찌푸렸다. 하지만 상대가 유선우의 사람인지라 일단 미소를 지으면서 인사를 나눴다.

유선우의 곁에 앉은 백아현은 두근거리는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김재원의 제자가 될 수 있다면 세계 최고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명예는 따 놓은 당상이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유선우와도 천상의 조합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백아현과 달리 유선우와 김재원은 별다른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다. 한 명은 음악계의 거물이고, 다른 한 명은 상업계의 거물이다. 그러니 이 상황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식사가 시작된 다음 김재원은 먼저 힘든 신세를 한탄했다.

“대표님, 요즘은 클래식 음악을 하기도 참 쉽지 않아요. 제가 아무리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도,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는 게 현실이거든요. 요즘 사람들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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