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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이건 그녀의 요구이자 조건이다. 그래서 반드시 유선우에게 명확하게 말해야 했다.

두 사람 사이엔 아무런 감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선우는 그녀가 자신의 아내가 되길 원했으니... 그녀가 조건을 이야기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유선우처럼 머리가 좋은 사람이 어찌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할 수 있겠는가?

조은서는 소녀로부터 이젠 어른미 가득한 여자가 되었다.

그녀는 어른이 되면서 남자와 조건을 이야기하는 것도 배우게 되었고 더는 그의 마음을 신경 쓰지 않기로 하면서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유선우는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이지훈의 여동생 이지우와 같은 일도 잘하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여자를 줄곧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결국 그가 결혼하게 된 사람은 조은서였다. 유약하고 도도한 조은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조은서는 예전과 달리 현실적인 사람으로 변해있긴 했지만, 그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상하게 언짢았다.

그는 기다란 손가락을 톡톡 두드리며 코웃음을 쳤다.

“하, 이젠 조건까지 이야기할 줄 아는 거야?!”

조은서는 계속 말을 이었다.

“네, 조건이 있어요. 유선우 씨, 전 더 이상 당신이나 진 비서가 주는 돈을 쓰고 싶지 않아요! 제가 원하는 건 YS의 지분이에요. 지분을 2% 주세요.”

유선우는 뜻밖의 말에 바로 눈썹을 치켜세웠다.

“YS 그룹 지분 2%의 가치가 얼마 하는지 알아? 자그마치 1조 원이야. 너... 욕심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 안 해봤어?”

그러자 조은서는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한참 지나자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유선우 씨, 제가 말했었잖아요. 당신 같은 사람 곁에 오래 있다 보면 바보도 정신을 차리게 된다고요! 당신이 절 사랑하든 말든 상관 안 해요. 어차피 전 이미 사모님이 된 몸이고 당신의 재산이든 뭐든 다 누릴 권리가 있어요. 그리고... 저랑 이혼하지 않으려는 것도 제가 다른 사람이랑 밤이라도 보낼까 봐, 그게 싫어서 이혼 안 하는 거 아닌가요? 전 대표님의 그 고귀한 자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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