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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장난해?

신연지가 원하던 대답이었다.

그녀는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고마워.”

말을 마친 그녀는 걸음을 돌려 그곳을 벗어났다.

집으로 돌아간 신연지는 호적등본과 서류를 미리 챙겨 가방에 넣었다. 휴대폰에 한 장 남은 결혼사진을 봤을 때 그녀는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

결혼한지 3년이나 됐지만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은 결혼식 날 드레스를 입고 같이 찍은 사진 한 장이 전부였다.

사진 속에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를 보자 가슴이 아려왔다.

그녀는 드디어 이 무의미한 결혼생활이 끝났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하며 자신을 위안했다.

더 이상 빈 거실을 지키며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무의미한 스킨십에 가슴이 뛰었다가 뒤늦게 자신이 큰 착각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상처받는 일도 그만하고 싶었다.

신연지는 휴대폰을 테이블에 내팽개치고 소파에 누웠다.

다음 날, 그녀는 생각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거울 앞에 서니 두 눈은 퀭하고 피부가 꺼칠한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초라한 모습을 들키기 싫어 그녀는 정성 들여 화장했다.

그리고 길이 막힐까 봐 일부러 30분 일찍 집에서 떠났다.

법원 앞에 도착해서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하늘도 그녀의 처지를 안쓰럽게 생각하셨는지 오늘 따라 길이 뻥뻥 뚫린 탓에 예상보다 더 빨리 도착한 것이다.

신연지는 한적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순간, 진유라에게서 카톡이 왔다.

[내가 같이 가줄 걸 그랬나?]

카톡을 보자 신연지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괜찮아. 내가 뭐 싸우러 온 것도 아니고. 곧 끝날 거야.]

답장을 보내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 청문동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녀가 받을지 말지 망설이는 사이 전화가 끊어져 버렸다.

하지만 곧이어 또 다급한 벨소리가 울렸다.

신연지는 인상을 확 찌푸렸다. 본가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긴 걸까?

그녀는 다소 긴장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네, 저예요.”

“작은 사모님, 접니다. 사모님께서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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