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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유서는 작성했어?

밖에 서 있는 사람은 공예지였다. 모니터 곡선을 지켜보던 그녀는 나유성의 시선을 눈치채고 그를 향해 미소를 짓더니 고개 숙여 인사하고 돌아섰다.

다시 긴장이 풀린 나유성이 소파에 기대어 시간을 보니 이미 6시가 넘었다. 박태준이 아직 깨지 않았고 의사도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고 그는 휴대폰을 꺼내 신은지에게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 하지만 반쯤 입력했을 때 문득 이 상황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회사가 제휴 관련 회의를 한다고 하면 그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데 왜 박태준의 휴대폰은 꺼져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신은지에게 이 말을 전할 사람은 아무리 어째도 그가 될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일은 비서가 알리는 것이 가장 적절했다.

그는 박태준처럼 인색하고 질투심 많은 사람이 왜 제 입으로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라고 하는가 했더니 다 꼼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그가 신은지와 말 한마디 해도 경계하질 않는가.

나유성은 비서에게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고 신은지한테 연락하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휴대폰을 버려두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고연우는 출장 일자를 너무 잘 잡은 것 같다.

박태준이 검사를 마쳤을 때는 이미 9시가 넘었다. 중간에 잠을 잔 시간은 2시간도 안 됐고 나머지 시간은 눈을 감고 있었을 뿐이다.

공예지가 검사 결과를 프린트해 그에게 건넸다.

“방 박사님이 퇴근하셔서 내일 확인해야 합니다. 인터넷 접수는 이미 끝났는데, 제가 내일 아침 접수 창구에서 예약해 드릴까요?”

“그럴 필요 없어요.”

나유성은 그의 손에 있는 두툼한 검사 결과를 보더니 물었다.

“도대체 무슨 병이야?”

“말했잖아? 치매라고. 모르겠으면 검색해봐.”

“...”

나유성은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느물느물 물었다.

“유서는 작성했어? 돈이 그렇게 많은데 잊어버리면 아깝잖아.”

“...”

병으로 죽지 않고 화가 나서 죽겠다.

“아무리 많아도 너와 상관없으니 신경 꺼.”

나유성이 의미심장하게 ‘헉’ 소리를 냈다.

...

신은지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나유성의 비서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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