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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해

신은지는 손으로 다가오는 남자의 얼굴을 막은 후 입꼬리를 올리며 헛웃음을 지었다.

“내가 공예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알고 싶지 않아?”

박태준은 관심이 없었다.

오랫동안 잠자리를 하지 않은 탓인지, 아침에 신은지가 그를 침대로 부축해 갈 때 가운의 끈이 풀어진 것을 본 그는 오전 내내 마음이 뒤숭숭했다. 그녀의 쇄골 아래 옷섶에 가려져서 보일랑 말랑한 뽀얀 피부가 자꾸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탓에 오전에 처리한 업무가 평소에 한 시간에 처리한 것보다도 적었다.

워낙 주말 야근은 빨리 끝내고 빨리 퇴근하는 게 정석인데, 오전이 다 가도록 절반도 처리하지 못했다. 진영웅도 은근히 화나지만 말은 못하는 눈빛으로 그를 몇 번이나 쳐다보았다.

그러나 ‘빨리 내게 물어봐’라고 말하는 듯한 신은지의 반짝반짝 빛나는, 기대 어린 눈빛을 보고 그는 눈치 있게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줬다.

“그 여자와 무슨 얘기했는데?”

그녀가 무슨 정보를 알아내서 한시라도 빨리 공유하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네가 아픈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뭐라고 대답했는지 알아?”

공예지한테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해서 박태준을 떠볼 생각이다.

그녀의 허리를 감싼 박태준의 손이 굳어졌고 머리와 몸이 따로 놀았다. 머리로는 어떻게 감쪽같이 숨길까 생각하고 있는데, 입으로는 이미 말이 튀어나왔다.

“뭐라 했는데?”

간신히 주도권을 잡은 신은지가 어찌 쉽게 그를 놓아주겠는가?

“내가 너한테 묻고 있잖아. 네가 먼저 대답해.”

“그 여자가 너에게 뭐라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내 냉정을 되찾은 박태준이 말했다.

“은지야, 내가 절대 제 몸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을 거니까 나를 믿어. 정말 문제가 있다면 꼭 제대로 치료할 거야. 아직 적인지 벗인지도 모르는데, 그 여자 말을 너무 믿지 마.”

그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그녀도 잠시 의구심을 내려놓았다. 어쩌면 정말 그녀가 너무 예민해 잡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원래는 밥 먹은 후 돌아갈 생각이었다. 요즘 너무 바삐 보내서 쉴 때면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고 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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