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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우리 영혼결혼식 할래요?

이 말은 크게 상처가 되는 말이 아니지만 지극히 모욕적이었다.

“곽동건 씨, 지금 제가 멍청하다고 말한 거예요?”

남자는 ‘알면서 왜 굴욕을 자초하느냐’는 눈빛을 던지면서도 능구렁이처럼 시치미를 뗐다.

“아니요.”

진유라는 원래 무엇을 해도 상관없었고, 방탈출은 순전히 무작위로 찍은 것이다. 하지만 승부욕이 발동한 그녀는 이 시각 반드시 이 게임을 해야 했다. 곽동건이야 원래 목적이 진유라와 데이트하는 것이기 때문에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방탈출이 있는 3층에 도착한 후 진유라가 곽동건에게 물었다.

“뭐가 제일 무서워요?”

곽동건은 가게 입구의 포스터를 훑어보고는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

“귀신이요.”

“그럼, 우리 공포 테마를 골라요.”

그녀는 점원이 건네주는 팸플릿을 받아들고 말했다.

“빨리 봐요. 어떤 걸 좋아해요? 우리 가장 무서운 걸로 해요.”

곽동건은 으스스하고 무서운 화면들을 보고 말했다.

“일부러 그랬죠?”

“당신은 몰라요. 이래야 체험감이 있어요. 아니면 집의 뒷마당을 구경하는 것과 뭐가 달라요?”

진유라는 입만 열면 뻥쳤다. 속으로는 ‘한 번 죽어봐라’고 생각하면서 입으로는 다른 말을 했다.

“무서워하지 말아요. 제가 있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담대해서 ‘진대담’이라는 별명이 있었어요. 저만 믿으세요.”

말하고 나서 그녀는 곽동건의 팔을 툭 쳤다.

“...”

방탈출을 해본 적이 없는 진유라는 이 시각 흥미진진하게 팸플릿 내용을 연구하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청춘 드라마를 볼 때, 그녀는 혼자 공포영화를 봤고 심지어 불을 끄고 보는 것을 좋아했다.

다만 매번 문과 창문을 꼭꼭 닫고 커튼을 치고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쓴 채 머리만 내밀고도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 즉 담력이 없으면서 놀기 좋아했다.

그녀는 그 중 한 페이지에 시선이 머물더니 흥분하며 곽동건에게 물었다.

“우리 영혼결혼식 할래요?”

남자는 눈살을 찌푸렸다.

“불길해요. 다른 거로 바꿔요.”

진유라는 너무 싫다는 듯 눈을 흘기며 혀를 찼다.

“미신이에요.”

그러면서도 한 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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