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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한 명만 살 수 있다

신은지는 물결이 출렁이는 수영장을 가만히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공예지는 바로 그녀 뒤 한 발짝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신은지의 무방비한 뒷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박태준이 왔기 때문에 다들 홀에 있었고 그와 말을 걸고 싶어 했다.

오늘의 손님들은 모두 성씨 집안과 같은 계층이었다. 평소라면 박태준과 같은 곳에 있기는커녕 멀리서 한 번 만날 기회도 없으니 그들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쳐 지나가자 사박사박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공예지는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녀는 본질적으로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아직 사회의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대학 졸업 후, 자신의 노력으로 어떤 찬란한 미래를 그려나갈지도 고민하고 있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그녀는 긴장되고 두려웠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동생인 공예함이 그 사람에게 끌려갔기 때문이었다.

머릿속에서 두 개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싸우는 것 같았다. 천사와 악마의 목소리였다.

공예지의 손이 신은지의 등에 닿으려 할 때, 수영장을 보고 넋을 잃고 있던 그녀가 갑자기 몸을 돌렸고 공예지는 깜짝 놀라 손을 움츠렸다.

이 모든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듯 신은지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태준이를 좋아한다면 지금이 단둘이 지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 아니에요? 파티에서는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하고 반쯤 취해서 알딸딸할 때가 가장 좋은 기회잖아요. 그쪽이 조금만 더 신경 써도 성공할 수 있는데..."

공예지는 그녀가 이렇게 말할 줄 몰랐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해하더니 이어서 모욕당한 듯 얼굴을 붉혔다.

신은지는 그녀에게 박태준과 잘 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무엇을 하든 박태준은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었다.

"..."

‘나를 얼마나 열등감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말할까.'

그러나 그녀가 열등감을 가지든지 말든지 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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