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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오빠가 둘이나 있는데

성혜인은 설기웅을 상대하지 않고 조용히 나미선을 바라봤다.

닮았다. 성격은 다른 것 같지만 너무 닮았다.

하지만 임지연이라면 절대 이런 말투로 얘기를 하지 않을 것이고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지도 않을 것이다.

임지연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하는 것처럼 항상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성혜인을 바라봤다.

인생을 살면서 성혜인은 자신을 바라봤던 임지연의 눈빛을 수없이 떠올리며 힘을 받았고 그 힘으로 버티면서 살아왔다.

그렇다면 눈앞의 이 여자는 누구일까?

왜 설씨 가문 사모님인 임지연과 똑같이 생겼을까?

설기웅은 두 사람이 자신을 무시하는 걸 보고선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

“여기! 들어와서 당장 저 두 사람 끌어내. 우현아, 생각이 있다면 더 이상 소란 피우지 마.”

참다못한 설우현은 옆에 있던 꽃병을 집어 들고 바닥으로 내리쳤다.

유리병 깨지는 소리가 방 전체에 울려 퍼졌고, 순간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소란 피우는 건 형이잖아요!”

그는 성큼성큼 설기웅에게 다가가 그의 멱살을 잡았다.

“설기웅, 너 지금 누굴 내쫓으려고 하는지 알아? 누구한테 독설을 퍼붓는지 알긴 하냐고! 어젯밤 누굴 때렸고 누굴 죽이려고 했는지 아냐고! 두 눈 뜨고 똑바로 봐. 이게 아버지랑 성혜인 씨 친자 확인서야. 설기웅, 정신 차려! 네가 미워하고 죽이려고 했던 게 누구인지 이제 알겠어?”

설기웅은 머리에 친자 확인서를 맞고선 순간 넋을 잃었다.

종이 쪼가리는 툭 하고 바닥에 떨어졌고 설우현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발로 걷어찼다.

“혜인이가 살아온 인생은 임수랑 똑같았어. 누군가에게 이용당한 임수아는 의도적으로 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만들려는 수작이었다고. 어차피 죽었다면 더 이상 안 찾을 거잖아. 혜인이가 우리의 여동생이야. 살아있었다고. 형이 우리 동생을 죽이려고 했어. 어젯밤에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 어떻게 혜인에게 이 진실을 털어놓을까, 어떻게 하면 상처를 받지 않을까 계속 고민했어.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차마 용기가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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