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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참 아이러니하다

설우현은 성혜인을 바라봤다.

“이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설씨 가문의 권력으로 플로리아에서 내쫓아도 돼. 다른 나라로 보내서 몇 년간 고생하게 만들어도 상관없어.”

성혜인은 자리에 서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설우현이 설기웅에게 이렇게 잔인할 줄 몰랐다.

설씨 가문에서 쫓아내는 것도 모자라 모든 일자리를 막아버리다니. 그 말인즉 설기웅은 앞으로 일자리를 찾고 싶어도 남들 보기 떳떳한 그런 직업을 찾지 못한다는 뜻이다.

설우현은 비로소 명문가 도련님다운 행동을 했다.

입만 벙끗할 뿐 여전히 아무 말도 못 한 성혜인은 반승제의 옷깃을 잡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승제 씨, 가요.”

반승제는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은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널찍한 복도에 오직 설우현 혼자 남았다.

그는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예전의 이곳을 떠올리며 잠시 슬픔을 느꼈다.

현실을 부정하는 여동생과 어쩔 수 없이 떠나야만 하는 형. 설씨 가문은 과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분명히 그는 모든 사람을 되돌리려고 노력했지만 결국에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잃었다. 이게 바로 욕심을 부린 대가인 걸까?

설우현은 눈을 비비고 심호흡을 한 후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머니, 하시고 싶은 말씀 없으세요?”

나미선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침묵을 지켰다.

설우현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몸과 마음 전부 지친 것 같았다.

그 시각 반승제에 이끌려 차에 올라탄 성혜인은 자신의 두 다리가 땅에 떠 있는듯한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임수아가 설씨 가문의 아가씨가 아닐 수도 있고, 이 모든 것이 음모일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했음에도 결코 자신이 그 당사자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설인아에게 온갖 괴롭힘을 당했다. 그러나 진실은 설인아가 그녀의 자리에 앉아 악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피곤함이 밀려온 성혜인은 차에 오른 후 천천히 반승제의 품에 안겼다.

반승제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미안해. 어젯밤에 얘기 못 해서. 우현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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