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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주식 양도서에 사인해

몸을 돌린 설우현은 마침 넋을 잃은 성혜인과 눈이 마주쳤다.

성혜인은 이제 방금 자신의 신분을 알았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반승제를 잡고 있던 그녀의 손에는 점점 더 힘이 들어갔다.

비록 손이 꽉 조여 아픈 느낌이 들었지만 반승제는 시종일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그녀를 품에 안고선 가볍게 등을 토닥여주었다.

성혜인의 머릿속은 마치 온 세상이 뒤집어진 듯 뒤죽박죽이 되었다.

그녀의 곁으로 다가온 설우현은 잔뜩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혜인아, 이제야 말해줘서 미안해.”

성혜인은 사실을 부정하며 저도 모르게 뒤로 한걸음 물러섰고 그 모습을 본 설우현은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

“아버지랑 몇 마디 얘기해. 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하룻밤 새에 백발이 되셨거든. 그리고 인아 일로 충격을 받아서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성혜인의 발은 마치 무언가에 의해 바닥에 못 박힌 듯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동안 설의종의 얼굴도 본 적이 없었기에 더군다나 ‘아버지’라는 말이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백발이 가득한 설의종의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팠다.

혈연관계는 참 묘한 것이다. 순간 가슴에 불을 지른 듯 뜨거워진 성혜인은 다른 걸 고민할 겨를도 없이 앞으로 몇 걸음 나아가 설의종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놀랍게도 설의종은 이때 다시 눈을 떴다.

설우현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랴부랴 눈물을 닦고선 입을 열었다.

“아버지, 임수아는 가짜였어요. 혜인이가 진짜 딸이에요. 진실을 밝혀냈고 드디어 여동생을 찾았어요.”

설의종은 동공이 급격하게 흔들리더니 성혜인의 얼굴을 보려고 있는 힘껏 눈동자를 움직였다.

여전히 몸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조금의 의식이 남아있어 설우현이 하는 말을 똑똑히 듣기에 충분했다.

딸, 그의 딸이 돌아왔다.

설의종은 감격에 겨운지 안면근육이 덜덜 떨렸으나 아무리 애를 써도 한마디를 할 수 없었다.

한때 수백 명을 휘두르던 사람이 오랫동안 찾고 있던 딸아이 앞에서 이렇게 무력하다니.

설우현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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