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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4화

“다 말했어.”

조형석은 마치 분노로 불타오르는 조수연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했다.

“제대로 들은 게 하나도 없는데! 그리고 누가 마음대로 화상 통화를 끄라고 했어요? 이진기 씨가 대체 어떻게 하려는 건지 물어볼 참이었는데!”

조형석이 천천히 말했다.

“네 그 생각들은 그만 접어 둬, 이렇게 큰 일에 얼마나 많은 눈들이 쏠려 있는지 모르겠니? 할아버지한테 혼나고 싶지 않으면 그냥 구경꾼이나 해. 이 일에 절대로 관여해서는 안 돼, 따라해서도 안 돼.”

말을 마칠 때쯤, 조형석의 목소리는 보기 드물게 엄격해졌다.

평소에는 유하고 말하기 쉬워 보이며, 비록 절름발이로 놀림을 받아도 화를 내지 않는 조형석이었다. 그러나 이때 목소리를 조금만 높여도 온몸에서 산 같은 위엄이 느껴진 달까.

그러자 조수연은 가슴을 툭 치며 원망스럽게 말했다.

“따라하지 않으면 됐지, 왜 그렇게 심하게 말해요?”

그 순간, 조형석은 다시 유하게 돌아와 말했다.

“하지만 구경꾼으로 있는 건 괜찮아. 그리고 나 좀 밖으로 데리고 나가줘. 햇볕 쫌 쬐야겠어. 일주일 내내 비가 내려서 못 나간 바람에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

이윽고 조수연이 조형석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아직도 포기가 안되는지 다시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거예요? 형석 오빠가 도움을 준다고 했을 때 외에는, 이진기 씨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면서 기회를 잡으라고만 했잖아요. 그게 도대체 무슨 상관이죠? 형석 오빠가 도와준다고 말하는데도 그런 태도로 말하다니?”

조형석이 웃으며 말했다.

“이게 바로 이진기가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야. 이진기가 그렇게 많은 세력에게서 돈을 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명확한 계산을 하고 있는 거야. 하나하나 명확하게, 진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이긴다면 이자는 미리 약속한 대로 분명히 줄 거야, 하지만 한 푼도 더 받진 못할 거야. 만약 우리가 스스로 기회를 잡는다면 말이 달라지지, 이건 우리 것이 되니까.”

조형석이 실눈을 뜨고 말했다.

“나도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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