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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3화

조수연의 말을 들은 이진기의 입가에 경련이 일어났다. 이진기는 정말로 할 말을 잃었다. 어느 누구의 집에서도 다리에 장애가 있다고 큰소리로 말하는 건 금기사항일 것이다. 말하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당사자 앞에서는 피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조수연은 조형석을 절름발이라 부르며 이를 즐기는 듯했다.

조형석 본인 역시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이 없어 보였다. 심지어 이경한과 반종현도 그렇게 부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를 보니 조형석은 상당히 온화한 성격인 듯했다.

조형석은 이진기에게 언제나 신비한 인상을 주었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오직 조수연을 통해 단 두 마디의 대화만 나누었을 뿐이다.

한 번은 이진기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을 때, 그때 이진기는 M국과 전쟁을 시작했었다. 다른 한 번은 조형석이 단호하게 거절했을 때였다.

이제 이 한때 G시의 100년 재능을 집약한 젊은 세대의 리더와 직접 대화할 시간이 되자, 이진기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화상 화면에서 조수연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잠시 후, 휠체어에 앉은 조형석이 이진기 앞에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다.

조형석이 이진기에게 준 첫 인상은 평범했다. 평범한 외모와 옷차림으로 사람들 속에서 전혀 특별해 보이지 않는 조형석에게서 유일하게 눈에 거슬리는 것은 조형석의 휠체어뿐이었다.

그 외에는 이 평범해 보이는 조형석이 무엇이 특별한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조형석은 웃으며 이진기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진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조금 의외지만, 이해가 가는군요.”

[왜 그렇게 말하시죠?]

조형석이 흥미를 보였다.

“너무 평범해서요, 하지만 대가들이 평범함으로 무장해 숨어 사는 것도 바로 이런 도리겠죠?”

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조형석이 웃으며 말했다.

[그 말, 참 듣기 좋네요.]

[얼마나 취했길래 이진기 씨가 오빠를 이렇게 칭찬하는 거예요?]

조수연의 목소리가 화상 밖에서 들려왔다. 그러나 이진기와 조형석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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