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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2화

조수연은 조형석이 마치 절임 생선처럼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

“예상했던 일이야. 뭐, 강제로 놀라는 척해야 하나? 그런 건 재미없잖아.”

조형석이 느긋하게 말했다.

그러자 조수연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이전에는 누가 이진기를 무시했던가? 이제 와서 태도가 확 바뀌었네요. 그럼 어떻게 예상했대?”

“예상은 예상일 뿐이지만, 내 태도가 바뀐 건 아니야. 나는 여전히 이진기가 걱정되거든.”

조형석은 책을 덮고 손을 들어 쫓겨나 불쌍하게 나뭇가지 위에 서 있던 작은 앵무새를 불렀다. 앵무새는 날갯짓을 하며 돌아와 조형석의 손바닥에 앉더니 애정을 듬뿍 담아 조형석의 팔을 비비적거렸다.

“너를 잡아서 국물을 내야겠어!”

조수연은 앵무새를 힐끗 보며 투덜거렸다.

그러자 조형석은 조수연의 애송이 같은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현재 상황은 실제로 상상하는 것만큼 낙관적이지 않아. 맞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터졌지만,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M국 정부는 이 위기가 확산되는 범위와 정도를 통제한 다음 보복할 거야. 그리고 이진기가 해야 할 일은 전쟁의 성과를 확대해 M국 정부의 보복에 대응하는 것이지. M국은 손해를 보고도 그냥 참고 넘어가는 나라가 아니야. 이 점에 대해선 너무나 많은 교훈과 예가 있어.

그러니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건, 이진기가 승리의 착각에 빠지지 않기를 기도하는 거야. 더구나 이런 승리는 이진기의 공로가 아니라 X시 쪽의 자본가들 덕분이니까. 그들은 무려 2,000억 달러를 희생했어. 이제 X시는 텅 비었다고 할 수 있지. 이 돈을 어떻게 갚고, 이 인정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이건 이진기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야.”

조수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불쾌하게 말했다.

“그건 그들이 하고 싶어서 한 거잖아. 더군다나, 그건 이진기를 위한 게 아니야. 인정을 갚는다면 그건 GJ시가 갚아야지, 이진기하고 무슨 상관이지?”

“어리석네.”

조형석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네가 이진기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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