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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밤, 리버파크 별장.

진루안은 소파에 앉아 서재 안쪽에서 손에 회사 서류를 들고 있는 서경아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오늘 서호성이 묘지에 관해 얘기한 뒤로 서경아는 내내 생각이 복잡해, 저녁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진루안이 끝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서경아한테 물었다.

"할아버지의 묘지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그 질문에 서경아는 속상함과 미안함이 밀려와 들고 있던 펜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와 관자놀이만 꾹꾹 눌렀다.

"할아버지 골회는 아직 장례식장에 있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묘지로 쓰려고 준비해 뒀던 땅이 지금 주택 용지가 돼버렸어요. 동강시 정사당 쪽에서 그 땅을 경매하려고 해요."

"할아버지는 땅에 묻히기도 전에 동강시의 웃음거리가 돼버렸어요. 저도 어떻게든 이 일을 해결해 보려고 보름 동안 온갖 노력을 했는데, 정사당의 대답은 하나밖에 없네요. 땅을 경매하는 결정은 변경 불가래요."

서경아가 간단하게 설명하자, 진루안은 그제야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게 됐다. 죽어서 땅에 묻는 것은 용국의 오래된 전통이다. 유명한 서씨 가문의 어르신의 후사는 말할 것도 없이 지금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어쩐지 서경아가 저녁을 제대로 먹지 않았고 가장 까다롭고 말이 많던 큰고모도 서경아의 심경을 건드리지 않았다.

"제가 관자놀이를 문질러줄게요." 서경아가 피곤하고 괴로워하는 기색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진루안이 소파에서 일어나 서재 쪽으로 걸어가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서경아가 고개를 들고 진루안을 쳐다봤다. 서경아는 약간의 거부감을 느꼈으나 고개를 끄덕이면서 작은 목소리로 응했다.

진루안이 서경아의 등 뒤로 걸어가서 두 손을 서경아의 관자놀이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사부님이 가르친 고대 안마 솜씨로 안마를 하기 시작했다.

진루안의 솜씨는 보통이 아니었지만 사부님의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진루안의 손이 처음에 약간 차갑긴 했으나, 서경아의 머리 통증이 점차 줄어들고 표정도 많이 편안해졌다. 서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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