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의 검은 구름이 여러 마리의 뱀이 뒤틀리듯 뒤섞여 있다.찌지직!공기 속에는 번개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 찌릿찌릿한 소리를 냈다.구름 사이에 숨겨져 있는 번개가 번쩍이며 존재감을 나타냈다.“비가 오려나?”임건우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옆에 죽은 듯 누워있는 이월의 코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그녀가 살아있는지 확인했다.임건우의 손이 가까이 다가갔을 때, 이월의 기력이 다한 듯한 목소리가 전해왔다.“아직 안 죽었어!”진심으로 이월을 원망했던 임건우는 정말 그녀를 죽일 뻔했다.하지만 두 시간 가까이 마음속에 묵혔던 화를 풀어내니 더 이상 그녀를 원망하지 않게 되었다.가장 중요한 건, 소중한 걸 잃지도 않았고 이월과 잤으니, 기분은 완전히 달라진 상태였다.임건우는 한참이나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내 탓은 아니지. 당신이 원해서 한 거잖아.”이월은 충혈된 눈으로 임건우를 노려보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한숨을 푹 쉬던 임건우는 하늘을 바라보며 화제를 바꾸었다.“비가 오려나 봐. 산 굴속으로 들어가는 게 좋을 거 같아. 걸을 수 있겠어?”그의 말에 이월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난 상관하지 마!”임건우는 입을 삐죽이다 강제로 이월을 안아들고 산 굴속으로 들어가려 했다.그 순간, 하늘에서 갑자기 번개가 내리쳤다.쿠릉!귀가 터질듯한 우렛소리에 임건우와 이월은 깜짝 놀랐다.더욱 소름이 돋는 건, 옆의 나무에 떨어지지 않고 번개가 임건우의 머리에 떨어졌다는 것이다.그 모습을 목격한 이월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두 눈으로 직접 임건우가 벼락에 맞는 모습을 보았다.그렇게 큰 번개는 천벌과 다름이 없었다. 그걸 맞고도 살아남을 사람은 거의 없다.‘설마 죽었나?’이월은 지금 느끼는 기분을 뭐로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조금 전까지 임건우와 그런 일을 하고 겨우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임건우가 벼락에 맞는 모습을 목격했다.그녀는 임건우가 너무 빨리 천벌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벌을 받은 것에 대해 기분이 좋아야 하지
천의도법을 전승받았을 때, 임건우는 뇌겁이 있을 거란 걸 진작 알고 있었다.이건 수신자가 꼭 겪어야만 하는 길이다.신동급을 넘어 금단의 경지에 이르려는 사람은 꼭 한번 뇌겁을 겪게 된다. 이건 하늘이 정한 이치이자 수신자에 대한 시험이기도 하다.뇌겁을 견뎌내지 못하면 그동안의 수련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뇌겁을 받고도 살아남게 된다면 뇌겁금광이 내려오게 된다. 그것은 몸에 난 상처를 치료해 줄 뿐만 아니라 수위에도 크나큰 도움을 준다.사실, 임건우는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도겁을 준비하려 했다. 도겁을 도울 방어형 법보를 찾아볼 생각이었다.하지만, 계획은 언제나 변화보다 빠를 수 없다. 아무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월과 한번 잤다는 이유로 수위가 단계를 뛰어넘을 거란 건 그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높아진 수위를 누르지 못하고 결국 뇌겁을 불러왔다.‘근데, 뭔가 이상한데?’“금단의 뇌겁은 아홉 번의 뇌겁이 있어야 하는데 왜 한 번뿐이지?”“커닝도 이런 커닝이 없잖아!”“설마... 혼돈 구슬의 힘인가?”임건우는 부영록이 전에 혼돈 구슬의 기능에 대해 말해 줬던 게 떠올랐다.혼돈 구슬은 천기를 막는 효과가 있다. 뇌겁도 천기의 일종이니 나머지 여덟 번의 뇌겁은 혼돈 구슬로 인해 모두 피해 간 것일지도 모른다.이월은 뇌겁에 대해 낯설지 않은 모양이다.그녀는 임건우를 보며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임건우는 혼돈 구슬에 대해 이월에게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다.두 사람이 부부의 실이 있었다 해도 마녀 이월의 본성을 잘 알았다. 이월은 뇌겁이 줄어든 것에 대한 궁금함보다 임건우를 죽이겠다는 생각이 더 할 것이다.“어쩌면, 네가 마도자여서 내 뇌겁에 영향을 줬는지도 몰라.”그의 말을 듣고 이월은 미간을 찌푸렸다.마도자인 이월도 뇌겁이 있다. 마도자의 뇌겁은 보통 수신자보다 더 무섭다.임건우가 말한 대로라면 임건우의 뇌겁은 자기의 영향을 받았으니 더욱 거세야 하는 게 도리에 맞다.하지만, 달랑 한 번뿐인 뇌겁은 이월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먹을래?”임건우가 생선구이를 흔들며 이월에게 물었다.“그걸 말이라고 해? 배고파 죽겠어. 두 개 다 먹을 거야!”이월의 공력이 다 회복되어 순식간에 임건우 손에 들었던 생선을 빼앗아 갔다.“먹을 거면 더 굽던가!”말을 마치고 이월은 생선구이를 가지고 산 굴속으로 걸어 들어갔다.임건우는 머리를 '탁' 치며 속으로 욕했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늦은 밤, 임건우는 산굴의 앞쪽 부분에 자리를 잡았다. 뒤에는 이월이 당분간 쉴 공간이다.그는 이대로 잠을 자지 않을 생각이었다. 자기가 잠든 사이, 이월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경계해야 했다.새벽이 될 무렵, 이월이 임건우를 불렀다.임건우는 모닥불에 장작을 보태고 이월에게 물었다.“이 늦은 시간에 안 자고 날 왜 부르는 거지?”이월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다.“잠이 오지 않아서. 어차피 너도 잠이 오지 않잖아. 어떻게 용혈등을 가져와야 할지 얘기나 해 보자고.”그녀의 말에 임건우는 대답 대신 되물었다.“안 피곤해?”“그런 일에 피곤한 건 남자라는 거 몰라?”“아, 누워서 느끼기만 해서 피곤하지 않나 봐?”“퍽!”이월은 옆에 있던 돌을 집어 임건우에게 세게 내던졌다.그런 말을 하면 이월이 화를 낼 줄 알았던 건지, 임건우는 단번에 돌을 잡았다.“여호신은 원영고수야. 낮에 널 공격했을 때 정말 널 죽이려는 거였어. 만일 몸을 지키는 부적이 없었다면 죽었을 거야.”“그럼에도 넌 크게 상처를 입었고 내가 힘들게 널 죽음에서 다시 살려냈지.”임건우는 이월이 앉은 자리에서 10미터나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말했다.“그건 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야. 여호신이 어떻게 원영고수가 된 거지?”이월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그 표정이 짜증으로 변하며 임건우에게 쏘아붙였다.“내가 큰 상처를 입었다는 걸 알면서도 양심 없이 조금도 봐주지 않았던 거야?”임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건 네 마기에 영향을 받아서라니까! 만약 네가 날 공격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이때, 임건우와 이월은 약신곡의 주변에서 지형을 탐사하고 있었다.약신곡 외곽의 진법을 파할 방법을 찾으려 했다.진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월은 임건우 홀로 노력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옆에서 경계를 서며 임건우를 호위했다.하룻밤을 함께 한두 사람이지만 오히려 관계가 서먹해진 듯했다.사실, 임건우는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제길을 외쳤다. 어떻게 하다 이 마녀와 자게 되었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서로 이익을 얻었지만, 이 일은 마음속의 응어리로 남았다. 만일 유가연이 알게 된다면 집에 돌아가서 무릎 꿇고 빌어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애초에 이 여자와 나오는 게 아니었어!’‘마정희가 알게 된다면 날 죽일지도 몰라!’이때, 두 사람은 항구에서 전해오는 소리를 들었다.“무슨 상황이지? 백화곡에서 왔다고?”“내가 어떻게 알아.”이월은 입을 삐죽이며 대답했다.“가서 확인해 봐.”임건우가 지시하는 듯한 말에 이월은 미간을 찌푸렸다. 임건우와 서로 협력하는 사이로 이런 일은 자기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딴청 피우지 말고 계속 연구해 봐. 금방 다녀올게.”이 말을 뒤로하고 이월은 훌쩍 항구 쪽으로 사라졌다.남자의 널널한 옷을 입고 엉거주춤하는 이월의 모습을 보며 임건우는 피식 웃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을 살피러 갔던 이월이 돌아왔다.“항구 쪽에 배가 두 척 도착했어. 백여 명의 여자가 내려온 거 같아. 백화곡이라는 곳에서 왔다는데 약신곡과 단약제조를 시합하려나 봐.”임건우는 멈칫했다.“남자는 하나도 없고 여자만 왔다고?”“응.”“정말 이름대로 백화곡이네.”“흥, 거기에 가서 유일한 남자 제자가 되고 싶은 거야? 그러면서 밤마다 다른 여자와 놀려고?”임건우는 말마다 어제 일을 물고 늘어지는 이월이 조금 짜증이 났다.“넌 이만 가. 이제 네 도움 필요 없어. 내가 용혈등을 찾으면 바로 마한영에게 연락할게.”그 말에 이월은 화를 내며 물었다.“무슨 말이야? 내가 귀찮아진 거야?”임건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임건우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이월에게 말했다.“마음대로 해. 난 아무 잘못도 없어. 내 와이프도 날 믿을 거야.”“그렇게 빨리 거절하지 말고 일단 내 말 들어봐.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날 부르는 건 나도 싫어. 나와 단둘이 있을 때만 그렇게 불러줘.”“참, 잊고 말하지 못한 게 있는데 내 엄마는 마존이야. 어제의 일을 엄마가 알게 된다면 네 온 가족을 죽여버릴지도 몰라.”그녀의 말을 듣고 임건우는 그대로 눈을 뒤집으며 쓰러질 뻔했다.그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강하게 밀어붙여서 안 되면 약하게 나가야지.’‘내 몸으로, 아니, 내 부드러움으로, 이 마녀를 굴복시킬 거야!’‘연기를 해야겠어!’이윽고 임건우는 이월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그녀의 다리를 덥석 붙어 잡았다.“사랑하는 여왕님!”“너무 가식적이잖아. 다시!”“여왕님!”“다시!”“여왕님, 안녕하세요.”“다시...”“여왕님 다리가 참 매끄럽고 이쁘네요.”이번에야 이월은 마음에 들었는지 그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아주 똑똑한 결정이야. 걱정하지 마. 내 밑에 들어온 걸 후회하지 않게 하지. 가끔은 달콤한 상도 떨어질 거야.”말을 마치고 이월의 입술이 임건우의 입술에 살짝 닿았다.임건우가 연기를 하는 건 이월도 진작에 눈치를 챘다. 다만, 연기든 진심이든 이월은 중요하지 않았다. 심지어 임건우가 모르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백화곡이 이 시간에 찾아온 건 좋은 일이라고 봐. 약신곡의 사람이 백화곡을 상대할 때 몰래 잠입해 용혈등을 훔쳐 오는 거지!”이월은 웃으며 말했다.“우리 건우 열심히 해! 용혈등을 얻어낸다면 내가 상을 내리지.”“여왕님, 무슨 상이요?”“상으로 네 아이를 낳아줄게.”“풉!”이월의 말에 임건우는 피를 토할 뻔했다.이제 생각해 보니 어제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만약 이월이 가임기라면 정말 아이가 생길지도 모른다.자기에게 자신이 넘쳤던 임건우는 뒤늦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정말 아이가 생기기라도 한다면 입이 열 개라
임건우와 이월은 모두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맞은편의 사람은 그들보다 더욱 어리둥절해져서는 온몸이 경직된 채 연신 뒤로 물러섰다. 소리는 여성의 목소리로 판단되었다. 임건우는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가 곧바로 달려가 여성이 도망가기 전에 그녀를 붙잡고 입을 틀어막았다.“소리 내지 마!”임건우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이곳은 약신곡의 내부다. 그들 전방에는 일렬로 늘어선 집이 있어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칫하면 다른 사람에게 발각될 수 있다.얼마 안 있어 세 사람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작은 숲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대낮에 그것도 얼굴을 가리고 몰래몰래 다니는 꼴에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누가 봐도 약신곡의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도 똑같은 입장인지라 마땅한 해결 방책이 없었다. 도둑이 드나들기 참으로 쉬운 약신곡인 듯하다.쏴—이월은 부러진 나뭇가지를 쥐고 곧장 여성의 목에 댔다.그리고 얼굴을 감싼 베일을 벗겼다.베일에 가려진 아름답고 젊은 여성이 모습을 나타냈다.꽤 몸매도 좋은 축이다.“누구세요?”임건우가 물었다.여성은 긴장했는지 고개만 흔들 뿐 대답하지 않았다.이월이 대신 대답했다.“물어볼 필요 없어. 백화곡 사람이야.”임건우는 이상하다는 듯이 이월에게 물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조금 전 부두에서 봤거든.”이월의 말에 임건우는 피식 웃었다. 그런 후 여성의 행동을 곰곰이 생각해 본 후 뭐에 놀란 듯이 물었다.“백화곡 사람이 어떻게 몰래 약신곡에 들어올 수 있는 거죠? 설마 당신이 약신곡이 백화곡으로 보낸 스파이인 건가요?”여성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혹은 약신곡에 숨겨둔 잘생긴 애인이 있는 건가요? 오늘 이 기회를 틈타 몰래 정이라도 나누려고요?”임건우의 말에 여성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순간 자연스럽게 나온 반응은 임건우의 불안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의 추측은 틀린 것이 분명했다.이월은 곧바로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세상 사람이 다 너 같은 줄 아니? 가는 곳
비밀의 경지?임건우와 이월은 모두 깜짝 놀랐다.임건우가 급하게 물었다.“자세히 말해보세요!”이월도 위협하는 듯한 태도로 재차 물었다.“얼른 대답해! 그렇지 않으면 벗길 거니까.”여성은 적잖게 겁에 질렸다. 이월의 말처럼 처참하고 역겨운 처지와 심정을 상상하기 싫은 그녀는 곧바로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백화곡은 약신곡과 마찬가지로 무산산맥에 위치하였다. 백화곡과 약신곡의 고위층들은 몇십년 전부터 무산 깊숙한 곳에 있는 비밀의 경지를 발견하였는데 그곳에는 진귀한 약초들이 널렸고 영기도 짙었다.그들은 그곳을 영산 비밀의 경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그러나 영산 비밀의 경지 출입은 매우 위험하여 영산령이라는 영패를 사용해야 한다.영패만 있으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하지만 영산령의 수량은 20매로 한정돼 있다.약신곡과 백화곡의 사람은 모두 영산령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연단 수법을 비겨 이기는 자만이 영산령의 귀속권을 거머쥐게 된다.여성은 바로 그 영산령을 훔치러 온 것이다.여성의 말을 들은 이월은 눈이 반짝거리며 격동되어서 물었다.“그곳에 가봤어?”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딱 한 번 들어가 봤는데 정말 위험해요. 사나운 짐승도 득실대는데 웬만한 바깥 짐승보다 더 강해 보였어요.”“그럼 그건 짐승이 아니라 요괴네.”이월이 대답했다.“두 문파가 같이 비밀의 경지를 발견했으면 사이좋게 20매의 영패를 나눠 가지면 되는 거 아닌가요? 20명이 들어가도 부족해요?”이월은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사람은 누구도 욕심이 있지. 비밀의 경지의 자원이 그렇게 풍부한데 누가 혼자 독식하고 싶지 않겠어? 게다가 약신곡과 백화곡은 모두 무산에 자리 잡고 있고 연단도 할 수 있어서 서로를 경쟁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여성은 이월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저희 백화곡과 약신곡은 같은 맥을 하고 있습니다. 200년 전 저희 백화곡이 먼저 생겨났고 그 후에 약신곡의 선조가 백화곡을 배신한 후 다른 문파를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툭툭!임건우는 여성의 목을 두 번 치자 알약은 즉시 목젖을 따라 식도로 넘어갔다.“당신, 나한테 뭘 먹인 거예요?”여성은 넋을 잃었다. 그녀는 자신의 독 사용 수단에 매우 자신감이 넘쳤다. 게다가 그들에게 쓴 독은 냄새도 맛도 없는 독극물로써 정상인은 물론 약신곡의 장문도 독에 중독됐다는 걸 알기 전까지 절대로 눈치챌 수 없는 독이다.그러니 백화곡도 그녀를 약신곡에 투입한 것이다.‘근데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여성 또한 임건우에 의해 알약 하나를 삼켰다. 그 알약은 목구멍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내리더니 끈적끈적한 생명체가 느껴졌다. 그 생명체는 위로 들어가지 않고 식도와 기관지 사이에 끼어있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기어가는 느낌이다.“웁,웁....”여성은 있는 힘껏 목에 힘을 주어 뱉으려고 했지만 그 생명체는 마치 살에 붙은 것처럼 착 달라붙어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생명체는 그녀의 동작에 따라 오히려 살을 빨아들이더니 통증을 유발했다. 마치 그녀의 구강 조직세포 안까지 들어가려는 것처럼.“저도 몰라요. 아마도 묘강독? 해독할 수 있습니까?”임건우가 낮은 소리로 묻는 동시에 이월을 안아든 후 맥박을 재보았다. 여성의 말이 말대로 그녀가 준 독은 목숨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3날 동안 수면에 빠지는 것뿐이다.“묘강독?”여성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묘강독의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백화곡의 사람도 묘강독이라면 혀를 찼다.“해독약부터 가져오세요!”임건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교환하죠!”여성도 즉각 대답했다.임건우는 미소를 지었다.“당신 독은 목숨을 해치지 않지만 내가 준 독은 목숨을 잃게 만들어. 그리고 죽은 후에도 벌레가 시체를 갉아 먹어 수많은 구멍을 만들죠. 밀집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쳐다도 못 볼 수준입니다.”“아악.”여성은 더 이상 못 참겠는지 비명을 질렀다. 듣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어떻게 하면 해독제를 줄 수 있어요?”여성은 어쩔 수 없이 순순히 이월의 독을 해독시킬 해독제를 꺼내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