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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유씨 가문 저택.

전화를 받으러 나간 고영란은 기분이 좋았다.

평소 유난히 자신과 거리를 두던 박예찬이 먼저 그녀에게 다가오니 무척 의외였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유남준은 아직 오지 않았고, 주변에서는 작은 웅성거림이 들리기 시작했다.

“유남준 안 오는 건 아니겠지?”

“오기로 하지 않았어, 왜 안 와? 유남준은 한 번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인데.”

“너희들 소문 못 들었어? 유남준 눈이 멀어서 아마 지금 오기 창피할 거야.”

“어? 그럴 리가 없잖아?”

모두들 유남준이 진짜로 앞이 안 보이는지 궁금해했고, 사실이라면 좋은 쇼가 될 것 같았다.

드디어 유남준이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왔다.

모두가 현관문을 바라보자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는 날카롭던 눈이 더 이상 빛나지 않았고 집사의 안내를 받아 거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유남준은 도착해서도 사람을 부르지 않았고 고영란이 다가와 유명훈에게 말했다.

“아버님, 남준이가 교통사고가 나서 의사가 좀 더 회복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왔으니까 이제 좀 쉬게 놔두는 게 어때요?”

유남준이 정말 앞을 못 보는 것을 확인한 유명훈은 더 이상 그를 힘들게 하지 않고 내보내려고 할 때 유성혁이 옆에서 말을 꺼냈다.

“큰어머니, 남준이가 오랜만에 나와서 다들 모였는데 서둘러 돌아갈 게 뭐가 있어요.”

“그래요, 우리도 남준이랑 얘기 좀 나누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도 거들자 고영란은 다소 어두운 얼굴로 유명훈을 바라보았고 유명훈은 목발을 짚고 일어났다.

“저녁 먹고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야 하니 쉬더라도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고영란, 넌 내 서재로 와.”

“네.”

고영란은 곧 질책받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떠나자마자 망설일 게 없어진 사람들이 하나둘씩 유남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유남우는 차분히 차를 마시며 모든 상황을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유성혁이 유남준에게 다가갔다.

“남준아, 너한테도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네.”

유남준은 그 말에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누구?”

유성혁은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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