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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유성혁은 혼자 앉아 있는 유남준을 보고도 여전히 못마땅했다.

그는 사고가 나기 전 유남준이 얼마나 오만하게 굴었는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유남우를 돌아본 유성혁은 그가 유남준을 위해 나서지 않자 망설임 없이 와인 한 잔을 손에 들고 걸어왔다.

“유남준, 내 손에 든 와인을 마시고 나한테 사과하면 지난 일은 다 잊어줄게.”

유성혁은 손에 든 와인을 흔들며 침을 뱉어 앞으로 건넸고 유남준은 그의 말에 고개도 들지 않았다.

유성혁은 그가 자신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는 것을 보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몸을 숙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네가 과거의 유남준이라고 생각해? 지금 난 널 개미처럼 짓밟을 수 있어. 눈치껏 행동하는 게 좋을 거야.”

주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이를 보면서도 감히 나서서 도와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유남준이 천천히 주먹을 쥐며 유성혁에게 한 방 먹이려는 순간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남준 씨, 왜 날 기다리지 않고 혼자 왔어요?”

박민정이다.

박민정은 도착하자마자 구석에 앉아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유남준을 보았다.

과거 유남준이 자신을 도와줬던 걸 떠올리며 기억상실증에 시각장애인인 데다 두 아이의 아빠인 그가 괴롭힘을 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

박민정의 목소리를 들은 유남준은 곧바로 주먹을 풀고 일어나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박민정을 향해 걸어갔다.

“민정아, 안 올 줄 알았어.”

박민정이 갑자기 다가오자 주위의 모든 시선이 두 사람에게 쏠렸고, 한쪽에서 유유히 차를 마시던 유남준도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목울대가 일렁거리며 손에 든 차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 같았다.

박민정은 유남준의 곁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게 그의 팔짱을 낀 뒤 조금은 이상해 보이는 유성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주버님, 남준 씨가 아직 몸이 회복이 안 돼서 술을 못 마셔요. 이 술은 아주버님이 직접 마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박민정은 유성혁이 술에 침을 뱉는 것을 봤다.

유씨 가문에서 정말 별꼴을 다 본다. 앞 못 보는 장님을 괴롭히는 게 소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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