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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유남준의 낯빛은 별로 수그러지지 않았다.

어색함을 달래기 위해 박민정이 물었다.

“출근한 거 아니었어요?”

그러자 그의 잘생긴 얼굴에 불쾌한 내색이 더 훤히 드러났다.

집밖에 나가지도 않았는데 출근은 무슨.

“오늘 출근 안 해도 돼.”

“아, 그래요? 그럼 푹 쉬어요.”

박민정이 일어나자 유남준은 그의 앞을 떡하니 가로막았다.

“뭐 할 말 더 없어?”

어젯밤 일이 떠오른 박민정은 서둘러 대답했다.

“없어요. 나 일해야 되니까 이만 나갈게요.”

말을 마치고 방을 나가려는데 유남준이 그녀를 품에 꼭 감싸 안았다.

그의 목울대가 약간 울렁였다.

“민정아. 기억해, 난 유남우가 아니야. 또한 영원히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없어.”

박민정이 멈칫하며 그를 올려다봤다.

“다 기억해 낸 거예요?”

“아니.”

그의 큰 손바닥이 박민정의 볼을 부드럽게 쓸었다.

“네가 날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는 거 싫어, 난.”

박민정은 그의 눈길을 피하며 말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저 잠시 말실수한 거예요.”

“그래? 그래야 할 거야.”

유남준의 말에는 경고의 의미가 다분했다.

그의 말투가 왜 갑자기 이리 퉁명스러워졌는지. 박민정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유남준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가 전화를 받는 틈을 타 박민정은 재빨리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방에서 나온 뒤, 그녀는 얼른 작업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곡을 쓰기 시작했다.

품 안이 텅 비자 유남준은 심기가 불편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대표님, 대표님이 살고 계신 집 밖에 최근 자꾸 수상한 놈들이 기웃거리는데 오늘 드디어 한 놈을 잡아서 족쳤더니 사모님께서 보냈다고 합니다.”

저편에서 경호원이 보고했다.

유남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

“왜 보냈대?”

“아이 하나 감시하라고 했다는데요.”

아이라...

지금 이 집에 아이라곤 예찬이밖에 없는데, 고영란이 왜 예찬이를 감시하라고 했을까.

잠깐 생각하다 유남준은 휴대폰으로 지시했다.

“그놈 어머니 앞에 내다 버려.”

...

유앤케이.

온몸에 두들겨 맞아 피멍이 든 한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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