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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임찬혁?"

이때 낯익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려온 목소리를 따라 본 그는 사람들 속에 포니테일을 높게 묶은 키 크고 늘씬한 여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양금희?'

"금희야, 너가 왜 여기에 있어?" 임찬혁은 좀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양금희는 그의 동창으로, 그가 금방 감옥에서 나온 뒤 옷을 사러 갔을 때, 옷가게 직원으로 일하고 있던 그녀와 함께 동창회에 참가했었다.

그 후로 다시 만난 적이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난 여기 면접 보러 왔지. 서비스업은 내가 나온 학과랑 맞지 않으니까. 너도 면접 보러 온 거니?"

양금희는 밝고 이뻤다. 얼굴에는 약간의 쑥스러운 표정이 어려있었는데, 임찬혁을 짝사랑하던 대학시절의 그녀 같았다.

세월은 그녀의 얼굴에도, 마음속에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것 같았다.

동창회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일이 좀 생긴 그녀는 일자리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 얼마간 머물렀었다.

이번에 일자리를 찾으려고 할 때 마침 용운 그룹이 갑자기 나타나 대량의 사람들을 모집한다고 했기에 그녀는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왔다.

"응." 임찬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양금희가 그냥 옷을 팔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렇구나, 그럼 같이 있자." 이력서를 쓰고 있던 양금희는 임찬혁에게도 한 부를 건네주었다.

두 사람은 이력서를 작성한 뒤 길게 서있는 사람들 뒤에 가서 줄을 섰다.

"사람이 많네. 내가 붙을 수 있을까?" 양금희는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용운 그룹은 천남성에서 처음으로 그 자산이 1조가 넘는 그룹이기에, 많은 명문가들의 자식들 마저도 입사하고 싶어했다.

"넌 할 수 있을 거야. 난 너를 믿어." 임찬혁은 안심하라는 눈빛을 건넸다.

양금희는 다재다능하고 성적도 매우 좋은 사람으로, 이뻤지만 다른 여자들처럼 청춘을 낭비하지 않았다.

"너도 할 수 있어!" 양금희는 응원하는 동작을 해보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고 웃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임찬혁이 어떤 예쁜 여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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