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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1화 앞으로는 고 부인이에요

“약을 마시면 좋아지나?”

하지원이 멈칫하며 그 자리에 멈춰서 뭐라 답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고 선배,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채린 언니가 선배 병을 고쳐줄 거예요.”

“믿어?”

“당연히 고 선배가 장수할 거라고 믿죠!”

하지원이 진심 어리고 애정이 어린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고청민은 고개를 돌려 비아냥거렸다.

“이미 몇 년이 지났어. 내 몸인데 내가 모를까?”

하지원은 손을 움켜쥐며 고집을 부렸다.

“제 병은 선천적인 병이지만, 선배는 다르잖아요. 채린 언니가 있으니, 회복할 가능성은 저보다 높죠.”

그녀는 심장 이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맞는 심장은 구하기 어려웠다. 이식에 성공하더라도 배척반응이 있을 수 있었다.

고 선배는 아직 젊고, 장래가 밝았다. 중요한 건, 그녀도 그와의 미래를 꿈꿨다.

“더 이상 자신을 속이지 마.”

고청민이 맥없이 그녀를 제지하며 탁자를 짚고 일어나 한약을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

“선배!”

하지원이 말리려고 했지만, 한발 늦었다.

그녀는 안타까운 눈으로 한약과 쓰레기가 뒤섞인 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못마땅하다는 듯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심지안은 성연신이랑 재결합했어요. 선배가 이렇게 지낸다고 해서, 심지안은 몰라요. 봐도 안타까워하지 않을 것이고. 병원 한번 가봐요. 매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지. 만약 그 사람들에게 하루라도 더 살 기회를 준다면 얼마나 기뻐할지 알아요? 왜 선배는 본인을 아낄 줄 몰라요?”

“내가 왜 아껴야 하는데?”

고청민이 웃으며 하지원은 똑바로 바라봤다. 이어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보였다.

“잘 아껴서 너랑 결혼할까?”

하지원은 목소리가 단호해졌다.

“맞아요, 선배랑 결혼하고 싶은 거, 선배도 수락한 거 아니었어요?”

“맞아, 그런데 뭐? 내가 널 사랑하기라도 바라는 거야? 꿈꾸지 마.”

그날, 사당에서 뛰쳐나와 의사를 불러 할아버지를 구하려고 했지만, 도중에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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