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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네가 어떤 방법으로 내 외삼촌을 홀린 건지 모르겠지만

반쯤 열린 비단 상자 안에는 상등의 옥으로 만들어진 백옥 반지가 들어 있었는데, 심지안의 어머니가 생전에 친정에서 가져온 물건이었다.

심지안은 심연아의 행동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으며 그저 아무 말 없이 웃었다.

고작 이런 물건으로 그녀를 보내려 하다니, 참으로 웃길 일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녀는 너무 어려서 구체적으로 얼마의 혼수를 남겼는지 기억나지 않았고, 또 그녀에게 준 그 계약서에도 쓰여 있지 않았다. 그녀는 줄곧 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어린 나이에 그런 것들을 알 리가 없었고, 지금에 와서야 겨우 하나둘씩 알게 되었지만, 이미 혼수를 다 빼앗겨 버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심연아가 준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직도 만족하지 못해?”

심연아는 입을 삐죽거리며 심지안이 혐오스러워 났다. 심지안이야말로 욕심이 끝없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심지안은 의아한 표정으로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말했다.

“내가 왜 만족해야 하는데? 이것들은 원래 모두 내 것이잖아. 난 다 돌려받아야겠어. 손가락 하나도 건드릴 생각 하지 마.”

“너 이게 무슨 뜻이야? 우리 집에서 힘들게 널 지금까지 키웠어... 엄마는 널 하나부터 열까지 돌봐주셨고, 아빠도 널 먹여 살렸어, 넌 어떻게 감사함을 몰라?”

“감사드리는 거랑 도둑질은 별개의 일이야.”

심연아는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눈시울을 붉히며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상대하기조차 귀찮은 심지안은 심연아가 들고 있는 비단 상자를 힘껏 빼앗고는 일어나 떠나가려고 하였다.

심연아는 협상에 실패하자 손을 뻗어 다시 빼앗아 오려고 하다가, 계속 옆을 주시하고 있던 강우석과 눈이 마주치자 내민 손의 방향을 바꿔 탁자 위의 종이를 한 장 뽑아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강우석은 눈물을 닦고 있는 심연아를 보고는 얼른 달려가 심지안을 가로막으며 엄숙하게 말했다.

“연아에게 사과해.”

심지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난 잘못한 것 없어.”

“연아의 물건을 빼앗고서 잘못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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