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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제 와이프를 믿어요

밝은 불빛 아래, 성연신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지안 씨에게 저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에요?”

흠칫하던 심지안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전혀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화가 난 성연신이 핸드폰을 꺼내 신고 전화를 걸려고 하자 심지안이 다급하게 그를 말렸다.

“하지 마요. 신고를 하면 연신 씨 이모부가 알게 될 거예요.”

멈칫하던 성연신은 그제야 심지안이 말한 이모부가 오지석이라는 걸 깨달았다.

“알면 뭐 어때요? 지안 씨는 피해자예요. 못 본 척하고 계속 이렇게 숨을 거예요?”

“그게 아니라 연신 씨가 걱정돼서 그래요. 만에 하나 오지석 그 사람이 소문이라도 내면 성 씨 가문 사람들이 연신 씨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어찌 됐든 심지안은 명의상에서 성연신의 와이프였기에 그녀는 자신의 일 때문에 성연신까지 피해를 보게 할 수는 없었다.

“본인 문제부터 잘 해결하고 다른 사람을 신경 써요.”

“네?”

깜짝 놀란 심지안은 평소에 냉정해 보이는 성연신이 이렇게 인간미 넘치는 모습도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15분 뒤, 저번에 주관민 사건을 맡았던 경찰들이 찾아왔고 이를 보자 전전긍긍하던 심지안의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었다.

그때 당신 주관민은 증거 불충분으로 경찰서에 며칠 동안 잡혀 있다가 바로 풀려났고 사건은 아직도 조사 중이었기에 경찰들은 심지안을 기억하고 있었다.

상황을 파악한 경찰들은 전문 기술자를 불러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동영상 캡처 사진을 지워버렸지만 최초 유출자가 암호 설정을 철저하게 설치했기에 IP를 추적하려면 시간이 몇 시간 걸렸다.

경찰들은 늦어도 내일 결과가 나올 거라고 하면서 심지안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었고 그들이 무조건 유출자를 잡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약속했다.

그러고 나서 성연신을 곁으로 따로 불러서 신신당부했다.

“저번에 현장을 둘러본 결과, 와이프분도 피해자라는 걸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큰일이 생겼으니 남편으로서 마음이 불편하신 건 저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제일 힘든 사람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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