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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7화 벌을 주다

밤이 깊었다.

시영이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 케빈은 무릎을 꿇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케빈의 실력으로는 난원의 방어를 뚫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았으나, 지금까지 그가 들어오지 않았던 이유는 시영의 명령 때문이었다.

시영은 그를 무시하고 화장대 앞에 앉았다.

“나가.”

케빈은 움직이지 않고 무릎을 꿇은 자세를 유지했다.

“아가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벌을 주세요.”

시영은 스킨케어 제품의 뚜껑을 열면서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

“너는 이제 내 보디가드가 아니니 벌을 줄 이유가 없어.”

케빈은 마치 못 들은 것처럼 화장대 쪽으로 무릎을 꿇고 다가가 그녀가 수없이 그를 때렸던 채찍을 꺼냈다.

“벌을 주세요.”

시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귀가 먹었니? 나가라고 했어.”

케빈은 움직이지 않고 그녀의 옆에 그대로 있었다. 시영은 짜증이 나서 발로 그의 가슴을 걷어찼다.

“넌 정신이 나간 거야? 지금 나한테 맞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케빈은 신음 소리를 내더니 배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시영은 눈살을 더욱 찌푸렸다. 한 달 넘게 때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상처가 있을 수 있지?

“옷 벗어!”

케빈은 셔츠를 풀었다. 그의 몸에는 여러 가지 상처가 있었다. 시영이가 전에 때렸던 곳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상처를 입었다. 화상, 자상, 채찍 자국 등이 있었다. 가장 심한 것은 배인데 아직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시영이가 한 번 이성을 잃고 칼로 케빈의 배를 찔렀을 때 생긴 상처였다.

시영은 그의 피투성이인 몸을 보자 눈이 동그래졌지만 케빈은 여전히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시영은 정신을 차리고 그의 얼굴을 한 대 때렸다.

“케빈, 네가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들면 내가 다시 너를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너 같은 쓰레기가 내 흥미를 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케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영을 쳐다봤다. 그 시선이 그녀를 짜증 나게 했기에 시영은 바닥에 있던 채찍을 집어 들었다.

“나더러 때려달라고 했지? 그래, 좋아!”

채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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