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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그녀는 절망적인 표정을 금치 못했다.

“대표님, 그냥 빨리 갑시다.”

반윤정이 옆에서 재촉했다.

그러나 김지유는 다시 최서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윽고 그녀의 얼굴에 스쳐 지나가던 고민하는 듯한 기색이 곧 확고함으로 뒤덮였다.

“아니! 나는 안 갈래!”

결국 이 일은 김지유 때문에 일어난 것인데, 그녀가 어찌 무책임하게 최서준을 내팽개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최서준은 명의상 그녀의 약혼자인데!

곧 10분이 지나고, 더할 나위 없이 음침한 목소리가 다시 한번 멀리서 들려왔다.

“누가 감히 우리 박씨 일가 사람을 건드린 거야?”

이윽고 두루마기를 걸친 노인이 10여 명의 경호원을 거느리고 살벌하게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무뚝뚝한 표정을 한 노인의 눈빛은 마치 송골매처럼 날카로워서 감히 눈을 마주칠 수 없게 했다.

그는 바로 박씨 일가의 도집사, 박운호였다.

그리고 그의 뒤에 서 있는 10명의 경호원은 모두 살의를 띤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운호 삼촌, 이 녀석이 저를 때렸어요.”

박재형은 구원자를 본 듯 황급히 손을 뻗어 최서준을 가리켰다.

“하하하, 개자식, 박씨 일가 사람들이 왔으니 이제 네 놈이 어떻게 죽나 한번 보자. 나한테 전화할 기회를 주다니, 너무 멍청한 거 아니야?”

그는 피식 냉소를 지으며 최서준을 바라보았는데, 이전의 소심함에서 벗어나 잔뜩 우쭐거리며 비아냥대는 모습이었다.

“어이, 젊은이. 감히 우리 박씨 일가에 밉보이다니, 당신은 대체 어떤 사람이야?”

박운호가 어두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주시했다.

“저는 당신들이 건드릴 수 없는 사람입니다.”

최서준이 이렇게 말하며 씩 웃자, 가지런한 하얀 이가 훤히 드러났다.

그의 말에 박운호가 순간 격분하며 말했다.

“이거 아주 완벽히 미친 녀석이구먼? 과연 네 뼈가 그 입만큼 단단한지 어디 한번 보자고! 어서 죽여!”

그가 손을 크게 흔들자 뒤에 있던 10여 명의 경호원이 일제히 최서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던 그때, 김지유가 갑자기 최서준 앞을 막으며 나섰다.

“아저씨, 저 혹시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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