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2화

백건호가 임지아를 쫓아다녔던 건 맞다. 하지만 욕을 바가지로 먹은 다음부터는 아예 마음을 접었다.

게다가 지금은 기분도 좋아 보이지 않는데 굳이 가서 미움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안 가면 말고요. 나라도 가야지.”

안 가면 말지 성질낼 건 뭐야? 점잖은 날라리 이민수가 잘난 척이란 척은 다 하며 임지아 앞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물었다.

“예쁜 아가씨, 혹시 합석해도 돼요?”

임지아는 실눈을 뜨고 가까이 다가온 이민수를 쳐다봤다. 아직 사람을 알아볼 정도는 되는지라 이렇게 말했다.

“꺼져요.”

이민수는 못 들은 척 임지아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혼자 술 마시면 너무 심심하잖아요. 누가 옆에 있으면 좀 낫지 않을까요?”

테이블을 더듬거리던 임지아는 드디어 빈 병사리를 찾아냈고 그대로 이민수의 머리를 내리치려 했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신지라 눈앞이 흐릿해져 이민수가 도대체 어디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아가씨,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에요? 내 방으로 가서 좀 쉴래요?”

아직 뭘 하기도 전인데 벌써 취하다니, 이민수의 입꼬리가 묘한 각도로 올라갔다.

역시 여자는 멍청하다니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임지아는 아무 예고 없이 테이블에 쓰러졌다. 아무리 눈을 뜨려 해봐도 이미 완전히 취해버린 건지 몸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대답 안 하면 수락한 걸로 알게요.”

이민수가 빙그레 웃더니 임지아의 어깨에 손을 올려 쓰러진 임지아를 들어 올렸다. 정말 보기 드문 여자였다. 옷을 입고 있는데도 손끝으로 전해지는 전율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민수는 오늘 땡잡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임지아를 안고 돌아서자마자 이민수는 머리 위에서 뭐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술과 피가 한데 섞여 이민수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민수가 눈알이 뒤집히더니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졌다.

품에 안고 있던 임지아도 따라서 바닥에 쓰러지는데 백건호가 얼른 임지아를 품에 안더니 임지아의 볼을 톡톡 치며 깨우려고 했다.

“지아 씨, 지아 씨, 정신 좀 차려봐요!”

이민수가 눈을 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