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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끼익-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희미한 불빛이 안으로 비쳤다.

“김하린.”

박시언의 목소리가 무거웠다.

김하린은 못 들은 척했다.

박시언은 다시 언성을 높였다.

“김하린!”

김하린은 여전히 눈을 뜨지 않은 채 얼굴을 찡그렸다.

“이 밤에 왜 내 잠을 방해하는 거야?”

“일어나!”

박시언의 말투에는 억눌린 분노가 가득했다.

김하린도 씩씩거리며 일어나 문 앞에 서 있는 박시언을 바라보며 물었다.

“박시언, 미쳤어?”

그런데 갑자기 박시언이 앞으로 달려들었고 김하린은 깜짝 놀랐다. 이윽고 침대 위에서 박시언이 그녀를 덮친 자세가 되었다.

문간에서 희미한 빛이 박시언의 몸 위로 쏟아져 들어와 왠지 모르게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김하린은 순간 숨이 멎을 뻔하다가 다시 침착함을 되찾았다.

“뭐 하는 거야?”

“저녁에 어디 있었어?”

“친구랑 저녁 먹었어.”

“어느 친구?”

김하린은 얼굴을 찡그렸다.

“내가 너한테 일일이 말해야 할 의무는 없지 않아? 잊지 마, 우리는 단지 필요로 서로를 이용하는 것뿐이야.”

“그래?”

박시언이 피식 웃자 김하린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고 곧 박시언이 그녀의 잠옷을 찢어버렸다.

“법적으로 넌 내 아내니까 아내의 의무를 다해야 하지 않겠어?”

“박시언! 너 미쳤어!”

박시언의 힘이 워낙 세서 옷을 완전히 찢으려는 것을 본 김하린은 참지 못하고 그의 뺨을 때렸다.

짜악-

날카로운 따귀 소리가 울려 퍼지고 방 안은 금세 조용해졌다.

김하린이 차갑게 말했다.

“박시언, 난 네 장난감이 아니야!”

김하린을 덮치고 있던 박시언의 몸이 굳어지고 조금 전 격한 움직임으로 인해 가슴이 들썩이고 있었다.

“나가!”

김하린이 문을 가리켰다. 화가 난 탓인지 눈가가 다소 붉어져 있었다.

박시언은 다시 평정심을 되찾은 후 일어나 김하린의 방을 나섰다.

방의 문이 닫히는 순간 박시언은 미간을 꾹 눌렀다.

미친 거야,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짓을.

곧바로 박시언은 뒤돌아 손잡이로 손을 뻗었지만 망설이다가 결국 들어가지 못했다.

방 안에서 김하린은 조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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