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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서호철은 외손녀를 무척 애지중지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전…”

“그만!”

강한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박시언을 향해 쏘아붙였다.

“누군가 했더니 박시언 씨였네요. 내연녀 관리 똑바로 하셔야겠어요. 운 좋게 돈 많은 남자한테 빌붙은 가난한 대학생이 감히 내 앞에서 큰소리를 내요?”

내연녀라는 말을 들은 소은영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고 반박하려던 찰나 박시언이 그녀를 말렸다.

그의 표정도 잔뜩 굳어 있었다.

소은영은 박시언의 모습에 너무 충격을 받아 감히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은영이가 잘못 보고 오해했습니다. 이 식사는 제가 대접할 테니 다들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됐어요, 강씨 가문은 고작 그런 돈 필요 없거든요.”

강한나는 박시언의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오늘 일 반드시 기억하겠습니다. 손님 보내.”

경호원 몇 명이 박시언과 소은영을 룸 밖으로 내보냈다.

룸을 나설 때쯤 박시언의 얼굴은 극도로 어두워져 있었다.

“시언 씨... 저, 전 정말...”

“됐어, 오늘 일 다시는 꺼내지 마.”

박시언은 가슴 속 분노를 억누르면서도 소은영을 향한 말투는 나름 부드러웠다.

소은영은 죄책감에 입술을 깨물었다.

잘못 볼 리가 없는데! 분명 김하린이 수작을 부린 것이다!

박시언과 소은영이 자리를 뜬 뒤에야 옆 방에서 강한나의 옷으로 갈아입은 김하린이 들어오며 말했다.

“고마워요, 언니.”

강한나가 말했다.

“고맙긴, 한 가족끼리 무슨.”

“흠흠.”

배주원이 헛기침했고 그녀의 말에 의아해하는 김하린을 뒤로한 채 서도겸이 말했다.

“오늘 너한테 누나 소개해 주려고 했는데 박시언 때문에 망쳤네. 일단 집에 가, 박시언한테 들키지 말고.”

“그래.”

김하린도 같은 생각이었다. 막 나가려다가 그래도 강한나한테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서도겸의 사촌 누나인 강한나는 그보다 두 살 위였고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서도겸이 그녀를 소개하는 자리에 인사도 하지 않고 이대로 가버릴 수는 없었다.

“언니,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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