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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린이처럼 착한 애가 저년 때문에 집을 뛰쳐나갔는데 너는 어떻게 남편 구실 한 거야?”

“할머니. 하린이가 은영이 차 사고를 낸 거예요. 걔가...”

“그만해!”

최미진이 호통쳤다.

“이런 년 때문에 자기 마누라나 탓하고 있고.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

박시언은 최미진의 말을 거역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침묵을 지킬 뿐이다.

최미진이 소은영을 관찰하면서 말했다.

“우리가 장학금까지 대줬으면 공부나 잘할 것이지. 어디서 감히 사모님 노릇이나 하고 있어!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것 같아? 내가 말해주는데, 꿈 깨! 내가 살아있는 한 너는 절대 우리 집안에 발을 내디딜 수 없어!”

박시언이 더는 못 참겠는지 말했다.

“할머니, 소영이는 그런 애가 아니에요.”

“그런 애가 아니라고?’

최미진이 한 웅쿰의 사진을 테이블 위에 뿌리더니 말했다.

“이거 잘 봐봐. 장학금까지 대줬는데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사진 속 소은영은 짙은 화장에 노골적인 의상을 입고 클럽에서 춤추고 있었다. 그 밖에도 낯선 남자와 끈적거리는 눈빛을 주고받으면서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박시언은 이 사진들을 보더니 침묵을 지켰다.

그러자 소은영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최미진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출세하려고 미친 이 년이 강씨 가문을 건드린 바람에 우리 집안이 얼마나 우습게 된 줄 알아? 시언아, 할머니 너한테 정말 실망이야.”

“할머니, 이 일은 제가 처리할게요.”

박시언이 유미란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

“할머니 좀 바래다 주세요.”

“네. 도련님.”

최미진은 유미란의 부축하에 더 빌리지를 떠났다.

소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박시언을 보면서 별안간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대표님...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박시언이 말했다.

“증거가 여기 다 있는데 무슨 설명?”

소은영이 입술을 꽉 깨물면서 말했다.

“이거... 제가 아르바이트하면서...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

박시언은 믿어지지 않는 듯했다.

소은영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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