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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장소월이 책을 놓고 다가가자 경호원이 도시락을 열었다. 3층 도시락이었다.

첫 층은 케이크, 두 번째 층엔 탕수육 몇 조각, 세 번째 층엔 야채 영양죽이 들어있었다.

장소월은 자신의 병을 알게 된 그날부터 매일 밤 입원 병동 아래 정자에서 홀로 눈물을 훔쳤다.

그가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매번 당신을 만날 때마다 울고 있는 거예요?”

장소월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순간 그녀는 그의 눈동자 속에 어려있는 안타까움을 볼 수 있었다.

그가 부드럽고도 조심스레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는 그녀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따뜻한 사람이다. 비록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장소월은 그녀에게 이런 따뜻함을 안겨주는 사람이 낯선 사람이 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날 이후 그는 종종 그녀를 찾아왔고 끼니마다 사람을 보내 그녀를 챙겼다. 가장 신기한 건... 그는 장소월이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장소월은 그가 왜 자신에게 이토록 잘해주는지 알 수가 없었다.

...

경호원이 설명했다.

“케이크는 도련님께서 아가씨댁 이모님한테 배워 만드신 거예요. 탕수육도 마찬가지고요... 도련님께서 난생처음으로 요리하신 거니 맛이 별로여도 정성만큼은 알아주세요. 만약 정말 넘기기 힘드시다면 억지로 드시지 않아도 됩니다.”

장소월이 물었다.

“왜 세 조각밖에 없는 거죠?”

경호원이 대답했다.

“소월 아가씨의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기는 많이 드시면 안 됩니다. 다 나으시면 반드시 몸보신을 시켜주겠다고 도련님께서 약속하셨습니다.”

‘그랬구나.’

장소월은 경호원이 건네준 젓가락을 받아 탕수육을 집어먹었다. 그녀가 입안에서 몇 번 씹더니 돌연 멈추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감추고 다시 꼭꼭 씹고는 천천히 삼켰다.

장소월은 그의 호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오 아주머니를 제외하고 그녀에게 음식을 만들어 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장소월은 죽과 탕수육을 모두 비우고 난 뒤 남은 케이크는 저녁에 먹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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