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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엽시연, 인대호, 너희들 또 난동을 피우는 거야?’

돌연 먼 곳에서 살집이 퉁퉁한 중년 남자가 슬리퍼를 신고 야구방망이를 든 채 걸어왔다.

그는 장소월에게 다가가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걱정스레 물었다.

“아가씨, 저놈들이 괴롭힌 거예요?”

장소월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옆에 서 있던 엽시연이 못마땅한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남자는 장소월을 알고 있는 듯 또다시 물었다.

“아가씨가 바로 오 아주머니가 서울에서 데려온 사람이에요? 이름이... 소월이라고 했던가?”

“장소월이요.”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장소월이었어요. 오늘 오 아주머니가 가기 전 아가씨를 잘 지켜달라고 나한테 신신당부했거든요. 아까는 너무 바빠 신경 쓰지 못했어요. 이제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있는 한 이놈들은 아가씨한테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할 거예요.

“시연아, 너 여자애가 왜 이렇게 사납게 하고 다녀! 그리고 너희들, 자꾸 수업 땡땡이치고 몰려다니며 양아치 짓 할래? 다들 빨리 돌아가. 나한테 혼나기 전에.”

엽시연이 짜증스러운 얼굴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이 뚱땡이 아저씨야, 왜 우리가 하는 일에 끼어드는 거예요? 오지랖 부리지 말고 가던 길 가세요. 나이 먹고 어린 여자나 탐하는 꼴이라니. 흥.”

“너 뭐라고 했어? 한마디만 더 하면 네 아빠한테 다 이를 거야.”

“진짜 재수 없어.”

엽시연이 장소월을 쏘아보며 말했다.

“거기 촌년, 너한테 한 말이야.”

“대호야, 물건 챙겨, 우린 다른 데로 가자.”

인대호 무리 남자들이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챙겨 엽시연을 따라 자리를 옮겼다.

장소월이 말했다.

“고마워요. 아저씨가 없었다면 큰일을 당했을 거예요.”

“뭘 이런 간단한 일로 고맙기는. 나와 오 누님은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사이예요. 앞으론 이곳에 오지 말아요. 저놈들이 종종 이곳에 나타나 행패를 부리기 때문에 위험해요. 밖에 나가 구경하고 싶다면 내가 다른 곳에 데리고 가줄게요.”

장소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요.”

장소월은 바닥에 떨어진 조개를 주워 에코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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