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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유영은 황당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강이한은 계속 해서 말했다.

“당장 이혼 소송 철회해.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는 세강의 유일한 후계자가 될 거야.”

아침부터 저런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나 해댄 이유가 고작 이혼 소송을 철회하라는 말을 하려고?

게다가 솔직히 그가 내건 조건은 꽤 유혹적이었다. 한지음은 어떻게 하려고 저런 조건을 제시한 걸까?

유영은 그들 사이에 남은 게 돈밖에 없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나왔다.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그녀는 애써 느긋하게 손을 뻗어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고 초췌한 얼굴을 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절세의 외모라도 숙취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마치 선심 쓰듯이 말하는 그 태도가 좀 우습네.”

두 사람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돌았다.

강이한은 그녀의 싸늘한 반응에 불쾌한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 증거들 다 봤어?”

나서원이 가져온 출입금 기록을 말하는 것 같았다.

유영은 싸늘한 눈빛으로 강이한을 노려보며 물었다.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고작 그것들로 협박하는 건가?

강이한은 싸늘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보며 그녀가 자신을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드디어 받아들였다.

그들은 고등학교 때 만나 사랑을 싹틔웠고 줄곧 결혼까지 함께했다. 수많은 장애물을 물리치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놓아주라고? 그럴 수는 없었다.

“내가 아는 유영이는 현명한 여자니까 내 말 무슨 뜻인지 알 거야.”

그는 애써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녀가 이혼 소송을 제기한 날부터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나올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지금 그녀를 바라보니 그녀는 많이 야위어 있었다.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아주 오랫동안 그녀를 방치해 왔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가 뿌린 서류에 스쳐 얼굴에 상처까지 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내가 끝까지 이혼을 고집하면 나를 감옥으로 보내겠다는 말로 들리네. 맞아?”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그녀는 조용히 그의 답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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