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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소은지는 외투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린 나이에 수석 변호사가 된 그녀는 또래의 여자들보다 강한 카리스마를 풍겼다.

그녀는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커피잔을 들어 강이한의 머리에 들이부었다.

“이건 유영이 대신이야.”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그녀는 두려움 없는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유영이 세강에 시집가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가장 잘 아는 친구로서 참을 수 없었다.

남편은 바깥으로 돌고 시어머니는 갖은 구박에 시누까지 수시로 시비를 거는 지옥 같은 생활을 유영은 3년이나 계속했다.

그 모습을 밖에서 지켜보던 운전기사는 손에 땀을 쥐었다.

항상 온화하고 큰소리 한번 낸 적 없는 사모님이었는데 이게 다 무슨 상황인 거지?

차로 돌아온 강이한은 조형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장 출입국에 연락해서 그 여자 출국 기록 조회해.”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말도 없이 떠나버리다니.

7년을 연애하고 3년을 부부로 사는 동안 유영은 한 번도 그의 허락 없이 홀로 청하를 떠난 적 없었다. 가끔 여행을 떠날 때도 그들은 함께였다.

그런데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 혼자 해외로 떠나 버리다니!

이 일이 있기 전까지 강이한은 신경 쓸 일이 많았지만 지금 가장 우선시 된 일은 유영을 찾는 일이었다.

출입국 기록을 미리 조회하지 않은 건 그녀가 여전히 청하에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다.

조형욱은 일 처리가 빠른 직원이었다.

두 시간이 지나 조 비서에게서 연락이 왔다.

“대표님.”

수화기 너머로 떨리는 목소리가 전해지자 강이한은 짜증스럽게 앞머리를 뒤로 넘겼다.

“어디로 갔대?”

“그게… 출입국 기록이 삭제되어 행선지까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뭐라고?”

“공항 CCTV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행선지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대체 기록까지 지우고 어디로 간 걸까?

강이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그의 눈동자에는 깊은 분노가 서렸다.

아내가 말도 없이 사라진 것도 분한데 누군가가 그녀의 행적을 숨겨주고 있다? 유영에게 이런 인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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