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2631 챕터
제131화 얼른 꺼져
소은찬은 휴대폰을 꺼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곧 정성스레 신나리가 보낸 공식을 하나하나 수정하기 시작했다.소은찬이 지낼 집을 찾기 위해 소은정은 한유라를 불러 함께 근처의 부동산으로 향했다.“왜 굳이 부동산까지 와서 집을 구해? 너희 집 소유의 빌딩만 몇 채인데.”한유라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안 돼. 거긴 너무 북적인단 말이야. 은찬 오빠는 시끄러운 건 질색이라.”소은정이 고개를 저었다.빌딩 내부의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를 둘러보던 그때,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긴 태한그룹 산하 부동산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잘못 오신 게 아닐까요?”고개를 돌린 소은정은 흠칫 놀랐다.하, 임상희?소은정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받아쳤다.“뭐, 상관없어요.”“여기가 어디라고 와. 얼른 꺼져!”밑도 끝도 없이 욕설부터 내뱉는 임상희의 모습에 다른 직원들도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소은정만 아니었다면 SC그룹의 차기 본부장에서 부동산 판매원으로 전락할 일은 없을 것이다.게다가 그녀가 저지른 악행은 업계에 소문이 쫙 퍼져 태한그룹에서의 직장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옆에서 듣고 있던 한유라가 피식 웃었다.“뭐야. 고객한테 꺼지라니. 여긴 직원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당신들한테 서비스 제공할 생각 없으니까 꺼지라고!”임상희의 건방진 모습에 소은정은 침착하게 휴대폰을 꺼내 통화를 시작했다.건물에 소란이 일자 매니저가 달려왔다. 그녀도 소은정의 얼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SC그룹의 소은정 대표가 왜 여기에?”“죄송합니다. 무슨 일인지 여쭤봐도 될까요?”하지만 매니저는 곧 프로답게 표정을 고치고 침착하게 물어봤다.한유라가 턱으로 임상희를 가리키며 물었다.“저 사람 여기 직원인가요?”매니저는 임상희를 힐끗 바라보더니 해명했다.“네, 맞습니다. 해외 로스쿨을 졸업하고 저희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동안 실적도 좋은 직원인데 무슨 실수라도 한 건가요?”매니저의 소개에 소은정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임상희를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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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엑스 와이프
태한그룹 사무실,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실내는 조용했다.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던 박수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집을 보러 왔었다고?”잔뜩 긴장한 얼굴로 서 있던 이한석이 대답했다.“네. 직원들의 증언도 있었고 CCTV도 확인했습니다. 한유라 씨와 함께 방문했습니다. 지금도 계시고요.”미간을 찌푸린 채 잠깐 고민하던 박수혁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가지.”무슨 목적으로 태한그룹 산하의 부동산을 방문한 건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네.”고분고분 그 뒤를 따르던 이한석은 고개를 갸웃했다. 최근 따라 소은정과 관련된 일에 대해 박수혁의 행동은 항상 그의 예상을 깨트렸다. 오랫동안 모셔온 박수혁 대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매니저는 여러 부동산을 소개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대표님, 이런 스타일은 어떠세요? 대표님께서 지내실 집인가요?”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다른 사람이 살 거예요. 금방 귀국한 남자가 살 집이에요. 아파트에 기본 옵션으로 제공되는 가구나 가전제품은 전부 스위스 브랜드로 교체해 주세요. 물론 최고 레벨로요.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어요.”둘째 오빠에게서 항상 받게만 하던 그녀다. 어쩌다 그녀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생겼으니 모두 최고급으로 해주고 싶었다.“네, 알겠습니다.”사무실로 들어오던 박수혁은 마침 그 말을 듣고 제자리에 멈춰 섰다.해외에서 귀국한 남자? sunner인가?그날 오후, 누군가 소은정의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자 사람들은 또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굳이 태한그룹 부동산으로 간 이유가 뭘까? 새 남친한테 사주는 걸까? 일부러 박수혁의 심기를 건드리려고?”“하하하, 최고의 복수네.”“박수혁 대표도 속이 말이 아니겠는데?”......소은정은 아파트를 둘러보지도 않고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가장 마음에 든 건 도심과 떨어져 있어 조용하다는 점이었다. 인테리어나 가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교체하면 되는 거니까.계약서에 사인한 뒤 소은정은 손목을 들어 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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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사별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지만 과거형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마음이 살짝 불편했다.“어느 집으로 계약했어?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박수혁은 share 패션쇼장에서 요트를 사달라며 소은해에게 애교를 부리던 소은정의 모습을 떠올렸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선물도 해주지 못했다. 이 기회에 작은 집이라도 한 채 받는다면 그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죄책감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하지만 소은정은 재밌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다시 고개를 든 그녀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선물? 이렇게 호탕한 사람인 줄 몰랐네. 엑스 와이프한테 이렇게 큰 선물을 다 주고.”소은정의 가시 박힌 말에 미간을 찌푸리던 박수혁이 뭔가 말하려던 순간, 소은정은 말을 이어갔다.“당신 말대로 난 와이프였던 사람이야.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거지. 당신 선물 받을 이유도 받고 싶은 마음도 없어. 당신 가족들이 알아봐. 이혼까지 하고 아직도 당신 등골을 빼먹는다고 욕하겠지.”말을 마친 소은정은 매니저를 돌아보았다.“바로 계산할게요. 디스카운트 없이요.”이 정도 푼돈에 박수혁의 눈치를 보고 싶은 마음도, 그 가족들의 비난을 받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의 팽팽한 기싸움에 매니저는 조용히 박수혁을 바라보았다. 이번 계약을 성공시켜 실적을 챙기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았지만 대표님이 허락하실까?이때 박수혁 뒤에 있던 이한석이 눈치를 주자 매니저는 바로 사무실을 나섰다.박수혁이 다시 입을 열려던 순간,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전화를 받은 순간, 급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형, 민영이 교통사고 났대. 출혈이 심해서 지금 응급실로 이송됐어.”바로 옆에 서 있던 소은정도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도 서민영의 이름만 들으면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 걸 막을 수 없었다.교통사고? 하필 지금...미간을 찌푸리던 박수혁이 대답했다.“알겠어. 지금 바로 갈게.전화를 끊은 박수혁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민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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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다시 돌아가
박예리의 말에 강서진은 피곤한 듯 얼굴을 감싸 쥐더니 박수혁의 어깨를 토닥였다.“내가 소은정 그 여자 신분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 이번 일은 정말 억울하겠다.”소은정이 가장 중요하는 건 박수혁이다. 서민영은 무슨 자격지심으로 자살을 택한 걸까? 게다가, 도로에 뛰어든 서민영을 친 기사는 또 무슨 죄란 말인가?서민영, 분명 착하고 귀여운 아이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한숨을 푹 내쉰 강서진이 자리를 떴다. 한편, 박예리는 아직도 소은정을 향해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서민영이 사고를 당한 이유도 있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소은정은 하루아침에 sc그룹의 외동딸로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그녀는 그동안 저질렀던 악행이 밝혀지며 친구들도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고 말았다. 게다가 비취 담뱃대를 빼앗긴 박대한의 명령으로 카드까지 끊겨버리니 분노가 치밀었다.왜... 소은정은 그 계집애가 뭔데! 걔는 나한테 비굴하게 애원하는 모습이 가장 어울린다고!“닥쳐!”박수혁이 소리쳤다.“왜! 왜 다들 나한테만 이러는 건데!”억울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지른 박예리가 입을 틀어막으며 밖으로 달려갔다.그제야 주위가 조용해지고 박수혁은 창백한 얼굴로 병실에 누워있는 서민형을 힐끗 바라보았다.이때 이한석이 다급하게 달려오며 상황을 설명했다.“대표님, 다행히 RH-형 혈액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서민영 씨도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을 뿐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이때, 박수혁의 머릿속에 소은정의 말이 스쳐지나갔다.“당신 평소에 혼자 똑똑한 척은 다하면서 서민영 일에는 멍청해지더라? 지금까지 서민영이 위험하다는 쇼만 몇 번을 했는데. 그때마다 알아서 다시 일어났잖아? 그리고 당신이 지금 달려가면 쓰러진 서민영이 벌떡 일어나기라도 한대?”병실 안, 창백한 얼굴로 누워있던 서민영은 박수혁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렸다.“차라리 죽었어야 했는데. 더 이상 너한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소은정 그 여자... 이번에는 정말 너무했어.”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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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스캔들
하지만 이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누군가 병원에서 나오는 박수혁의 사진을 찍어 기사로 올려버린 것이다.“박수혁 대표의 여자친구 교통사고로 입원, 그녀가 바로 불륜녀일까?”기사 사진으로는 병상에 누워있는 서민영을 지긋이 바라보는 사진까지 첨부되었다.“와, 찐으로 사랑하나 봐. 그럴 거면 결혼은 왜 했대?”“진짜 뻔뻔하다. 얼굴도 다 팔렸는데 나 같으면 쪽팔려서라도 헤어진다.”“은정 언니, 이런 기사 신경 쓰지 마세요!”“절대 재결합은 안 된다고 봄.”“당연하지. 차라리 개가 똥을 끊지. 한번 바람피운 남자가 두번은 못 피울까.”......다음 날 아침,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벨 소리에 소은이 부스스 일어났다.“은정아! 너 기사 봤어? 박수혁에 관한 기사!”눈을 뜨자마자 박수혁에 관한 소식이라니. 잠이 확 깬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좋은 기사야 나쁜 기사야?”“당연히 나쁜 기사지!”한유라가 단호하게 말했다.“그래? 그럼 한번 확인해 봐야겠다.”침대 위에 있던 태블릿으로 기사를 클릭한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뭐야? 그 자식 기사에 왜 내 이름이 언급되는 거야?”“걱정하지 마. 너한테 나쁜 기사는 아니니까.”한유라의 위로에도 소은정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언제쯤이면 박수혁의 전 와이프라는 꼬리표를 떼게 될까?소은정은 바로 화면을 꺼버렸다.“함께 언급되는 것 자체가 짜증 난다고. 됐어. 나 조깅하러 갈 거야.”서민영, 네가 하는 짓이 그렇지 뭐. 존재감 어필을 위해 쓸 수 있는 게 그 몸뚱어리뿐이겠지.비온 뒤, 상쾌한 공기를 맡은 소은정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소은정은 소은찬에게 새 집 주소를 문자로 보내준 뒤 문을 나섰다.그런데, 아파트 단지를 나서자마자 수많은 카메라와 휴대폰 플래시가 그녀를 맞이했다.“소은정 씨, 박수혁 대표와 서민영 씨가 정말 불륜사이었습니까?”“이번 교통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죠?”“소은정 씨가 이번 사고를 사주했다는 루머가 있는데 사실입니까?”“불륜녀에게 앙심을 품고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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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관종
소은정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주먹을 꽉 쥐었다. 평소에는 치고받고 하는 오빠지만 지금만큼은 옆에 있어줘서 마음이 든든했다.용기를 낸 소은정이 대답했다.“저는 연예인도 공인도 아닙니다. 제 사생활에 대해 대답할 이유도 의무도 없습니다. 또다시 저희 집 앞으로 찾아오시면 사생활 침해로 바로 고소하겠습니다.”방금 전에는 기세에 밀려 살짝 흠칫 하긴 했지만 그녀는 인기를 바라는 연예인이 아니다. 기자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리고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전 박수혁 씨와 서민영 씨의 관계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서민영 씨의 사고 소식에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만약 서민영 씨가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로 다치거나 죽었다면 제가 신을 매수했다고 생각하실 건가요?”어색한 분위기 속, 기자들 중 하나가 웃음을 터트렸다.소은정은 심호흡으로 분노를 누르며 다시 입을 열었다.“앞으로 다시 두 사람 일로 저한테 찾아오지 마세요. 두 사람 관종짓에 장단 맞춰줄 생각 없습니다.”말을 마친 소은정은 소은해를 남겨두고 바로 자리를 떴다.뭐야? 구해줬더니 이렇게 버리고 떠나는 거야?소은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여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한편, 소은해만 남자 기자들은 자리를 떠야 하나 인터뷰를 계속해야 하나 망설이기 시작했다. 기자들 중 일부가 주섬주섬 카메라를 정리하자 소은해가 비아냥거렸다.“뭐 저에 대해 물으실 건 없으신가 봐요? 저랑 은정이 사이가 궁금하시다면서요? 박수혁, 서민영 두 사람의 교통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안 물어볼 거예요?”소은해가 내뱉은 질문은 확실히 기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기사거리긴 했지만 누구도 나서지 못했다. 기자들이 슬금슬금 자리를 뜨려던 그때, 소은해가 가장 앞에 서 있던 기자의 옷깃을 잡았다.“뭐가 그렇게 급하세요. 아직 제 말 안 끝났습니다...”베테랑 기자였던 그는 소은해에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므로 두 눈을 질끈 감았다.“저... 저희는 더 이상 묻고 싶은 게 없습니다. 하실 질문 있으시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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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가식적인 사과
소은해는 단호한 소은정의 모습에 혀를 끌끌 찼다. 방금 전 기자에게 분부했던 자신이 너무 자비를 베풀었나 느껴질 정도였다.하지만 대기업을 이끄는 대표로서 이 정도 박력은 필요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오빠, 나 이제 출근해야 해. 어떻게 할 거야?”통화를 마친 소은정이 물었다.방금 전 사건에도 흔들림 없는 동생의 모습에 소은해는 흐뭇하게 웃었다.“나 호랑이 데리고 가면 안 될까? 아빠가 요즘 나만 괴롭힌단 말이야. 걔라도 있으면 좀 나을 것 같은데.”잠깐 생각하던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상, 매일 야근의 연속일 텐데 혼자 두는 것보다 오빠와 아빠와 함께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서였다.소은정이 흔쾌히 허락하자 소은해는 아이처럼 밝게 웃으며 말했다.“고마워. 얼른 가봐.”소은해는 자연스럽게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집 안으로 쏙 들어갔다.뭐야? 비밀번호는 언제 알아낸 거야...한편, 태한그룹.이한석이 부랴부랴 달려와 박수혁에게 기사 내용을 보고했다.소은정이 기자들 앞에서 한 말들이 영상으로 인터넷 1면을 장식하고 있었다.영상 속, 단호하게 기자들의 무례한 질문을 받아치는 모습에 네티즌들은 통쾌함을 감추지 않았다.“기레기들, 아침부터 저게 무슨 짓이야?”“우리 은정이 언니 좀 그만 내버려 둬.”“죽으려면 혼자 곱게 죽을 것이지. 사고 낸 기사님은 무슨 죄래...”“은해 오빠 멋지다...”“은해 오빠, 은정이 언니랑 잘 어울리세요! 불륜 남녀들은 꺼져!”......댓글을 확인하던 박수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기자들이 왜 은정이 집까지 찾아간 거야?”박수혁의 질문에 이한석은 어이가 없었다.지금 불륜 남녀로 찍힌 상황에 가장 궁금한 게 그거라니...하지만 대표의 질문에 이한석은 고분고분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뭐... 기자들이 냄새를 맡고 찾아간 거 아닐까요...”소은정, 소은해, 한 사람은 지금 최고의 화제를 자랑하는 여자에 다른 한 사람은 최고의 톱스타, 기자들의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이었다.“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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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쌤통이야
하지만 소은정은 박수혁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그의 곁을 스쳐지났다.문 앞의 경비원들이 공손하게 인사를 건네자 그녀도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의 무심함에 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제 그녀의 마음속에 정말 그의 자리는 없는 것일까?소은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하지만 빌딩을 들어가기도 전, 수십 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었다.“박수혁 대표님, 올해 안으로 서민영 씨와 결혼하실 계획이신 겁니까?”“불륜 타이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서민영 씨 말고 숨겨둔 다른 애인은 없으십니까?”“정말 불륜녀 때문에 소은정 씨와 이혼하신 겁니까?”“소은정 씨에 관한 루머를 퍼트린 게 박수혁 대표님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사실이십니까?”......끊임없이 밀려드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기자를 노려보았다.무시무시한 포스에 기자는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다른 기자들은 질문을 멈추지 않았고 갑작스러운 소란에 거성그룹 경비원들이 달려 나와 기자들을 막아섰다.길이 뚫렸지만 박수혁은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을 떠들던 기자들도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다시 한번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로 찾아온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오늘 이 기사, 인터넷에 올린다면 기자로서 쓰는 마지막 기사가 될 테니 각오하세요.”차가운 박수혁의 말에 정적이 이어졌다. 박수혁의 말은 결코 한낱 허풍이 아님을 다들 잘 알고 있었기에 서로 눈치만 볼 뿐이었다. 소은해의 수표를 받은 기자도 그 포스에 눌려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2층 베란다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소은정은 예상대로인 박수혁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역시, 박대한이 안심하고 회사를 맡길만해. 이런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다니.하지만 불륜남녀라는 타이틀에도 계속 서민영을 사랑할 수 있을까? 서민영을 위해 특별한 선물까지 준비한 소은정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시선을 느낀 박수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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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불륜남녀
공은 공, 사는 사라지만 박수혁이 그녀에게 준 상처를 생각하면 화가 나는 건 사실이었다. 두 대표의 날카로운 언쟁에 회의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박수혁은 침묵하며 소은정을 바라보았고 그녀도 그에 대한 혐오를 숨길 생각이 없다는 듯 그 시선을 마주했다.아무런 감정도 없는 눈빛, 왜 그 눈빛에 자꾸 상처를 받는 걸까?박수혁도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이때, 임춘식이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제 생각에도 소 대표님 말씀대로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결국 소은정 뜻대로 진행하게 되고 세 사람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른 사안들을 의논하기 시작했다.회의가 끝나자 이한석이 기다렸다는 듯 들어와 보고했다.“대표님, 태한그룹 주가가 떨어지고 있습니다...”마침 옆을 지나던 소은정은 이한석의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쌤통이다.“중점만 말해.”이한석은 바로 태블릿을 건넸다.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 1위는 바로 “박수혁, 서민영 두 사람의 불륜.”자극적인 글귀와 실명 언급에서 느껴지는 노골적인 분노...네티즌들의 분노가 올라감에 따라 태한그룹의 주가는 끊임없이 하락세를 보였다.“불륜일 줄 알았어. 더럽게...”“저런 사람들이 계속 우리보다 더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게... 현타 온다.”“은정 언니, 팬클럽 주소예요!” ......댓글을 훑어보던 박수혁은 잠깐 침묵하다 고개를 들어 임춘식과 대화를 나누는 소은정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평소처럼 침착하고 차분한 얼굴이었다. 그의 시선을 느꼈는지 소은정은 살짝 고개를 돌렸지만 곧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갔다.자리에서 일어선 박수혁이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은정아.”박수혁의 목소리에 소은정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시죠?”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고 불꽃이 튀기는 듯한 팽팽한 기싸움에 임춘식은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다.“인기 검색어, 네가 한 거지?”박수혁의 질문에는 확신이 담겨있었다.소은정은 여유롭게 머리를 넘기며 대답했다.“그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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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호적
경비원들의 손에 이끌려 박수혁의 사무실에 도착한 박예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곧이어 경비원이 바로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았다.“오빠, 갑자기 왜 이래?”모르쇠를 대는 박예리의 뻔뻔함에 박수혁은 어이가 없었다.“왜 이래? 내가 왜 이러는 것 같은데?”박수혁의 말에 흠칫 놀라던 박예리는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몰라? 데리고 들어와.”박수혁이 이한석에게 말했다.그와 동시에 소은해에게 수표를 받은 기자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기자는 어색하게 웃으며 꾸벅 고개를 숙였다.“박 대표님, 박예리 씨, 안녕하세요.”박예리는 기자가 자신의 정보를 팔아넘긴 줄 알고 바로 박수혁의 팔에 매달렸다.“오빠, 저 기자 말 다 거짓말이야. 난 기자들을 매수한 적도 없고...”아차, 박예리는 입을 다물었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면 저 남자가 누구인지도 몰라야 하는 게 인지상정, 마음이 급해 스스로 모든 걸 인정해 버린 꼴이었다.박예리는 어색하게 손을 풀고 말했다.“일...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박예리,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박수혁의 차가운 말투에 박예리는 숨이 턱 막혔다. 무슨 짓을 해도 넘어가 주던 오빠였는데... 왜 이러는 걸까?오빠를 건드리지 말라며 당부하던 엄마 이민혜의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왜... 소은정 그 여자를 건드린 것뿐인데. 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야!박예리가 다시 불쌍한 척 연기를 하려던 그때, 기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대표님, 박예리 씨... 아직 잔금도 안 치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저도 그 돈 못 받겠습니다. 그러니까 전 놔주시죠.”“닥쳐!”다급해진 박예리가 소리쳤다.멍청한 기레기 주제에 눈치 없이 어딜 끼어들어!“박예리, 이제 네가 할 일은 하나뿐이야. 은정이한테 직접 사과해.”“내가 왜? 내가 왜 그 계집애한테 사과를 해! 결국 그 계집애가 피해 본 건 아무것도 없잖아.”이번 사건으로 소은정은 털끝 하나 못 건드린 데다 태한그룹 주가까지 떨어져 이미 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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