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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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1화
오리 요리로 청탁할 틈을 노리는 원경릉“보기엔 붓기가 가라앉았는데, “ 원경릉이 미소를 띄고 칭찬하며, “이 말 안 할 수가 없네, 왕야는 진심 잘 생겼다니까, 부어서 이런 거지, 보면 그런대로 잘 생기지 않았어?”“헛소리 다했으면 빨리 꺼져.” 우문호는 약간 열이 나는듯 하고 전신에 힘이 없는 것이 이 말벌이 독하긴 독하구나 싶지만, 그래도 원경릉만큼 독하진 못하다.“별 일 없으면 왕야 식사 시중을 들고 싶은데. 직접 자소오리(紫蘇鴨子, 차조기 오리요리) 만들어 왔거든. 술도 한 병 곁들여서, 왕야 이리 와서 나랑 한 잔해.” 원경릉이 손을 뻗어 우문호를 부축했다.“건드리지 마!” 우문호는 손을 뿌리치며 노기충천해서, “너 이 독한 것아.”원경릉이 간절하게, “왕야는 통이 크니까 나처럼 이런 소녀랑 대결하지 말았어 야지. 이번 일은 확실히 내가 잘못했네, 숨지도 않고 소리도 지르지 말고 바닥에 조신하게 서있었어야 했는데, 말벌이 나를 쏘게, 아이고, 어쩌다 왕야를 쏴서, 진짜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는지.”“너 지금 나 토해서 죽는 거 보고 싶은 거지?” 우문호가 몸을 돌려 단추구멍만 해진 눈을 겨우 뜨니 원경릉의 알랑거리며 비위를 맞추는 표정이 보였다, “기회는 한 번, 말할 거야 말 거야? 안 할 거면 꺼져.”“술도 마시……”원경릉이 우문호의 얼굴을 보니 진짜 못났다, “됐다, 너 지금 얼굴 너무 심하게 부어서 술 못 먹겠어, 밥 먹자, 자소오리는 처음인데 냄새 진짜 죽이지 않아? 안심해. 나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이러는 거 아니니까, 그냥 우리가 이렇게 싸우는 게 방법은 아닌 거 같아서, 이 생활 계속 해야 하는 거잖아? 모름지기 인화가 중한 법이지.”이 말은 지극히 논리 정연하고 이치에 합당해서 맺혔던 마음도 풀리게 만들어 우문호마저 받아들이려고 한다.우문호 생각에도 줄곧 다투는 것 자체가 귀찮은 일인데, 심지어 예전엔 거들떠도 보지 않던 원경릉이랑 다투는 것이니 말해 뭐할까.게다가 그녀는 지금 그렇게 싫지도 않고, 어쩌면 각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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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화
혜정후에 대해 듣게 되는 원경릉기왕 이렇게 된 이상 원경릉은 사양하지 않고 바로 얘기했다: “왕야한테 두 명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원경릉은 알고 있다. 이런 일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때는 얕은 데에서 깊은 데로 들어가야 한다. 듣는 사람을 곤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본론에 들어가서는 안된다. “누구?” 우문호는 역시 반감을 나타내지 않는다.“소요공(逍遙公).”우문호의 안색이 약간 변하며, “그 두사람에 대해 물어봐서 뭐하게?”“태상황 폐하가 그 사람에 대해 말씀하시는 걸 듣고, 그냥 호기심에.”“그 사람에 대해서는 나는 아는게 하나도 없으니, 물어봐도 소용없어.” 우문호가 싫은 얼굴로 말했다.원경릉은 약간 의혹이 드는 게, 이 소요공이란 사람은 전임 재상이 아닌가? 우문호가 어째서 그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을 수가 있지?탕양이 옆에서 눈짓하는 것을 곁눈질로 본 원경릉은 자연스럽게 소요공이 우문호와 원한 관계였음을 알고, “그럼 됐어, 두번째 사람에 대해서 물어볼 게, 혜정후(惠鼎侯) 주대유(褚大有)는?”우문호는 미간을 찡그리는 것이겠지만 붉게 부어 오른 미간이 일순간 번질거리며, “그 사람?”“그 사람은 행동거지가 어때?” 원경릉이 우문호의 표정을 보고 좋은 대답이 나올 거 같지 않다는 걸 직감했다. “한 마디로, 악랄해!” 우문호는 차갑게 말했다.원경릉이 악랄이란 단어의 의미를 바로잡아주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지만, 자신의 속마음은 놀랍게도 우문호의 성격은 함부로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지 않고, 오직 원경릉에 대해서만 악독할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런데 혜정후에 대해 악랄하단 한 단어로만 표현해? 네가 진짜 얼마나 속 좁은 인간인지 알겠다.“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 원경릉이 서둘러 말했다.“뭐하는 사람이냐고 묻는 거야?” 우문호가 물었다.원경릉은 조금 망설이더니, “우리 아버지가 동생을 그 사람한테 시집 보낸데.”우문호가 당황했지만 곧 냉정하게: “그럼 이제 여동생 장사 지낼 일만 남았네.”원경릉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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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3화
티격태격하는 원경릉과 우문호“왕야께서 그와 부딪히는 게 많아 결국 황제 폐하 앞에서 상황을 고하니, 폐하께서 조사를 분부하셨으나 오히려 그런 일이 없었던 것으로 되었습니다. 왕야는 이로 인해 황제 폐하께 심하게 질책을 당하셨는데, 군의 원수(元帥)를 무고한 죄였지요.” 탕양이 말했다.원경릉은 가슴을 부들부들 떨며, “그렇다면, 그가 살해한 여자가 그렇게 많은데, 전부 입다물게 했단 말이야?”“한 명만 제외하면 그렇습니다, 그 사람은 삼방부인의 친정 아버지인, 육주(陸州) 지부(知府)로 삼방부인이 죽었을 때 마침 아버지 육지부(陸知府)가 수도에 있어 딸의 시체를 봤더니 전신에 상처가 나 있고,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참담한 데다가 뱃속에 아이가 있었는데 직접 때려서 유산을 시킨 것을 알았습니다. 육지부가 당연히 가만 있지 않고 이 일을 조사하려 했으나……”“결국?” 탕양이 갑자기 말을 멈추자 원경릉이 다급하게 물었다.탕양이 한숨을 내쉬며, “조사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육지부가 미쳤거든요.”원경릉은 전신이 덜덜 떨리고 전신의 모든 구멍에서 분노가 터져 나와 머리카락까지 쭈뼛하게 서는 기분이 들며, “아무도 변태를 고치지 못한 거야?”우문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래도 심하게 맞긴 했지.”“누가 때렸어? 잘 때렸네.” 원경릉이 이를 갈며, “누가 왜 차라리 때려 죽이지?”“소요공!” 우문호가 원경릉을 흘끔 쳐다보고 말했다.“소요공?” 원경릉은 어안이 벙벙했다. 소요공은 나이가 많은데 과연 그를 심하게 때릴 수 있었을까? 힘과 권세! 원경릉은 소요공에게 꼭 인사 드리러 가겠다고 결심했다. 탕양이 말하길: “혜정후는 삼방부인이 죽은 뒤에 소요공의 조카 손녀와 결혼하고 싶다며, 심지어 주재상에게 중매를 부탁했지요. 혼담은 성사가 되었지만, 누가 알았겠습니까, 소요공이 이를 알고 용머리 지팡이로 혜정후를 심하게 팼는데, 혜정후가 삼일 간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굉장히 잔인하게 때렸다고 합니다.”“용머리 지팡이? 이름은 굉장히 무시무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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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4화
혜정후와의 결혼을 말리려 친정에 간 원경릉원경릉은 우문호의 약점이 뭐가 있는지 머리를 쥐어 짰다.맞아, 주명취. 하지만 이건 우문호의 역린(逆鱗)이기도 한데, 그의 약점을 틀어 쥠과 동시에 그의 역린을 건드리는 꼴이라 뒤끝이 장난 아닐 것 같다.“됐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고 안되면 내가 직접 혜정후를 만나면 될 거 아냐.” 원경릉은 화를 내며 자리를 떠났다.우문호는 콧방귀를 뀌며, 원경릉이 직접 혜정후를 만난다고? 원경릉이 그럴 베짱이 있으면 내가 원경릉 노비다.우문호가 사람을 얕잡아 보는 게 아니라, 정후부가 감히 주씨 가문에 맞설 수 없다는 말이다.원경릉은 말이 떨어지자 마자 바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라 다음날, 녹주를 시켜 혜정후에게 인사첩을 보냈는데, 혜정후는 왕비가 만나자는 요청을 거절한다는 직접적인 답장을 정후부에 보내지 않고, 혜정후가 요 며칠 집에 없다고 둘러서 말했다.녹주는 초왕부로 돌아와 화를 내며, 원경릉 앞에서: “혜정후도 마마님을 그다지 존중하질 않습니다. 분명히 집에 있었어요, 문지기가 가서 보고할 때 혜정후 대감이 마침 복도에 계신 것을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녹주야, 말이 많구나!” 기상궁이 호통을 쳤다.원경릉은 아무렇지도 않게: “혜정후는 잘 나가는 후작이니, 거드름을 피우고 나를 만나주지 않는 것도 정상이지.”“헤정후 대감은 왕야마저도 업신여기는 거예요.”“그야 당연하지, 지난날 왕야도 휘하의 장수에 불과하지 않았느냐.” 지난날 아랫사람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게다가 그 아랫사람한테 미움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원경릉은 속수무책이다.정상적인 혼인절차에 따라 혜정후가 정후부를 예를 갖춰 대한다면 어찌 장차 처형이 될 원경릉과 만나지 않을 수 있겠냐마는, 그가 아예 문전박대 하는 것은 정후부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는 표시다.바꿔 말해, 이 결혼은 대등하지 않다.“왕비 마마, 가서 정후 대감께 사정하시는 게 어떠세요?” 녹주가 말했다.“차라리 옥황상제에게 가서 사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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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5화
오빠 원륜문과 사촌 새언니 난씨의 입장원경릉이 미소를 띠고, “고마워요, 알려주시기 전엔 할머니를 찾아볼 생각을 못했어요.”하지만, 할머니를 누가 찾아 뵙는 걸 싫어한다고? 둘째 노마님이? 손녀가 병이 위중한 할머니를 찾아 문병하는 건 인지상정 아닌가?황씨는 열 받아서 머리가 지끈거리며, “열 받아 죽겠네, 하나도 나아진 게 없어, 철이 없어.”원경릉은 어머니를 내버려두고 바로 나갔다.문을 나가다가 누군가와 거의 부딪힐 뻔 했다.원경릉은 서둘러 뒤로 물러나 몸을 세우고 앞에 선 사람을 쳐다보는데, 우아하면서도 소박한 푸른 옷을 한 벌로 입은 잘 생긴 젊은 남자다.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오며, “오빠!”이 사람은 몸의 원래 주인 원경릉의 오빠 원륜문(元倫文)으로 서길사(庶吉士,한림원의 진사 벼슬 중 하나)다.전에는 가문의 자랑이었으나, 언사가 방자하다며 주씨 집안의 미움을 산 까닭에 지금은 한림원(翰林院)에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한량이다.“천방지축으로 뭐하고 있어?” 원륜문이 엄숙하게 말했다.“일이 있어서, 실례해요.” 원경릉은 원씨 집안 사람들에게 호감도 없고, 원륜문이란 사람에 대해 생각해 내는 것도 귀찮다.안에서 황씨가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들리자, 원륜문은 원경릉의 손목을 잡아 끌고, “너 또 왜 어머니를 화나게 했어?”“엄마가 화내는 걸 좋아하는 걸 어떡해.”“무례하게 굴지마라!” 원문륜은 얼굴을 굳히더니 호통을 쳤다.원경릉은 속으로 울화가 치미는데 황씨에게 화를 낼 수 없고, 마침 원륜문이 시체처럼 얼굴을 굳히자 화가 끓어올라, “무례한 게 무정한 것보다 나아.”“무정하다니?” 원문륜이 화를 냈다.“자기 친 딸을 혜정후같은 악인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는데 무정한 게 아니고 뭐야?” 원경릉이 차갑게 말했다.“누가 혜정후한테 시집을 보내려고 하는데?” 원문륜은 얼굴색이 확 변했다.원경릉은 그를 보고, “오빠 몰랐어? 아버지가 둘째를 혜정후한테 시집 보낸데, 이 참에 주씨 집안과 혼인 관계를 맺고 싶으신 거지.”“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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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6화
할머니를 찾아가는 원경릉정후부의 ‘단결’은 원경릉의 마음 속 저 깊은 곳의 잔인한 반골의 피를 들끓게 했다.“셋 까지 셀 동안 비켜요!” 원경릉이 난씨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난씨는 씩 웃으며, “어쩌나 비킬 수가 없네, 왕비마마께서 노마님께 가서 포악을 떨고 요란을 부리면 노마님 병환이 나빠지셔서 안되요.” 셋까지 세야 하나, 유치하다.원경릉은 그녀를 노려보며, “하나……”두 손으로 밀어젖히니 난씨는 비틀거리다가 넘어졌다.“죄송해요!” 원경릉이 빠른 걸음으로 갔다.“아야야, 왕비가 나를 치네, 왕비가 나를 치네……” 난씨는 땅바닥에서 날카로운 목소리로 크게 울어 대니 정후부 하인들이 다투어 와서 쳐다본다.원경릉이 걸음을 멈추고 잠시 멈칫 하더니, 큰 걸음으로 뒤로 돌아왔다.난씨가 울며: “도리가 땅에 떨어졌네, 좋든 싫든 내가 네 숙모인데, 나한테 손찌검을 하다니, 왕비라는 것을 믿고 친정에 와서 손윗사람을 못살게 구는 구나.”원경릉은 몸을 굽혀 차갑게 웃으며: “숙모, 입 닥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오늘 둘째 노마님도 감히 나와서 절 막질 않는데, 숙모가 나서서 앞잡이가 되 보겠어요?”“너…..너 지금 무슨 소리야?” 난씨가 잠시 울음을 멈춘 것이, 눈물을 아무리 쥐어짜도 한 방울도 나오질 않아서다.“예전엔 친정에 한 번 오려면 왕야께 여러 번 청을 드려야 했지만 지금은 내가 가고 싶으면 어디든 가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원경릉은 음흉한 듯이 말했다.난씨는 놀란 얼굴로, “소리 질러서 깜짝 놀랐잖아, 왕야께서 이제서야 너한테 신경을 끄신 거지, 그날 너희들이 우리 보라고 연극한 거잖아.” 그들은 그날, 분명 서로 사랑하는 부부인 척 가장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사람들의 의심을 불러일으켰다.“연극을 해도, 손발이 맞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난씨가 곰곰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게, 전에 원경릉이 친정에 왔을 땐 늘 소심하게 쩔쩔 매더니 이번 두 번은 베짱이 두둑하다.난씨는 소리도 못 내고 눈만 껌벅거리며 원경릉이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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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7화
원경릉을 찾아 온 원륜문희망은 깨끗하게 사라졌다.원경릉이 초왕부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원륜문이 왔다는 전갈을 들었다.원경릉이 원륜문의 얼굴을 보니, 희고 깨끗한 고상한 얼굴에 벌건 손바닥 자국이 나 있고, 한 쪽 볼이 부어 올라 있다. 정후는 무장 출신으로 따귀를 한 대 때리면 사람이 반쯤 넋이 나가곤 한다.원륜문은 화가 났지만 방법이 없어 원경릉에게: “이 일은 아버지와 말이 통하질 않아, 아버지는 둘째 동생이 무사히 시집 가도록 주씨 집안에 꼬리치느라 정신이 없으시다.”원경릉이 가볍게 탄식하며 녹주에게, “빙고에 가서 얼음 한 조각 꺼내 수건으로 싸서 가져오너라.”녹주가 명을 받들고 나가서 잠시 후 얼음을 가지고 돌아오자, 원경릉이 수건으로 싸서 원륜문 얼굴에 얼음찜질을 했다.원륜문이 원경릉을 보고, “동생, 아직 방법이 있을까? 왕야께 도움을 구해볼 수 없을까?”“구해봤어, 그 죽일 놈이 싫데.” 원경릉이 말했다.원륜문이 꾸짖으며, “동생, 왕야를 그렇게 말하면 안돼, 왕야는 좋으신 분이야.”“오빠는 도대체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길래 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야?” 원경릉이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 오빠도 혹시 초왕의 권세에 아부하고 있는 거 아냐?“왕야는 나라를 위해 전쟁에 나가 싸우고, 아무런 공도 다투지 않는데 어찌 좋은 사람이 아니냐?” 원륜문은 평소처럼 원경릉을 흘깃 보며, “설사 너를 잘 대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네 자업자득이야, 네가 왕야의 앞길을 망쳐 놓았으니.”맞는 말이다. 이게 어떻게도 씻을 수 없는 원경릉의 원죄다.원경릉은 화제를 돌릴 겸, “이 혜정후라는 사람이 정말 그렇게 악랄해?”그렇게 철저하게 악한 사람이라면 도대체 낯짝이 얼마나 두껍길래 이 세상을 멀쩡히 살아가는 거야?“잘 모르지, 하지만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혜정후가 삼방부인을 학대해서 죽였고, 또 이 인간이 여색을 밝히는데 마음에 드는 촌 아가씨나 신분이 낮은 여자는, 반드시 사로잡아 가는데 안타깝게도 증거가 없다고.”원경릉은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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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8화
원경릉의 이상한 행동이 미친 생각이 원륜문이 간 뒤에도 계속 자라났다.원경릉이 방에서 약 상자를 점검했다. 마취제, 있고, 거즈, 있고, 지혈제, 있고, 응급처치용 도파민, 있고, 아트로핀, 있고, 그 외 각종 자질구레한 약품들.비수, 없다. 서일한테 빌릴 수 있을 것이다.준비는 끝났다. 조사만 하면 된다.원경릉은 혜정후가 어디 자주 나타나는지, 언제 어떤 길을 지나는지, 신변을 보호하는 자가 얼마나 있는지, 무슨 무기를 휴대하고 다니는지 조사해야 한다.서일이 생각하기에 요즘 왕비마마께서 이상하시다. 한번은 와서 비수를 빌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시고, 한번은 와서 다른 암기는 없냐고 물어보시고, 한번은 남자의 가장 도드라진 특징이 뭐냐 고 묻질 않나.앞에 두 가지 경우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맨 뒤에 그건 사실 말로 하기 쉽지 않다.왕비는 정말 엄청나게 단순하다.어느 날 왕비마마께서 참신하게 남장을 하고 문밖을 나서는 것을 보고, 심지어 녹주나 상궁 둘을 데려가지 않고 후문으로 나가시는 것을 목격했다.서일은 이상하게 여겼지만 묻기가 죄송했다. 왕비께서 이런 취미를 가지고 계셨 다니, 이거 정말 송구하구만.둘째 날, 왕비는 찐빵 두개를 들고 또 밖으로 나갔는데 이날은 하루 종일 걸려 날이 어둑어둑 해서야 돌아오셨다.셋째 날도 마찬가지 였다.서일 생각에 왕야께 말씀드릴 필요가 있겠다.우문호는 붓기를 가라앉힌 후 바로 경조부로 가서 인수인계를 하고 정식으로 경조부 부윤 직을 맡았다.새로운 인사는 한바탕 질서있는 정돈이 필요한 법, 경조부 관원 수십명은 얽히고설켜서 인맥은 꼬일 대로 꼬여 있고, 스스로 세력권을 가지고 암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건 조금도 과장해서 말하는 게 아니다.우문호는 최대한 빨리 각종 업무를 숙달해야 했기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신없이 바빴다.이날 초왕부에 돌아오니 서일이 와서: “왕야, 요즘 왕비마마께서 이상하십니다.”우문호는 본래 상처가 있는 상태에다가 원경릉 얘기를 들으니 조금도 흥미가 생기지 않아, “왕비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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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9화
원경릉과 혜정후 눈이 마주치다우문호는 ‘응’하더니, “아첨하는 게 원경릉의 주특기 아니냐.”원경릉은 며칠 조사를 계속하며, 혜정후가 경성(傾城) 기생집에 노래를 들으러 자주 간다는 걸 알아냈다.하지만 날짜를 정해서 가는 게 아니라, 짬이 나면 가고 매일 가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군영에서 귀가길에 경성을 지나며 기생집에 들러 몇 곡을 듣는다.원경릉은 처음엔 들어갈 수 없었던 게 들어가서 노래를 들으려면 차 값과 상여금이 필요한데,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아 밖에서 배회하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혜정후는 말을 타고 귀가하는데 보통 두 사람만 데리고 다닌다. 이 두사람은 허리에 칼을 차고, 엄숙한 얼굴로 한 명은 안으로 따라 들어가고 한 명은 밖에서 기다린다.이날은 원경릉이 돈을 가지고 있어 들어가서 노래를 들었다.청색 남자 옷을 위아래로 빼 입은 남자는 허리에 띠를 묶고 출렁이는 아름다운 머리에 제갈공명 모자를 썼다. 화장을 안 했는데도 붉은 입술, 하얀 이, 눈썹도 깔끔해 일거수일투족이 전부 여성스럽다. 하지만 특이한 점은 눈썹을 약간 두껍게, 눈꼬리는 날듯이 가늘게 그려 부드러움 속에 패기를 약간 더하는 느낌이다.원경릉은 초왕부에서 서일의 걷는 자세를 배운 적이 있는데, 정말 온갖 고생을 다했다. 가슴을 동여매고 허리를 펴고, 걸음은 안정적으로 걷는 것으로 서일은 칼을 찼지만 원경릉은 쥘부채를 꽂은 게 서생(書生)이 무장의 행색으로 분장한 느낌이라 오히려 자연스러웠다.하지만 오늘 나올 땐 시간을 약간 지체한 것이, 원경병이 초왕부로 온다 길래 같이 밥을 먹고 왔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식사를 하며 원경병을 보니, 눈에 수심이 가득한 지라 몇 마디 위로의 말을 건넸다.그러고 경성 기생집에 도착했을 때 혜정후의 시종 하나가 밖에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뛸 듯 기뻤다. 그 말은 혜정후가 안에 있다는 소리다.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 겨우 혜정후와 근거리에서 접촉할 수 있게 되니 원경릉의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렸다.놀랍기도 하고 두렵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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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화
혜정후와 원경릉의 아슬아슬한 대화원경릉은 자신이 혜정후의 시선에 잡힌 것을 알고, 차분 하려고 애를 썼다.원경릉의 계획은 혜정후가 먼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사람이 많은 데서는 손을 쓸 수 없으므로 혜정후가 손을 쓸 수 있을 만한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그런데 막상 때가 닥치니 혜정후를 일망타진하듯 한 방에 잡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원경릉은 이즈음에서 생각하기를 그만두고 일어섰다.서일이 탕양의 분부에 따라 요 근래 계속 원경릉의 뒤를 미행했는데 원경릉이 경성 기생집으로 들어서자 서일도 옆문으로 들어갔지만 앉지는 않고, 문에 기대서 쳐다보고 있었다.원경릉이 걸어 나와 주변을 보며, 요 며칠사이 부근 길이 상당히 익숙해 졌으나 오늘처럼 마음 먹고 찬찬히 고대의 거리 풍경을 바라본 적은 없는 것 같다.북당의 수도는 참으로 번화해서, 가게와 온갖 진귀한 물건이 가득 하고, 업종마다 번창한데 비단가게, 보석가게, 쌀가게, 화장품가게 모두 손님들이 가득하다.원경릉이 걸으며 정신없이 쳐다보느라 뜻밖에도 마차 한 대가 원경릉 옆에 멈춰선 것을 알지 못했다.마차 그림자가 보이자 원경릉은 놀라서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가리개가 걷히고 혜정후가 보인다.원경릉이 요 며칠 바빴던 건 다 이 사람 때문이라, 비록 가슴은 철렁했지만 그다지 놀란 척 하지 않고 약간 당황한 듯 혜정후를 봤다.마음 속으로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드는게 그동안 계속 말을 타고 다니더니 오늘은 왜 마차일까.“공자, 제가 모셔다 드리지요.” 혜정후가 말했다.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괜찮습니다, 집이 별로 멀지 않아 금방 도착합니다.”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다. 원경릉은 지금 아무런 방비도 없고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방금 공자와 경성 기생집에서 노래를 들었는데, 공자도 음악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이시니, 어떻습니까? 술집에서 한잔 하시는 건?” 혜정후가 웃으며 물었다. 그가 뿜어내는 기색은 상당히 올바른 기운으로 마치 진짜 지인을 만난 것처럼 진실하게 임하고 있다.원경릉은 여전히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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