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왕세자비로 환생했다니!: Chapter 211 - Chapter 220
317 Chapters
211화 본왕은 왕비를 내쫓을 거야
고사가 말했다."비록 제압하실 수는 있으나 폐하께서는 절대 이 일로 저수부의 원망을 사지 않으실 거예요. 폐하에게 있어 측비를 들이는 일은 정상적인 일이에요. 지금 들이지 않는다 하여도 아마 미래에는 벗어나지 못할 거예요. 다만 현재는 일단 이 일부터 해결해야 하죠."우문호가 말했다."비록 전에 저명양을 측비로 들이라고 말을 꺼낸 적이 있으나 사실 부황도 속으로는 동의를 하지 않으셨어. 그리고 이번에는.... 만일 나에게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부황은 아마 나를 강요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자네 말이 맞아. 부황께 있어 내가 측비를 들이는 일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지. 이후에 부황께서 어떻게 협박할지는 일단 고려하지 않을 거야. 일단 눈 앞에 닥친 것부터 해결해야지."원경능은 우문호의 말에 마음이 서늘해졌다. 다행히도 현재 우문호는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이를 거부하고 있었다. 아니면 정말 어찌 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다만 만일 우문호 자신도 측비를 들이는 일을 찬성한다면, 그녀가 슬퍼하고 마음 아파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었다.원경능은 우문호가 천천히 냉정을 되찾는 얼굴을 바라 보았다. 사고를 하고 있는 모습은 특별히 지혜로워 보였다.원경능은 자신이 좀 남색에 미친 여자 같은 생각이 들었다. 늘 이러한 우문호를 뚫어지게 쳐다봤었다.현실은 우문호의 예상에 들어맞았다. 술시좌우 목여공공은 두 환관을 거느리고 초왕부에 왔다.그는 문지기에게 통보를 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정원에 들어서자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자세히 들으니 왕야 목소리 같았다."당신이 무슨 능력과 덕행으로 본왕의 원한을 사겠는가? 본왕은 그저 당신을 혐오하는 것이야. 당신은 옹졸하고 마음이 좁아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지. 현재 본왕은 당신을 보기만 하면 메슥거려서 토하고 싶어."목여공공은 대화를 들으면서 누구와 하는 말인지 생각했다. 왕비와 말하는 것인가? 왕야는 화가 나 미친 건가?목여공공이 들어가기도 전에 왕비의 목소리가 들렸다."절 혐오한다고요? 저라고 당신을 혐오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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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화 제왕이 측비를 들이다
목여공공이 떠난 후 부부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모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으나 원경능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슬퍼졌다. 눈물이 비오 듯 흘러내렸는데 안간힘을 써도 멈출 수가 없었다. 우문호는 처음에 원경능이 연기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구슬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매우 슬프게 우는 것이었다.우문호는 긴장되어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받치고는 부드럽게 손가락으로 눈물을 훔쳐주었다."왜 그래? 왜 갑자기 우는 거야? 불편한 거 아니야?"원경능은 그저 울기만 하였다. 점점 더 구슬프게 울었으나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이에 다들 조급해졌다. 희씨 어멈은 당장 태의를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원경능은 그제야 눈물을 그치며 말했다."아니, 난 괜찮네."울어서 두 눈이 잔뜩 부어 올랐다."왜 그래? 나에게 말해줘!"우문호가 가슴 아파하며 물었다. 그를 바라 보니 원경능의 가슴이 또 시큰시큰 했다."그저 우리가 다투던 말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아파요. 제가 떠나려고 하자 당신을 저를 내쫓겠다고, 아이를 없애겠다고 했잖아요. 거짓인걸 알지만 왜서인지 슬퍼지네요. 그 말들이 마치 바늘처럼 저의 가슴을 콕콕 찔러요."우문호는 가슴이 아파 그녀를 와락 안았다. 꽉 끌어안으면서 힘껏 그녀를 자신의 품 속으로 짓눌렀다. 코가 시큰거렸고 심장도 원경능의 말처럼 아팠다. 날카로운 아픔이었다.이순간 우문호는 이 평생 원경능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목소리는 놀라움과 아픔에 뜨거워졌다."이후로 이런 말들을 다시 하지 말기로 해. 연기라도 이런 말들은 하지 말기로 해. 아니, 우리 더 이상 연기하지 말자. 만일 이러한 일이 또 벌어진다면 내가 거절할게."원경능은 그의 품에 안겨 코 막힌 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눈시울은 여전히 뜨거웠다.목여공공은 궁으로 돌아간 뒤 희씨 어멈의 말대로 비밀을 지키지 않았다. 도리어 자세하게 이 일을 명원제에게 전달하였다. 명원제는 미간을 찌푸렸다."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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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화 이해 되지 않다
방 안에는 이미 결혼한 문경공주, 진평공주, 안평공주 세 명이 있었다.그리고 기왕비를 제외한 친왕비들이 거의 와있었다.손왕비, 위왕비, 안왕비 모두 매우 정교하게 치장하였는데 신분에 맞는 화려함이었다.제왕비 저명취는 상석에 앉아있었다. 목단 자수가 있는 붉은색 의복을 입고 머리에는 자줏빛 비녀를 꽂았는데 정교한 화장은 신분에 맞게 고상했다.원경능은 그녀에게서 불쾌한 표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세세한 표정까지도 모두 맞춤 하였다.그랬다. 제왕이 측비를 들이는 일도 모두 저명취가 거든 것이었다.원경능은 손왕비에게서 제왕이 측비를 들이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저명취가 황후마마의 명을 얻었다던 말을 들었었다.저명취는 원경능이 들어오자 살짝 미소를 지었다."초왕비 오셨어요? 얼른 앉으세요.""감사해요, 제왕비!"원경능이 말했다.임신한 뒤 처음으로 외출하는지라 원경능은 국보 팬다 같은 대접을 받았다. 뭇 공주들과 친왕비들은 모두 그녀를 살뜰하게 보살폈다.원경능은 앉힌 뒤 찻물과 간식거리들도 모두 세세하게 검사고서야 먹도록 권했다.필경 원경능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연루될 것이었다.원경능은 자신 때문에 다들 불편해하는 것 같아 이렇게 말했다."천천히 이야기를 나누세요. 저는 나가 좀 걸어야겠어요."손왕비가 웃으며 일어났다."저도 나가 좀 걸어야겠어요. 참, 제왕비를 아직 축하하지 않았네요."원경능은 잠시 멍해졌다. 축하라? 손왕비는 비꼬는 것인가? 타당한 말이 아니었다.그녀는 손왕비를 바라 보았으나 손왕비의 얼굴에서 장난스럽게나 비웃는 듯한 표정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최근 연속으로 남의 함정에 빠졌는지라 원경능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조금 뒤에 제왕을 만나 축하인사를 드리면 되지요."저명취가 담담히 말했다."오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축하한다는 말은 중요하지 않아요."원경능은 실로 크게 놀랐다. 정실로서 오늘 저명취가 가장 우울한 날이어야 했다. 그런데 저명취는 왜 조금도 개의치 않을 수 있을까?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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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화 경이로운 전투력
오늘 제왕부에서의 연회가 끝나자 제왕의 신혼방으로 들어갔다.붉은 수건을 걷어 올린 뒤 신혼방의 모든 사람들을 물렸다. 제왕은 원영의의 동그란 얼굴을 바라 보며 말했다."본왕 그대와 할 이야기가 있어."원영의는 눈을 깜박이더니 목을 주물렀다."왕야, 말씀하세요."제왕이 말했다."오늘밤 본왕은 이곳에서 묵지 않을 거야."원경의는 손을 뻗어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크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혀를 낼름 내밀었다."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네요."제왕이 순간 멍해졌다."그대.... 슬프지 않나?"원영의는 자리에서 일어나 관을 벋었다. 그리고는 탁자 앞으로 가더니 허겁지겁 음식을 먹었다."배고파 죽을 뻔 했어요. 오늘 온 하루 아침에 화장을 할 때 수제비를 조금 먹은 뒤로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요. 너무 야박하네요."제왕은 그녀를 바라 보았다. 정말 얼굴에 조그마한 불쾌함과 슬픔도 어려있지 않자 조금 마음이 놓였다."그렇다면 그대는 먹어, 본왕은 먼저 가보도록 하지.""잠깐만요."원영의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제왕은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 보아하니 쉽게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얼굴을 조금 굳혔다.원영의는 그를 바라 보며 아부하는 표정을 지었다."왕야께서는 초왕비와 친하세요?"제왕이 미간을 찌푸렸다."괜찮아, 왜?""그렇다면 초왕부로 가실 때 절 데리고 가시면 안돼요?"원영의가 그를 바라 보며 사정하였다."그대가 초왕부로 가 무엇 하는가?"제왕은 의아하여 물었다."초왕비와 이야기를 나누려고요."제왕은 그녀를 바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이 여인은 참으로 교활하군. 전진을 위해 일단 뒤로 물러날 줄도 알다니. 나와 단독으로 외출하면 자연히 함께 지낼 시간이 많아지지.'보아하니 이 여인도 예사 사람이 아니었다. 제왕은 담담하게 말했다."이후 가게 되면 그대에게 말해주지.""내일 가요?""안가!"원영의는 실망하였다."그럼 모레는요?"제왕은 싸늘하게 물었다."모레는 그대의 친정으로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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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화 마신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날 두 사람이 목여공공 앞에서 연극을 한 뒤로부터 계속 측비에 관한 교지가 내려지지 않았다.원경능은 이 일을 지나가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 밖으로 현재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기된 것이었다. 황제가 교지를 내지리 않아도 저명양은 이미 말을 꺼냈었다. 만일 이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저씨 가문의 체면이 깎일 것이었다.저씨 가문에서 이렇게 체면 깎일 것을 원할까?원영의는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저명양을 바라 보았다. 원래 초왕도 측비를 들이려 했었는가? 일찍 알았다면 먼저 지켜봤을 것이다. 초왕에게 시집을 가면 참으로 좋은 일이었다. 초왕비 언니의 동생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희씨 어멈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원경능을 부축했다. 저명양의 말에 실례되는 거동을 할까 봐 두려웠다.저명양은 음침하고도 차가운 눈빛으로 원경능을 바라 보면서 그녀의 답을 기다렸다. 원경능은 그녀를 바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나와 당신은 절대 자매가 되지 않을 거예요."저명양만 큰소리 칠 줄 아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도 호언장담할 줄 알았다.이 자리에서 저영양에게는 저수부가 있고 자신에게는 태상황이 있으니 죽기 살기도 해보자는 것이었다.저명양이 싸늘하게 웃었다."아마 인연이라는 것이 사람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인연이긴 개뿔!"원영의는 초왕비 언니가 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정의롭게 나섰다."당신이 초왕비로 되려 한다면 누군가의 결정을 받아야 해요. 초왕비 언니가 안 된다고 하면 초왕부에 들어가지 못하는 거예요. 벌거벗고 초왕을 유혹해도 안돼요. 초왕의 눈에 당신 같은 더러운 인간은 차지 않으니깐요."저명양은 싸늘하게 몸을 돌렸다. 원영의와 말을 섞고 싶지 않다는 모습이었다. 저명취는 조금도 도와주지 않았다. 혹은 그러한 생각이 없는지 그저 싸늘하게 수수방관하였다.원영의는 원경능을 바라 보며 우울하게 말했다."초왕비 언니, 저 너무 거칠게 말했지요?"원경능은 그녀를 바라 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그러나.... 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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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화 노기를 느끼다
다만 원경능은 호기심이 동했다. 태상황은 어디에서 이렇게 기괴한 물건들을 가졌단 말인가? 영사초라는 것을 들어보지도 못했었다.원경능은 뒷마당에 영사초 이외에도 기타 기괴하게 생긴 식물들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원경능은 천천히 둘러보면서 아름다운 꽃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가 손을 뻗어 만지려고 하자 희씨 어멈이 다급하게 말했다."만지면 안됩니다."원경능이 멈칫하고는 고개를 돌려 희씨 어멈을 보았다."왜?""식인화(食人花)입니다."희씨 어멈이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원경능은 비록 식인화를 직접 보지 못했으나 도서와 티비에서 본 적이 있었다. 어디 이런 모양이던가?이 꽃은 마치 장미처럼 생겼다. 다만 장미처럼 복잡한 꽃잎이 없고 여섯 쪽의 꽃잎으로 나뉘었는데 간단한 소용돌이 모양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안에는 노란색 꽃술이 몇 가닥 있었다.희씨 어멈은 원경능이 믿지 않자 바닥에서 나뭇가지를 주어 꽃술을 다쳤다. 여섯 쪽의 꽃잎이 신속하게 오므려지더니 "까뜩" 하는 소리와 함께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꽃잎이 다시 벌려졌을 때 나뭇가지는 이미 한 부분이 단절되어 있었고 그 부분은 이미 부스러져있었다."이 식물들은 모두 어디에서 찾은 것인가?"원경능이 놀라며 물었다.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실로 들어본 적도 없었다."소요공이 보낸 겁니다."희씨 어멈이 말했다. 이미 열 번도 넘게 소요공이란 세 글자를 들었다. 보아하니 그녀는 정말 이 소요공을 만나 뵈어야 했다. 건곤전을 떠날 때 또 마침 저명취, 저명양 두 자매와 마주쳤다. 원영의가 같이 있지 않은 것을 보아 두 자매는 아마 황후의 궁전에서 온 것 같았다.다만 원경능은 보지 못한 척 곧장 지나가려 하였다.저명취가 원경능을 불렀다."초왕비, 잠깐만요."원경능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 보았다."제왕비, 무슨 일이세요?"저명취는 미안한 얼굴로 다가와 말했다."둘째 동생은 늘 입바른 소리를 잘해요, 다만 악의는 없어요. 그러니 초왕비께서 달리 생각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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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화 저수부 찾으러 가다
저명양도 담담한 어투로 답했다."친분이 있다고요? 쳇, 일개 하인일 뿐이잖아요."저명취는 저명양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두 자매는 출궁한 뒤 친정으로 돌아갔다.저씨 저택으로 돌아온 저명양은 저명취를 거들떠보지 않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저명취는 조모님을 만나러 갔다. 수부 부인은 전의 "사고"에 인해 목소리를 잃은 뒤로 여태껏 회복되지 않았었다.수부 부인은 자연히 이 저택 중에서 자신에게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수부 부인은 자신의 본분을 지키기 시작했다. 평생을 함께 한 부부로써 저수부의 잔인함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마음에 둔 물건을 위해 일가붙이도 외면하는 사람이었다.수부 부인은 저명취에게 오늘 희씨 어멈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심장이 벌렁거렸다. 저명취에게 머리를 흔들면서 그 여인을 건드리지 말라는 표시를 하였다.저명취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손녀는 압니다. 그러나 명양은 희씨 어멈을 안중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수부 부인은 비통한 웃음을 짓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저녁 무렵 저수부는 저택으로 돌아왔다. 홀로 식사하는 것이 습관되었는지라 하인더러 방안에 수저를 차리라고 하였다. 이때 하인이 들어와 말을 전했다."어르신, 희씨 어멈이라는 분이 와서 뵙기를 청합니다."저수부는 고개를 들었다. 조금 멍한 눈빛이었다."희씨 어멈이?""네, 어르신."하인이 답했다.저수부의 잠시 멍을 때린 뒤 바로 정신을 차렸다."안으로 모셔오거라.""네!"하인이 명을 받고 나갔다.저수부는 곁에서 시중을 들던 늙은 관사를 바라 보았다."무슨 일 때문에 온 것 같으냐?"늙은 관사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소인 감히 추측하지 못하겠습니다."저수부가 담담하게 말했다."아마 초왕비를 위함이겠지."늙은 관사가 "네"라고 답하였는데 그 역시 조금 멍한 표정이었다.하인은 희씨 어멈을 모셔온 뒤 허리를 굽히며 물러나갔다.저수부는 몸을 일으켜 희씨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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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화 저측비의 명분을 정하다
저명양은 조부가 이유 없이 부르자 말을 전하러 온 하인에게 물었다."아까 왕비가 조부를 만나러 갔었느냐?"하인이 고개를 저었다."둘째 아가씨, 아닙니다."저명양은 사람관계를 잘 처리할 줄 알아 조부 곁에서 시중을 드는 하인들을 일찍부터 매수했었다. 그러니 만일 큰언니가 조부를 찾으러 간 것이 아니라면 아마 큰 일이 없을 것이다.아마 초왕과의 혼사를 위해서일 거다. 그리하여 저명양은 편안한 마음으로 문을 나섰다.그러나 그녀가 정원의 대문에 들어서자 늙은 관사가 다급하게 다가오며 말했다."둘째 아가씨, 어르신께서 아가씨더러 먼저 밖에서 꿇어앉아 있으라고 하십니다."저명양은 어안이 벙벙했다."꿇어있으라고? 왜?"관사가 말했다."어르신의 뜻입니다. 둘째 아가씨, 묻지 마십시오. 지금 어르신께서 크게 노하셔서 먼저 꿇고 계십시오."저명양은 조부의 위엄을 알아 감히 꿇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꿇는 것도 마음이 내키지 않아 물었다."관사, 나에게 말해줄 수 없겠나?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늙은 관사가 탄식하며 말했다."희씨 어멈이 오셨습니다. 둘째 아가씨, 왜 초왕비를 건드리셨습니까?"저명양을 이를 듣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난 조부를 뵈어야겠네. 할말이 있네."관사가 난처해하며 말했다."둘째 아가씨, 먼저 꿇어계십시오.""난 조부를 뵈어야겠네, 해명해야 할 것이 있네."하인이 고자질하였다고 조부께서 자신을 벌하시다니? 말이 되는 일이란 말인가?찻잔 하나가 방안에서 날아오더니 바닥에 깨지면서 산산조각 났다. 파편이 저명양의 몸에 튀자 깜짝 놀라며 연신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풀썩 무릎을 꿇었다.늙은 관사가 탄식하며 말했다."둘째 아가씨, 꿇어계십시오. 어르신께서 만나시려 할 때 해명하실 기회가 생길 겁니다."저명양은 비록 속으로 내키지 않았으나 감히 함부로 하지 못했다.저명양의 부친과 모친도 불려왔다. 방안에서 한참 동안 말을 나눈 뒤에야 나왔는데 부부는 바닥에 꿇어있는 딸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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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화 사죄하러 오다
우문호는 오늘 원경능이 저명양 때문에 태기가 불안정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천지를 진동하는 듯한 화를 냈다.제기랄, 모처럼 그날 원판이 출궁하여 진단을 내렸는데 태아가 안정적이라고 하였다. 양호한 상황 이대로 발전한다면 태아가 만 삼 개월이 될 때 초왕은 손이 아닌 진짜 재미를 좀 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현재 불안정적이 되었으니 삼 개월이 되어도 다치지 못할 것 같았다. 혈기왕성한 청년으로서 우문호는 당장 초왕부의 인원들을 모아 저명양을 끄집어내 사지를 찢어버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다만 그가 저씨 가문을 찾아가기도 전에 탕양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말했다."왕야, 왕비, 저수부께서 저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와 함께 사죄하러 오셨습니다."우문호와 원경능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서로를 바라 보았다. 요 몇 년간 저씨 가문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저수부가 한번도 찾아가 사죄를 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 저명양을 데리고 와 사죄를 하다니?고양이가 쥐 생각을 하는 것은 필히 좋은 마음이 아닐 것이다.우문호는 싸늘하게 말했다."잘왔군. 본왕은 저수부의 위풍이 정말 그렇게 대단하여 황실을 능가하는지 보아야겠구나."원경능은 그의 손을 잡으며 걱정스레 말했다."너무 충동하면 안돼요. 수습할 수 없으면 어떡해요."현재 국면이 그러했다. 황제는 저수부에게 화를 낼 수 있으나 친왕은 아직 그러하지 못했다. 참으로 난처한 상황이었다."걱정하지마, 난 저명양과 논쟁하지 않을 것이야. 보아하니 수명이 짧아 곧 죽을 관상이던데 내가 손댈 필요도 없어."우문호가 위로했다. 원경능은 그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아니요, 저수부의 미움을 사면 안되지만 저명양을 혼내줄 수는 있어요. 저희도 만만한 사람을 골라 괴롭혀야지요. 늙고 강직한 저수부를 괴롭힐 수 없으나 저명양을 괴롭히기는 식은 죽 먹기지요.""고견이군, 고견이야!"우문호가 탄복했다.우문호가 나가니 하인은 이미 저수부와 저명양을 이미 대청으로 모셨다. 저명양은 자리에 서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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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화 첫째로 가는 연적이 나타나다
우문호는 저수부를 바라 보며 이번엔 진심으로 말했다."저수부, 화내지 마십시오. 본왕은 이 일을 추궁하지 않겠습니다."필경 피까지 보았고 그렇게 뜨거운 물을 던졌으니 야들야들한 그 얼굴에는 꼭 물집이 생겼을 것이다. 물집이 생긴다면 한두 해 전에는 흉터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었다. 아직 시집가지 않은 아가씨에게 있어 이 처벌은 충분했다.용서할 수 있으면 가능한 한 너그럽게 용서해야 했다. 저수부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왕야께 우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우문호가 답했다."어느 가문에 불효자식 몇이 없겠습니까?"저씨 가문의 젊은이들은 확실히 무엄하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었다.저수부는 고개를 돌려 희씨 어멈에게 물었다."왕비의 상황은 어떠한가?"희씨 어멈이 답했다."태의가 진찰했었습니다. 요 며칠 동안 누워 휴식을 취하셨으나 큰 문제는 없으십니다.""그러면 시름을 놓았네!"그는 손을 흔들어 한 시녀를 불렀다. 시녀의 손에는 비단상자가 들려있었는데 그것을 탁자 위에 올려놓으라고 손짓하고는 말했다."여기에는 약 한 알이 있는데 전문적으로 아이를 낳는 부녀자들이 쓰는 것이네. 어멈이 왕비를 대신하여 잘 간수하게, 만단의 준비를 하면 좋네."희씨 어멈은 다가가 상자를 열었다. 안에 대모(玳瑁)상자가 있어 열어보니 방 안은 순간 상쾌한 향기로 가득 찼다. 희씨 어멈이 잠시 멍해졌다."보태무우환(保胎无忧丸)입니까?""그게 무엇인가?"우문호도 약 냄새를 맡고 물었다. 희씨 어멈이 설명해주었다."이는 대주 용태후의 보태(保胎)명약입니다. 부청방(傅青方)의 십삼태보(十三太保)를 용태후가 개량하신 겁니다. 만삭 전에 태아가 불안한 이가 복용하면 안정을 되찾고, 난산인 이가 복용하면 단번에 낳을 수 있습니다."희씨 어멈은 복잡한 눈빛으로 저수부를 바라 보았다."이 약은 구하기 매우 힘듭니다."저수부가 답했다."예전에 황후께서 임신하셨을 때 내가 마침 대주로 갔었네. 용태후는 황후께서 임신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나에게 몇 알을 선물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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