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111 - Chapter 120
1156 Chapters
제111화 죽고 싶지 않아
양측은 맨손으로만 싸웠다. 아무도 무기를 꺼내지 않았다. 양측 모두 최상급 조직이므로 규칙을 잘 알고 있었다. 또 서로 원수가 될 생각도 없었다. 그러니 싸우면서도 여지를 남겨 두었고, 필사적으로 손을 쓰지는 않았다. 마치 대련을 하는듯 그 자리에서 적당히 싸웠다.그러나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는 점 또한 서로 잘 알았다. 왜냐? 자칫하면 상대방에게 기선을 제압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 싸움도 서로의 체면을 생각한 것이다.서한기와 맞붙은 이터너티 쪽 리더는 실력이 아주 뛰어났다. 서로 몇 합을 겨루자 서한기의 몸에 적지 않은 회색 발자국이 찍혔다.짙은 색의 옷을 입고 있어서 허연 자국이 더 선명해 보인다.서한기는 실력도 만만찮은지라 상대방의 상태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서한기의 주먹에 한 대 얻어맞아 얼굴이 온통 청자색을 띠었다. 입가에는 약간의 핏자국도 배어 있고.서로 거리를 벌린 두 사람은 상대방의 뛰어난 실력에 만족했다. 서한기가 아주 기분이 좋은 듯 웃었다.“이봐, 실력 좋은 걸.”상대방 역시 입가에 묻은 핏발을 닦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과찬의 말씀.”양측의 싸움은 두 사람이 웃으며 대화하는 사이 따라 멈추었다.주위의 수하들이 잇달아 싸움을 멈추고 상대방을 주시했다. 여전히 기세를 누그러트리지 않은 채.싸움이 진행되며 서한기 쪽도 이터너티의 실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서로 막상막하의 엇비슷한 실력이니, 계속 이렇게 싸우다가 언제까지 갈지 몰랐다.이 싸움을 지켜보던 구매자가 서한기의 옆으로 가서 무거운 음성으로 말했다.“죄송하지만, 이 물건, 사지 않겠습니다.”서한기가 눈썹을 치켜세웠다.“안 사겠다는 게 확실합니까?”구매자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 잠시 망설였지만, 저쪽 편의 사람이 이터너티 쪽이라고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네. 포기하겠습니다.”‘내가 어떻게 원하겠어?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상대방이 이터너티 쪽 사람인데, 감히 이터너티에 맞설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저들 양쪽은 다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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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여기는 너를 환영하지 않아
다음날, 학교에서는 가짜 성적을 샀다는 둥, 부정행위를 했다는 둥, 또 문제지를 훔쳤다는 둥의 성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말할수록 듣기 거북할 정도였다.또 어떤 사람은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악의적으로 성연을 비난했다.물론 글을 올린 이는 송아연에 매수된 아이였다.없던 화제도 만들어 가며 여론을 성연에게로 몰아갔다.게시판에 올라온 내용은 아주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성연의 성품이 안 좋아 선생님도 존중하지 않았다고 했다. 심지어 성연이 다른 돈 많은 남자의 애인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시골에서 올라온 애가 어떻게 그런 후원자가 얻을 수 있겠는가?아주 일부의 사람들만 성연을 편드는 말을 했다. 이윤하 선생과의 불화는 분명 이윤하 선생의 잘못이지 성연의 잘못이 아니라며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호의적인 글들은 아주 조금 밖에 보이지 않았다. 송아연이 돈으로 모온 ‘댓글 알바'와 이름 모를 네티즌들에 의해 싹 지워진 때문이다.이 사건과 관련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네티즌들이 몰려와 계속해서 글을 올렸다. [요즘 학생들은 정말 하나 같이 건방져. 선생님을 직접 사과하게 만드는데도 부모는 팔짱 끼고 있는 거야?][집에 돈이 있으면 마음대로 하는 거야? 성적을 사는 일도 할 수 있다니, 세상 아직도 이런 법이 있어?][너무 대단하구나. 내가 공부할 때는 선생님 앞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었는데 말이야. 여학생이 선생님 앞에서 이런 강짜를 부리다니, 정말 대단해, 대단해.]“…….”성연을 욕하는 사람, 손가락질하는 사람, 또 이 사건을 그저 품평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그리고 그냥 심심해서, 이 게시물이 핫해서 들어와서 떠들썩하게 한 사람도 있었다.불과 하루 만에 이 게시물의 조회수는 만 회를 찍었다.일부 뒤 늦게 게시물을 본 사람들은 자신의 인기를 끌어들이려고 몰래 찍은 성연의 사진을 게시물 아래에 올리기도 했다.다른 사람이 이 게시물을 보는 목적이 무엇이든, 또 어떻게 생각하든 송아연은 상관없었다.자신의 목적은 이미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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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정말 가증스럽다
송성연이 웃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네. 지금 내 이름이 이렇게 ‘인기’ 있을 줄은. 학교 밖에까지 소문이 났단 말이야?’“부정행위? 직접 봤어요? 직접 봤다면 증거를 내놔 봐요. 몇 시 몇 분, 어디서 부정 행위를 했는지? 정확하게 말 못하면 유언비어 날조에 인신모욕으로 고소할 테니까.” 성연의 얼굴이 싸늘했다.영문도 모른 채 한바탕 막말을 들었다. 특히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욕을 먹으니 순식간에 기분이 나빠졌다.알바생이 기세 등등하게 대답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데, 가짜겠어? 아직도 몰라? 너 지금 게시판에서 유명인이야.”게시판이라는 말이 언급되자, 성연이 눈썹을 찌푸렸지만 표정에서는 드러내지 않았다.입술을 빼문 채 눈에는 비아냥거림이 가득했다.“다른 사람이 내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하면, 내가 부정행위를 한 게 되는 거야? 당신이 진짜로 봤냐고? 그럼 다시 말해서, 내가 당신이 돈 훔치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면, 당신 진짜 훔친 게 되겠네?”말하면서 성연이 휴대폰을 꺼내 점원을 향해 계속 사진을 찍었다.“아이고, 밀크티 가게 알바생 손이 너무 더러워. 마침 나한테 딱 걸렸네.”말하는 내내 알바생을 향해 큰 눈을 깜박였다.“이 사진들 게시판에 이 제목으로 올리는 게 어때요?”알바생의 얼굴이 온통 벌겋게 달아올랐다.“돈, 안 훔쳤어. 그만 멈춰, 그만해.”자신도 알았다. 성연이 정말 사진을 게시판에 올리면, 자신이 훔치지 않은 걸 거짓으로 올렸다해도 많은 네티즌들이 댓글창에서 자신을 비난하고 쑥덕댈 것이다.진짜 소문이 퍼지면 이 밀크티 가게 사장님도 가게 명성을 위해 자신을 해고할 게 분명했다.그럼 이 알바도 끝이다.곰곰이 생각하던 알바생은 마침내 성연이 이렇게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송성연이 부정행위를 했냐, 안 했냐는 나 혼자 결론 내릴 수도 없는 거지, 뭐.’‘스스로 꽤 정의감이 있다 생각했는데, 사실 흑백도 가리지 않고 떠드는 사람들과 무슨 차이가 있지?’‘이렇게 억울함을 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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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정말 그녀를 모욕하다
성연이 호주머니에 있던 손을 꺼내 인터넷 게시판에 들어갔다.이전에 가입했지만, 줄곧 들어간 적은 없었다.게시물을 뒤적거리다가 제일 위에 자신에 관한 글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온갖 죄명들이 모두 그녀의 머리에 씌워져 있었다.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성연은 학교 측에서 상황을 명확하게 확인해서 자신의 누명을 벗겨줄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었다.그러나 지금까지 학교 측에서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이런 유언비어는 이미 자신의 생활 깊숙이까지 파고들어 심각한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자신에게 무슨 손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학교에서는 그렇다 쳐도 게시판을 통해 이미 학교 밖에까지 소문이 났다.앞으로 그녀가 밥 먹으려 어디 들어가면 모두 쫓겨나지 않을까 싶다.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조급해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손을 써야 할 때다.보건실에 가서 서한기를 찾았다.마침 게임을 끝낸 서한기가 고개를 들어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성연을 쳐다보았다.보건실의 업무는 비교적 한가한 편이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면 자신이 침대에 누워 잠자거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보스, 왜 그래요?” 얼른 핸드폰을 내려놓고 의자에서 일어섰다.“네 컴퓨터 꺼내 봐, 내가 좀 쓰자.” 성연은 침대에 기대어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서한기는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캐비닛 안의 배낭에서 얇은 노트북을 꺼냈다. 성연이 직접 만든 이 노트북은 부하마다 한 대씩 가지고 있었다.노트북을 건네받은 성연은 고개를 숙인 채 말도 하지 않고 길쭉한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재빨리 입력했다.게시판에 들어가서 글쓴이를 찾은 다음, 그가 글을 올린 시간을 따라 IP 주소를 찾아냈다.그리고 바로 그 놈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개인 정보를 조회했다.성연은 글쓴이가 놀랍게도 북성남고 학생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검은 테의 안경을 쓴 얼굴에는 여드름 자국이 가득했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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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파산의 맛을 한 번 맛봐라
서한기는 학교 보건실 선생님으로서 CCTV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는 학교 경비실에 가서 보안요원에게 작은 물건을 잃어버려서 CCTV를 확신할 필요가 있다고 사정했다.조금도 의심하지 않은 보안요원이 바로 서한기에게 CCTV를 보여주었다.한 시간 후, 서한기는 그날 밤의 CCTV 화면을 찾았다.화면을 성연 앞으로 돌렸고, 화면은 검은 뒷모습에서 멈췄다.성연이 화면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CCTV에서 확인해 보니, 영상 속의 사람이 송아연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전에는 그저 송아연에 대해 의심만 했었다. 성연은 송아연이 좀 더 똑똑하게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서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의외였다. 이 시험지는 뜻밖에도 송아연이 직접 학교에 숨어 들어와서 훔쳤다.아마도 최근에 송씨 집안이 송아연 때문에 20억을 써서 돈이 없어서일 거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을 터.영상 속 인물이 송아연이니, 훨씬 일을 처리하기 쉬워졌다.“그날 밤 송씨 저택 앞의 CCTV를 확인해봐. 내가 IP주소를 줄게. 풀 수 있지?” 성연은 노트북을 켰고, IP주소를 입력했다.“보스, 저를 너무 우습게 보는군요, 당연한 것을.” 서한기는 보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바로 풀기 시작했다.10분도 안 되어 송씨 저택 앞의 CCTV를 확인했다.두 사람의 몸매를 비교해 보니, 자신을 모함한 사람이 송아연이라는 게 확실해졌다.“너는 이 두 CCTV를 녹화 영상을 편집해서 다운로드해서 내 휴대폰으로 전송해.”송성연은 손을 주머니를 꽂으며 나갔다.동영상을 편집하느라 바빴던 서한기가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를 한 번 보았다.“보스, 어디 가세요?”“그루터기에 토끼가 부딪쳐 죽기만을 기다린다.” 성연은 이 말만 하고 바로 가버렸다. 서한기는 영문 모르게 제자리에 서 있었다.교실이 있는 건물 옆의 큰 나무에 기대어 앉은 성연이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 많은 학생들이 건물에서 쏟아져 나왔다.학생들을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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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성연은 유성에게 송아연과의 채팅기록과 통장 거개내역을 캡쳐하게 한 뒤, 두 개의 CCTV영상 기록과 함께 게시판에 올리도록 했다.겁도 많고, 배짱도 없는 유성이 돌연 마음이 바뀔까 전혀 걱정되지는 않았다. 두 개의 CCTV에 이미 송아연의 범죄 사실이 모두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자신과 연루되는 것이 두려운 유성이 성연의 말을 듣기로 했다.“너 잘들어, 딴 맘 먹을 생각 하지도 마! 안 그럼 네 손가락 하나 부러지는 걸로 끝나진 않을 테니까!” 성연은 경고하듯 손가락을 꽉 잡았다.유성은 고구마를 먹은 듯 가슴이 답답했다. 송성연은 갓 시골에서 올라온 뜨내기라, 다루기 쉬울 거라는 송아연의 얘기를 듣고, 돕겠다고 시작했는데.‘그런데 이제 누가 좀 말해 줘. 앞에 있는 악마 같은 애는 도대체 누구인지.’“내가 어떻게 감히……지금 바로 올릴 게.” 손가락이 부러지는 듯한 고통을 참으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꺼내어 한 글자, 한 글자 입력하기 시작했다.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취지로 성연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마지막으로 채팅기록과 CCTV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게시판을 본 사람들은, 이런 반전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들 놀라서 어안이 벙벙했다.게시물 아래 달린 댓글 논쟁은 더욱 치열해졌다.기본적으로 ‘송아연 범죄의 실체’ 라는 논조였다.[송성연이야말로 가장 무고한 피해자네!][송아연이 송성연에게 고의로 뒤집어씌운 게 분명하구만!]게시판이 난리가 났다. 분위기에 휩쓸려 성연을 비방하던 사람들도, 자발적으로 댓글창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이와 동시에, 성연은 관련 증거들을 모아 교무주임 사무실로 가져갔다.가져간 자료를 본 교무주임의 안색이 확, 변했다. 얼른 전화를 걸어 이윤하 선생을 불렀다. 이윤하는 송아연의 담임교사다. 송아연이 관련된 일이므로 당연히 담임 이윤하가 자리에 있어야 한다.모든 증거들을 본 이윤하는 성연을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그런데 이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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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당신은 아직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예전 송아연이 피아노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았을 때, 이윤하는 교장의 지시로 송아연의 집으로 가정방문을 간 적이 있었다.저기는 송아연 집이 확실했다.사진은 조작이 가능하다 쳐도, CCTV 영상은 편집하기 힘들다. 학교에서 찍힌 뒷모습과 송아연의 집에서 나오는 아연의 옷차림이 똑같았다.교장 또한 착한 아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려 왔다.지금 이 상황에 이르러서도 아연은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교장이 교무주임에게 눈짓을 보냈다.즉시 교장의 의중을 알아차린 교무주임이 아연을 교장실 옆의 다른 방으로 데리고 갔다.교장실과 이웃한 벽 한 면은 유리로 되어 교장실 내부가 다 보였다.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아연은 교무주임을 따라 옆의 방으로 들어갔다.교장은 직접 송아연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송씨 집안에서 이 시간 한가한 사람은 딱 한 명, 지금 전화를 받는 임수정이다.교장이 온화한 어조로 인사하며 물었다.“송아연 어머님, 뭐 좀 궁금한 게 있어 전화 드렸습니다…… 혹시 송아연 학생이 월례고사 전날 밤에 어디에 있었는지요? 별 다른 뜻은 없습니다. 형식적인 것으로 학부모님들께 연락 드려 학생들 동정을 학인하는 취지입니다.”교장의 공손한 태도에, 임수정은 경각심을 늦추며 기억을 떠올렸다.시험 전날 밤이라면 지금도 똑똑히 기억난다.아연은 교장이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손가락을 손바닥 안으로 말아 쥐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제발 자신이 집에 있었다고 엄마가 말해 주길 빌었다.하지만 애석하게도, 딸의 울부짖음을 끝내 듣지 못한 엄마 임수정이 곧장 대답했다.“그날 아연이가 동급생 생일 파티가 있다고 했어요. 9시가 되어서 나갔다가 11시가 넘어서 돌아왔을 걸요. 그래서 제가, 곧 시험인데 집에서 복습이나 할 것이지 어디 또 나가냐고 했더니, 친구 생일이라고 하더라구요…… 아연이는 어른들 걱정 안 시키는 아이라 그냥 보내줬어요. 교장선생님,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아, 아닙니다. 감사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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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별 느낌 없어
이 폭탄 같은 뉴스가 터진 후, 사람들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게시판의 상황이 전해졌을 때, 모두들 반신반의했다.하지만 학교에서 인정하니 거짓일 리도 없었다.심지어 이 일이 송아연과 관련 있다니, 정말 생각도 못한 일이다.지난번 임정용 사건까지 돌아보며, 그 역시 송아연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지금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평소에 학교에서 청순 가련형의 외모로 인기 있던 아이였다. 그렇게 순수하고 연약해 보였던 애가 이처럼 모질고 악랄할 줄이야!평소 학교에서 송성연, 송아연 두 사람은 별 왕래도 없는 사이였다.그런데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상상이 안되었다.송아연의 악행이 적발됨과 동시에, 성연의 성적이 진짜라는 사실도 증명되었다.눈곱만큼의 거짓도 없이!많은 아이들이 성연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이제 약간의 동경과 팬심이 들어갔다.점수를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다니, 이건 그냥 ‘열공생’의 수준이 아니라 ‘공부의 신’수준이다.하지만 아이들의 이런 시선에도 성연은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그냥 평소처럼 자기 할 일을 할 뿐이다.다만 아이들이 소신을 좀 가졌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 말에 쉽게 휘둘리지 말고.송아연 문제는 해결되었다.얼마나 속이 시원한지 모르겠다.그날 밤 엠파이어 하우스로 돌아온 성연은 밤새도록 기분이 좋았다.학교에서 성연에게 일어난 일을 매일 보고하는 사람이 있었다.비서 손건호도 무진에게 대신 해결해줄 것인지 물었었다. 그런데 글쎄 사모님 혼자 알아서 잘 처리한 것이다.무진도 굳이 그녀의 흥을 깰 생각은 없었다. ‘이 집에서 제 하고 싶은 대로 하며 무척 편하게 지내는 것 같은데, 뭐.’저녁식사를 마친 성연은, 게임기를 꺼내 소파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게임을 했다.게임 종류가 참 다양하기도 하다. 하다가 싫증나면 다른 걸로 바꾸고, 물리면 또 다른 걸 한다. 제 하고 싶은 대로.게임들은 모두 성연이 직접 개발, 제작한 것들이다. 따라서 시중에는 없는 게임들은 자신의 성격에 딱 맞게 아주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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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네 차례까지 가지 않아
어느덧 일년에 한 번 열리는 WS 그룹의 주주총회가 다가왔다.주주총회를 위해 안금여는 오늘 특별히 옷차림에 신경을 썼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보다 우아하면서도 위엄이 느껴지는 모습이다.안금여와 강무진, 강운경, 그리고 강씨 집안 일가들 및 WS그룹 계열사 임원진들에 주주들까지 속속 대강당에 도착했다.회장인 안금여가 제일 먼저 자리에 앉았다.주주들과 강씨 집안 일가들의 호심탐탐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야욕에 찬 승냥이 떼 같은 눈빛들이 야심에 찬 눈빛들이 회의장을 둘러보던 안금여의 눈에 들어왔다. 분명 오늘 이 자리에서 격전이 벌어지리라는 것이 자연히 예상되었다.하지만, 여전히 평온한 안금여 얼굴엔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강무진과 강운경이 각각 안금여 양편에 앉았다.“모두 다 오셨습니까? 요즘 회사 실적이 양호합니다. 그럼 회의 시작하죠.” 안금여는 낮지만 힘있는 음성으로 총회를 열었다.“회장님, 연세도 많으신 데 집에서 편히 쉬시며 노후를 보내실 때가 되지 않으셨습니까? 괜히 회사 일 때문에 노심초사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제 회사에 젊은 인재들도 넘쳐 나는데,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셔야지요.” 주주 한 명이 느닷없이 일어서서 자신의 주장을 말했다.진작부터 나이 많은 전 회장의 부인이 눈에 거슬렸다.회사에 기여도 적은 사람이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니 늘 불만이었다.지금까지 군소리 없이 강씨 집안의 WS그룹에서 힘들게 일해 왔건만, 이 모든 게 누굴 위한 거란 말인가?“지금 그 말, 무슨 뜻입니까?” 안금여가 차가운 표정으로 조금 전의 발언자를 바라보았다.“무슨 뜻이긴요. 회장님. 강씨 고택은 노후를 보내시기에 더없이 좋은 곳 아닙니까? 회장님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셨지만…… 지금WS그룹은 답보상태입니다. 새로운 대형 사업이라 할 게 없습니다. 이제 그만 물러나실 때가 되었습니다.”그의 의사는 매우 명확했다.‘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없다면 꺼져라.’ 라는 말이다.WS 그룹은 비록 강씨 집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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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핍박
“강씨 집안은 남아 도는 게 돈이니, 강무진이 아무리 막 나가도 망하지 않을겁니다. 다들 더 이상 걱정 마세요.”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카를 괴롭히는 게 눈에 거슬렸던 강운경이 나서서 무진을 비호했다.“운경아, 네 말 참 듣기 거북하구나. 이 자리에 있는 작은 아버지와 삼촌들 모두 네 아버지, 내 형님을 따라 생사를 함께 했던 형제들이 아니냐? 우리 또한 이 강씨 집안의 일원이란 말이다! 그런데 지금 네 말에 삼촌들이 얼마나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이겠니?” 강씨 집안 셋째 어른인 강상규가 일어섰다. 그리고 강운경의 시선과 마주했다.입술을 깨문 강운경이 울분에 찬 눈빛으로 깊은 숨을 내쉬었다.애초에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는 충성을 다하는 척했던 두 사람이었다.이제 아버지가 안 계시니 본색을 드러낸다.“둘째 서방님, 말씀을 참 잘 하셨습니다. WS그룹은 모두의 것입니다. WS그룹에 오늘이 있게 된 것은 모두의 공로이지요. 그러나 우리 선대 회장님이 살아 계실 때, 여러분께 결코 박하지 않게 해드린 걸로 알고 있는데……오늘 이자리에서 강씨 본가를 곤란하게 하는 건 좀 지나치신 것 같군요” 차가운 음성으로 일갈한 안금여가 매서운 시선으로 둘째 시동생을 쳐다보았다.“형수님, 지나치긴요? 능력 있는 이가 자리에 오르는 건 예나 지금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또한 형님이 가르쳐 주셨던 교훈이지요.” 둘째 강상철의 얼굴은 웃고 있지만, 눈에는 냉기를 내뿜었다.회의장에 있는 대부분의 주주들은 모두 강상철과 강상규에게 강요받은 상태였다. 두 사람의 세력이 회사에서 점차 강대해지며, 주주들은 자연 그들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주주들은 알아서 두 사람에게 줄을 섰다.그들 말이 틀리진 않다.지금 강씨 본가에는 강무진뿐이다. 그리고 별 도움 안되는 안금여도.줄을 잘못 섰다가, 앞날에 무슨 화가 닥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눈치 빠른 이들은 둘째 강상철과, 셋째 강상규 쪽이 더 가능성 있다고 과감하게 그쪽 라인으로 갈아탔다.그러니 회의장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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