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래, 나 부자 맞아: Chapter 41 - Chapter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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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한편, 섹시하게 움직이는 육시준의 목젖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강유리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내 친구 중에 유명 투자자가 있는데 걔도 그랬어. 이 드라마 무조건 뜰 거라고.”“설마 그 친구라는 게 신아람이야?”‘연예계 미다스 손이라고 불리는 신아람을 제외하고 그런 장담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역시나 그의 말에 강유리는 깜짝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어? 네가 아람이를 어떻게 알아?”“...”호기심이 담긴 반짝이는 눈동자, 자연스레 늘어터린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하얀 목선...그 동안 미인이란 미인은 지겹게 봐왔지만 강유리, 이 여자는 왜 자꾸만 더 특별하게만 느껴지는 걸까?자연스레 그녀의 잔머리를 넘겨주던 육시준의 눈빛에 묘한 감정이 서렸다.“그래서 로열 엔터랑 협력 투자하고 싶다는 말이지?”“응.”강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당신 육경서랑 친하잖아. 로열 엔터에서도 나름 한 자리 맡은 것 같은데 이번 프로젝트만 제대로 해내면 당신도 출세할 수 있어. 아, 물론 당신 혼자 모든 리스크를 감당하라는 소리는 아니야. 유강엔터가 제작비 중 30%는 투자할 거야. 윈윈인 거지.”자신만만한 강유리의 모습에 육시준은 웃음이 터져나올 것만 같았다.다들 어떻게든 로열 엔터와 함께 일하고 싶어서 안달난 상황인데 강유리는 오히려 그녀와 함께 일하는 것이 큰 자비인 것마냥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유강엔터 상황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다른 회사들도 다 피하고 있는 거 아니야? 내가 왜 유강엔터랑 함께 일을 해야 하지?”“우리 회사에는 육경서가 있으니까.”강유리의 당당한 대답에 육시준이 어깨를 으쓱했다.“육경서는 로열이 버린 카드인데.”“내가 강덕준 감독 섭외할 수 있어.”“뭐?”육시준이 눈썹을 치켜세웠다.펜트하우스를 사는 데 자산 중 대부분을 다 썼음에도 아직 유강그룹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은 것 같은 모습에 괜히 장난기가 발동해 놀려줬던 것뿐인데 이런 대어가 딸려올 줄이야.‘강덕준 감독은 차기 오스카 감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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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80억이라는 가격에 망설일 줄 알았는데 다른 작품 저작권까지 다 사들인다고?“형, 내가 작가분 팬이라 작품은 다 읽어봤는데 이 좋은 소설인 건 맞아. 하지만 다른 소설은... 영상으로 제작되기엔 부족한 점이 많을 것 같은데...”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존경하는 작가에게 예우를 차려준 것뿐. 다른 네 작품은 이라는 대작을 만들기 위한 습작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런데 똑같은 가격으로 저작권을 사들인다니.이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릴리 작가와 독점 계약을 맺는 조건이라 해도 이건 너무 과하다 싶었다.임강준 역시 당황스럽긴 했으나 대표님의 결정은 절대 의심하지 않는 게 그의 신조였으므로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한편, 앉은 자리에서 400억을 써넣고도 차분한 형을 가만히 관찰하던 육경서의 눈이 번뜩였다.“설마... 형수님 때문이야? 며칠 전엔 갑자기 집을 팔지 않나... 그냥 주면 주는 거지 뭘 또 팔고 그런대? 그리고 내가 알아봤는데 이 소설 작가 신비주의긴하지만 한국 국적 아니라던데? 사실 형수님이 작가였다 이런 스토리는 불가능하다고.”“요즘 많이 한가한가 봐?”하지만 육시준의 차가운 말 한 마디에 육경서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괜히 까불었다가 남주인공 역이 물 건너가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캐스팅이 결정되기 전까진 형 비위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육경서가 입을 다무니 사무실은 다시 조용해지고 잠시 후 임강준이 다시 들어왔다.“연락해 봤는데 다른 작품 저작권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군요.”“고민을 해? 이건 그냥 공짜로 퍼주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도대체 왜?”이해가 안 된다는 듯 눈을 커다랗게 뜨던 육경서는 바로 울상을 지어보였다.“형, 혹시 돈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고 막 그래? 그럼 나, 나한테 좀 써줘. 유강엔터가 입김이 별로라 나 요즘 일도 많이 줄었단 말이야.”“강유리 말이야. 해외에 있는 3년 동안엔 뭘 했는지 전혀 모른다고 했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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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또각또각.급박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합니다. 저희 새로 온 사람들인데요. 주차 자리를 못 찾아서...”하지만 창문이 천천히 내려가고 운전석에 앉은 여자의 얼굴이 모습을 드러내자 성신영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언니가 여길 어떻게...”“빌라 주민들은 다 개인 차고 받았을 텐데. 이게 무슨 민폐야?”이에 성신영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그리고 머릿속에 며칠 전 임천강과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펜트하우스에 사는 LK그룹 대표도 스포츠카를 모으는 게 취미라고 했었지. 저번에 얼핏 봤을 땐... 붉은색 벤틀리 밖에 안 보이더구만. 그러고 보니 같은 차종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지. 내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강유리 차일 리가 없잖아.’성신영이 고개를 거세게 저었다.“언니가 사는 오피스텔은 여기가 아닐 텐데?”턱을 살짝 치켜든 성신영이 말을 이어갔다.“설마... 나랑 오빠 신혼집 구경하고 싶어서 온 거야?”“돈은 마련했나 보지?”하지만 강유리의 차분한 말에 성신영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는다.‘하여간... 사람 아픈 데만 골라서 콕콕 찍는단 말이야...’지금 이사가 코앞인데 집값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해야 입주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게 바로 오늘.임천강이 옆에 없는 이유 역시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부동산 측에 물으러 가서였다.“그럼!”하지만 강유리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순 없는 법.성신영은 더 당당하게 나갔다.“아, 그러고 보니까 저번에도 언니 덕분에 아빠가 날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게 됐어.”‘집안 기둥 다 빠져나가는 걸 모르고 멍청하긴.’“아빠가 나 신혼집 해준다고 계열사까지 넘기셨지 뭐야. 그러지 말라고 해도 나한테는 뭐든 최고로 해주고 싶으시다지 뭐야?”강유리 앞에서 자신의 우월감을 뽐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성신영이 놓칠 리가 없었다.“그런데 더 대박은 뭔지 알아? LK그룹이 우리 유강그룹 계열사에 관심이 있다나봐.”그녀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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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저 멀리서부터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임천강이 부랴부랴 달려오더니 바로 물었다.“신영아, 왜 그래?”하지만 고개를 돌린 그 역시 강유리를 발견하고...“오랜만이야, 강유리.”평소라면 성신영과 한편에 서서 강유리에게 악담을 퍼부었을 텐데 오늘 그의 목소리는 유난히 부드러웠다.하지만 빠르게 다가오는 경비원을 보느라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성신영은 겁 먹은 얼굴로 임천강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오빠, 얘기는 잘 끝냈어?”“아, 응.”멍하니 강유리를 바라보던 임천강이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무조건 전액 현금으로 구매해야 한다네. 부족한 돈은 아버님께서 마련하시기로 했으니까 입주하는 데는 문제 없을 거야.”입주에 문제가 없다는 말에 성신영이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그럼 그렇지. 이제 나도 이 JL빌라 입주민이나 마찬가지야.’그리곤 바로 우아한 표정으로 경비원들에게 따져물었다.“JL빌라는 외부 차량 출입금지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아무나 들여도 되는 거예요?”너무나도 당당한 그녀의 태도에 당연히 방금 전 전화를 건 여자가 성신영이라고 생각한 경비원이 그녀를 향해 허리를 굽신거렸다.“죄송합니다, 강유리 님. 저희 실수입니다.”“강... 유리 님?”성신영이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그 뒤편에서 강유리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손을 저었다.“제가 강유리입니다. 방금 전 전화드린 사람이요.”강유리, JL빌라 펜트하우스의 주인...빠르게 머리 회로를 돌린 경비원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굽신대기 시작한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지나치게 비굴한 모습에 강유리는 손사래를 치며 턱끝으로 성신영의 차를 가리켰다.“아니에요. 그건 그렇고 저 차량 JL빌라 입주민 차량 맞나요?”“아, 본사 측 매니저님과 함께 들어오신 것 같습니다.”“그러니까 아직 입주민은 아니라는 거죠.”“저희 측에서 조회한 정보로는 그렇습니다.”“그렇데 이렇게 길을 막고 있어도 되는 건가요?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 같은데.”시계를 힐끗 쳐다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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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아무것도 모르면서 강유리를 깎아내리기 바쁜 성신영의 모습이 아니꼬왔지만 자기 입으로 강유리의 남편이 재계 1위 그룹 대표 육시준이라고 밝히는 건 죽기보다 더 싫었으므로 임천강은 어색하게 고개를 돌려버렸다.“강유리가 어떻게 살든 그건 걔가 알아서 할 일이야. 신경 쓰지 말자.”차갑게 굳은 임천강의 얼굴을 확인한 성신영의 입가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실렸다.‘그래. 오빠도 이젠 강유리한테 완전히 실망한 거야. 이제 오빠한테는 나뿐이라고.’그리고 그녀 역시 고개를 들어 아득하게 높은 철대문을 바라보았다.‘무슨 대가를 치러서라도 저곳으로 들어갈 거야. 강유리보다 뒤처질 수는 없어.’한편, 빌라를 나선 강유리는 거세게 엑셀을 밟았다.비록 두 사람을 골탕 먹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둘에게서 받은 배신감에 비하면 이 정도 복수는 턱도 없었으니까.바로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여보세요.”“누나. 로열 쪽에서 저작권 사겠대. 대표가 강력하게 밀어붙였다는데? 게다가 다른 세 작품 저작권까지 사겠다는데. 가격은 전부 80억으로.”끼익!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말에 강유리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핸들을 꽉 쥔 강유리의 눈이 커다래졌다.“대표가 직접 밀어붙였다고?”“응. 대표 비서라는 사람이 직접 나한테 연락 왔었어.”“게다가 다른 작품 저작권까지?”“응. 그 망작들까지 전부 다 사겠대.”“허...”헛웃음을 끝으로 한참을 침묵하던 강유리가 겨우 입을 열었다.“아니, 그 사람 바보 아니야? 아니, 애초에 그런 안목으로 사업을 어떻게 하는 거래? 그 쓰레기 같은 작품을 왜...”다 무너져가는 유강그룹 계열사에 말이 좋아 작품이지 낙서나 다름없는 작품까지...설마 돈이 썩어나는 건가?“누나는 참... 스스로에게도 참 가차없구나. 자기 작품을 쓰레기라고 말하는 사람이 어딨어.”“큼, 그나저나 아쉽네. 그쪽에서 그렇게 쉽게 오케이 할 줄 알았으면 80억이 아니라 좀 더 높게 부르는 건데.”‘게다가 내가 눈독 들인 회사까지 빼앗으려고 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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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아니, 왜 굳이 유강그룹 계열사를 인수하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서 말이죠.”강유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 그건 저도 이해가 안 가긴 마찬가지예요.”육경서가 어깨를 으쓱했다.어차피 그의 머릿속에라도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이유를 알아낼 길은 없으니 강유리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육경서 씨가 지금까지 연기했던 작품들 쭉 훑어봤는데 로코 장르가 대부분이더라고요? 육경서 씨 데뷔 년차도 꽤 쌓였고 이미지 변신이 필요할 것 같은데.”이에 육경서의 눈이 반짝였다.“! 저 그 작품 주인공 할 수 있는 거예요?”원작 속 남자주인공은 잘생긴 외모는 물론이고 명석한 두뇌와 따뜻한 마음까지 겸비한 그야말로 완벽한 이미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배역을 따내고 싶었다.‘형수님만 오케이하며 형이야 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고... 그러니까 제발...’“아, 남자주인공을 연기하기엔 육경서 씨가 조금 부족할 것 같고... 서브 남주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육경서 씨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고...”하지만 육경서의 머릿속에는 온통 “육경서 씨가 조금 부족할 것 같고”라는 말 뿐, 다른 말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내가... 내가 부족해? 하, 내가 찍은 작품마다 다 대박이었어! 게다가 조연이라니. 난 조연은 해본 적도 없다고!’한편, 그의 마음을 알 리가 없는 강유리는 캐릭터 분석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서브 남주는 재벌 2세인데 육경서 씨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잘 맞을 것 같고요. 지금까진 항상 차도남 스타일만 연기했잖아요. 서브 남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스타일이라 육경서 씨 이미지 전환에도 도움이 될 것...”“이 얼굴로 조연이요?”참다 못한 육경서가 물었다.“그럼 주연은 누군데요? 도대체 누구길래 이 육경서를 밀어내고 주연을 하는 거냐고요! 대표님, 나 육경서예요.”‘내가 얼마나 핫한지 몰라’라고 얼굴에 적혀있는 모습을 보던 강유리가 헛웃음을 지었다.‘생각보다 자기 커리어에 프라이드가 대단하네.’“주연은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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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그의 말에 수화기 저편의 침묵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자기? 육경서 따위한테?’그대로 전화가 끊겨버렸지만 육경서는 별 개의치 않았다.‘하여간 성질머리 하곤.’그리고 바로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준아, 나 파리행 티켓 좀 끊어줘. 지석 선배님과 함께 귀국해야겠어.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알겠지?”뜬금없는 부탁에 매니저는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공항으로 마중나가는 것도 충분한데 파리까지 간다고? 굳이?“형, 우리도 나름 톱연예인인데 굳이 파리까지 가야겠어?”“아 됐고, 얼른 끊어줘. 얼른!”한편, 강유리는 다시 회사 재무제표를 살펴보았다. 그녀가 회사를 이어받은 뒤로 투자 예정이던 예능이며 영화, 드라마가 일정을 앞당기게 되면서 수익은 확실히 좋아진 상태였으나...그전에 성홍주가 남겨둔 구멍이 너무 큰 탓에 올린 수익이 미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연말까지 수익 2배...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야.’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뿐.전에 그녀에게 얘기했던 수익이 지나치게 높다는 걸 인정하게 만들거나 성홍주가 매도한 자산들을 전부 매입하는 것.“나 잠깐 나갔다 올게요.”이 말만을 남기고 쌩하고 회사를 나선 강유리는 바로 로열 엔터 본사로 향했다.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건 대표 사무실로 들어가기도 전에 짜증 나는 얼굴과 마주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비서에 고문 변호사까지 대동한 성홍주 역시 강유리를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강유리, 네가 어떻게 여길...”그리고 뭔가 눈치챈 성홍주가 무거운 목소리로 경고했다.“LK그룹이 유강그룹 계열사를 인수한다면 본사 주가에도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러니까 방해하지 말고 잠자코 있어.”이에 강유리가 헛웃음을 지었다.“하, 집안 기둥뿌리 다 팔아서 사생아 딸한테 갖다바치는 분이 이제 와서 회사 생각하시는 척하지 마세요.”“사생아라니! 신영이 네 동생이야. 꼭 말을 그렇게 해야겠어. 그리고 나라고 피붙이 같은 계열사들을 다른 사람한테 넘기고 싶겠어?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강유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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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한편, 비록 강유리 앞에서는 당당한 척했지만 강유리와 육시준이 친근한 모습으로 귓속말을 나누는 걸 보니 왠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육시준이 직접 강유리 마중까지 나오다니. 그리고 둘이서 뭘 속삭이고 있는 거야...’어쨌든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려던 그때, 비서처럼 보이는 남자가 다가왔다.“성홍주 대표님 되시죠? 모시겠습니다.”비서의 뒤를 따르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던 성홍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육시준 대표님은 저기 계시는 것 같은데...”이에 비서가 친절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대표님께서는 급히 나가보셔야 하셔서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아, 알겠습니다. 기다리시죠.”한편, 조용한 카페숍.파일을 탁 하고 내려놓은 강유리가 씩씩대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파일을 펼치던 육시준은 겉으로는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혹시나 진짜 정체를 들키는 건 아닐까 여간 불안한 게 아니었다.“유강그룹 건 때문에... 우리 대표님 만나려고 했던 거야?”“하. 진짜 당신 회사 대표 진짜 미친 거 아니야?”강유리가 짜증스레 소리쳤다.겨우 연이 닿아 좋아했었는데 성홍주에게 선수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 그녀는 만나주지도 않다니.도저히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하, 다 무너져가는 계열사들은 도대체 왜 욕심을 내는 거래? 돈이 썩어난대? 차라리 그러면 기부를 하지 그래?”반면 육시준은 평소 진지한 척 무게를 잡던 모습과 달리 여러 가지 표정을 지으며 화를 내는 강유리의 모습을 보니 오히려 그 또래 여자아이들처럼 발랄해 보여 마음에 들었다.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지만...“웃어?”돌아온 건 강유리의 핀잔뿐이었다.“뭐가 웃겨! 당신도 진짜 바보 아니야? 유강그룹까지 빼앗기면 나 당신 못 먹여살려!”그러자 육시준의 표정이 확 진지해졌다.“큰일이긴 하네.”“흥.”그 뒤로도 강유리는 도저히 무슨 일을 하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다느니, 더러운 자본에 욕심을 낸다느니,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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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이때 강유리가 눈을 반짝이더니 몸이 앞으로 확 쏠렸다.“내가! 내가 인수할 거야.”그런 그녀를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으로 바라보던 육시준이 물었다.“감히 LK그룹과 싸우겠다?”하지만 강유리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오늘 직접 얼굴 보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약속을 먼저 깬 건 그쪽이잖아? 그리고 유강그룹은 애초에 우리 집안 계열사기도 하고. 아마 그분도 날 이해해 주실 거야. 그리고 내가 뭐라고 나 같은 거랑 싸우시겠어.”“하지만 LK그룹 대표는 생각을 예측할 수 없는데다 돈에 욕심만 많은 대머리 노총각이잖아?”“큼큼...”‘아까 너무 흥분해서 남의 회사 오너를 너무 심하게 흉을 봤네.’이에 강유리가 넉살좋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찡긋했다.“아까는 내가 너무 흥분해서 헛소리한 거야. 설마 그 사람한테 막 이르고 그럴 건 아니지? 부부는 일심동체잖아. 내가 잘 돼야 당신한테도 좋은 거야.”‘부부는 일심동체?’“부부”라는 단어가 마음에 든 육시준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그리고... 육시준한테 자기라고 했다면서?”“엥?”진짜 남편인 그에게는 여보니 자기니 애칭 한번 불러준 적 없으면서 다른 남자에게는 서스럼없이 자기라니.단단히 삐친 육시준과 달리 그를 바라보는 강유리는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그래도 계열사 인수건에 관해선 육시준한테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게 사실이니까... 어쩌겠어. 내가 달래줘야지.’“그건 그냥... 습관? 닉네임 같은 거야. 육시준 씨한테만 그러는 것도 아니고 다른 연예인들한테도 그렇게 부르곤 해. 뭔가... 친근해 보이잖아?”“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런다고?”“...”항상 우아한 백조 같은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걸 처음 보는 강유리는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누가 보면... 내가 바람이라도 피운 줄 알겠어.’“아니, 사이가 좋으면 친근하게 그렇게 부르기도 하잖아.”“난 용납 못해.”진지한 그의 표정에 강유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휴, 저렇게 잘생긴 얼굴로 안 된다고 못을 박는데 어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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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우리가 아니라 그냥 아버지가 곤란하신 거겠죠. LK그룹이 아버지를 가지고 놀든 말든 저랑 무슨 상관이죠? 계열사를 처분하려고 하실 때 제 의견 한 번이라도 물어보신 적 있으세요?”강유리는 여유롭게 하품까지 해가며 대꾸했다.딱히 부정하지 않는 그녀의 답변에 성홍주는 이 모든 게 강유리의 농간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곤 말을 이어갔다.“왜? LK그룹을 설득하면 내가 고분고분하게 포기할 줄 알았어?”그제야 강유리는 눈을 번쩍 떴다.긴 속눈썹이 부채처럼 펼쳐지고 그 속에 숨겨졌던 날카로운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이 세상에 기업이 LK뿐이야? 가격만 좀 더 낮추면 다른 그룹에 충분히 넘길 수 있어. 정 안 되면 다른 계열사도 처분하지 뭐.”이에 휴대폰을 잡은 강유리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아버지... 아버지가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계열사를 처분하네 마네 하세요? 그거 다 우리 엄마 거라고요.”“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생각은 안 해봤어?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내가 너한테 못해준 게 뭐니. 그런데 넌 네 동생한테 어떻게 했는데...”어차피 네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서로 싸워봤자 답도 없는 싸움이 될 게 분명하니 강유리는 아예 전화를 끊어버리곤 휴대폰을 던져버렸다.‘항상 이런 식이야. 아버지는 성신영 생각뿐이지.’어렸을 때는 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못 받고 자란다는 이유로 더 챙겼고 커서는 성신영이 철이 들고 착하다는 이유로 그녀를 더 이뻐한 성홍주다.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을까? 그들이 사치를 부리느라 쓰는 돈들 전부 그녀의 어머니의 소유였다는 것을.‘이게 도둑질과 다를 게 뭐야.’이때 뒤편에서 큰 손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그리고 귓가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그래?”‘어쩜, 잠긴 목소리도 이렇게 매력적이래?’성홍주와의 통화로 불쾌했던 기분을 싹 가시게 만드는 목소리에 강유리가 고개를 돌렸다.밤새 솟은 수염마저도 섹시하게 보이게 만드는 완벽한 얼굴.‘이젠 익숙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볼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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