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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

그의 말에 수화기 저편의 침묵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자기? 육경서 따위한테?’

그대로 전화가 끊겨버렸지만 육경서는 별 개의치 않았다.

‘하여간 성질머리 하곤.’

그리고 바로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성준아, 나 파리행 티켓 좀 끊어줘. 지석 선배님과 함께 귀국해야겠어.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알겠지?”

뜬금없는 부탁에 매니저는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공항으로 마중나가는 것도 충분한데 파리까지 간다고? 굳이?

“형, 우리도 나름 톱연예인인데 굳이 파리까지 가야겠어?”

“아 됐고, 얼른 끊어줘. 얼른!”

한편, 강유리는 다시 회사 재무제표를 살펴보았다. 그녀가 회사를 이어받은 뒤로 투자 예정이던 예능이며 영화, 드라마가 일정을 앞당기게 되면서 수익은 확실히 좋아진 상태였으나...

그전에 성홍주가 남겨둔 구멍이 너무 큰 탓에 올린 수익이 미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연말까지 수익 2배...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야.’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뿐.

전에 그녀에게 얘기했던 수익이 지나치게 높다는 걸 인정하게 만들거나 성홍주가 매도한 자산들을 전부 매입하는 것.

“나 잠깐 나갔다 올게요.”

이 말만을 남기고 쌩하고 회사를 나선 강유리는 바로 로열 엔터 본사로 향했다.

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건 대표 사무실로 들어가기도 전에 짜증 나는 얼굴과 마주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비서에 고문 변호사까지 대동한 성홍주 역시 강유리를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강유리, 네가 어떻게 여길...”

그리고 뭔가 눈치챈 성홍주가 무거운 목소리로 경고했다.

“LK그룹이 유강그룹 계열사를 인수한다면 본사 주가에도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러니까 방해하지 말고 잠자코 있어.”

이에 강유리가 헛웃음을 지었다.

“하, 집안 기둥뿌리 다 팔아서 사생아 딸한테 갖다바치는 분이 이제 와서 회사 생각하시는 척하지 마세요.”

“사생아라니! 신영이 네 동생이야. 꼭 말을 그렇게 해야겠어. 그리고 나라고 피붙이 같은 계열사들을 다른 사람한테 넘기고 싶겠어?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강유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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