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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두 여자가 강유리 험담으로 똘똘 뭉치고 있던 그때, 감독을 비롯한 오늘 오디션 심사위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덕준 감독이 등장하자 술렁이던 오디션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무릇 창작이란 어느 정도 재능이 필요한 것이라 어느 정도 유명한 감독들은 다들 재능이 뛰어나다 할 수 있었지만 강덕준은 달랐다.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오직 감독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만 같은 사람이 바로 강덕준이었다.

데뷔 첫 작품부터 바로 관객수 1500만 돌파, 대한민국 첫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 등 화려한 이력들이 그의 천재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이번 작품에 가지는 사람들의 관심 중 팔할은 강덕준에게서 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믿고 보는 강덕준이라는 말이 업계에서는 진리처럼 퍼질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그런 강덕준이 앉은 자리는 놀랍게도 센터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정말 육 대표님이 오시려는 건가 봐.”

텅 빈 자리를 보며 여배우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감도 잠시.

오디션이 시작되고 강덕준 감독의 독설 심사평에 여배우 두 명이 눈물바람으로 현장을 뛰쳐나가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더더욱 무거워졌다.

하지만 오디션이 진행되면 될 수록 강덕준 감독의 표정은 어두워져만 가고...

“다음 분 나오세요.”

결국 이제 평가를 하는 것조차 귀찮아진 듯 그가 입을 열었다.

다음 순서인 오예라가 침착한 얼굴로 무대에 오르더니 심사위원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는 여유까지 보여주었다.

“선배님들, 안녕하십니까. 란희 역 오디션에 참가하는 배우 오예라라고 합니다.”

이에 강덕준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 이 오디션장은 조연 “하나”역을 뽑는 자리, 하지만 “하나” 역 탈락자 중에서 “란희” 배역을 뽑는다는 정보를 먼저 입수한 오예라는 먼저 선수를 쳤다.

그리고 다수의 오디션을 경험한 덕분에 침착한 태도와 란희 역에 꼭 맞는 코디.

강덕준의 얼굴에 드디어 조금의 흥미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좋습니다. 그럼 이 대사 한번 해보실까요?”

“알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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