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671 - Chapter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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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장소월이 웅크려 앉아서 보니 아직 마르지 않은 꽃다발이었는데, 이 꽃다발은 그녀의 손에 들린 꽃다발과 똑같게 생겼다. 손가락으로 묘비를 닦았는데 그 위는 깨끗했고 주변 잡초도 며칠 전에 누군가가 치운 듯했다.아버지가 오셨을 리가 없는데, 그는 이미 장만옥과 싱가포르에 갔다.그럼 누구지?묘비에는 사진이 없고 어머니의 이름 윤세희만 새겨져 있었다.그 당시의 윤세희는 경국지색의 미인이었고 서울 귀족들에게서 제1의 미인으로 불렸다.장소월도 윤세희의 외모를 물려받았다.전연우는 한쪽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피우다가 땅에 세 번째 담배꽁초가 떨어지자 장소월이 비로소 일어났다.‘엄마, 곧... 우린 다시 만날 거예요. 이번에 드디어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돌아가자.”하늘에서 천둥이 울리더니 곧 비가 올 것 같았다.지금 떠나지 않으면 이따가 하산하는 길이 더 힘들어질 거다.“더 말하지 않을 거야?”장소월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가자.”산 아래로 내려가자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졌고 차 안에 앉아 있던 장소월이 몸에 걸친 검은 슈트를 벗어 돌려주며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했다.전연우는 또 슈트를 그녀의 다리 위에 덮었다.“밤에는 추우니 먼저 덮어.”도덕군자인 척을 하기는.장소월은 차창 밖을 내다보며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기성은은 차를 몰고 구영관에 도착했다. 지배인은 전연우가 온다는 것을 알고 공손하게 맞이했고 얼굴에는 히죽히죽 웃으며 손짓했다.“전 대표님, 룸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전연우는 자연스럽게 장소월 옆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장소월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장소에서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 그를 불만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는데 그녀가 어떻게 힘을 써도 벗어날 수 없었다.전연우와 인시윤이 약혼한 것은 온 서울이 다 아는 사실인데 지금 다른 여자를 데리고 식사를 하러 왔다니...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장소월은 알고 있다.사람들은 장소월을 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들도 마음속으로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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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지배인님, 남자분은 성세 그룹의 대표님인 거는 저희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분께서는 인씨네 아가씨와 약혼하지 않았어요? 근데 저 여자는 누구에요?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바람을 피운 건 아니겠죠?”지배인은 걸어오는 기성은을 보며 종업원을 향해 사납게 호통을 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다시 함부로 말하면 쫓아낼 줄 알아!”장소월은 이곳의 생선을 즐겨 먹는데 그녀가 젓가락질하기도 전에 전연우는 이미 생선 가시를 발라내어 그녀의 그릇에 넣어 두었다.그는 조금 전 지배인이 덜어준 국을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그릇째 쓰레기통에 버렸다.“이렇게 많이 못 먹어. 괜찮아, 천천히 먹으면 돼. 다 못 먹으면 테이크아웃해서 야식으로 먹어도 되고.”장소월은 생선 반 마리를 먹고 생선탕 두 그릇을 먹었는데 전연우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이 식사는 두 사람이 조화롭게 먹는 몇 안 되는 한 끼였다.“나는 배불러. 오빠 혼자 먹어.”장소월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낭비하지 말고 그릇에 남은 것도 다 먹어.”전연우는 생선 한 점을 집어 그녀의 입가에 건네주었고 한 손은 아래에 받쳤다.장소월은 그가 겉치레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가 잘해주는 것은 다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전연우는 그가 지금하고 있는 이 모든 것은 전생에서 그녀가 모두 겪어봤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장소월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곧장 몸을 일으켰다.“화장실에 다녀올게.”전연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떠나가는 사람을 바라보고 조금 전의 부드러움은 홀연히 사라졌다. 그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담배 한 대를 꺼내 피었다.손을 들고 시계를 보니 한 시간 가까이 밥을 먹었다.이때 룸의 문이 열리고 키 크고 검은 스타킹을 신고 청순한 얼굴을 한 사람이 들어왔다.“대표님, 과일은 서비스입니다. 먼저 테이블을 치워드리겠습니다.”룸에서는 기름과 담배 냄새가 나서 종업원은 창문을 열어 환기했다.또 쟁반을 들어 거의 먹지도 않은 음식을 치우고 또 반대편으로 가서 접시에 놓여 있는 뼈를 치우는데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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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장소월은 그녀의 몸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손을 보여줘 봐, 아파?”“안 아파요.”장소월은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정말 착하네. 엄마는 어디 갔어? 왜 여기 혼자 있어?”소녀는 히죽히죽 웃으며 대답했다.“엄마가 화장실에 갔는데 휴지가 없어서 제가 몰래 갖다주러 갔어요.”장소월의 목소리는 온화하고 친화력이 있어 이 어린 소녀도 그녀를 매우 좋아했다.“그래. 혼자 여기서 기다리면 위험하니 가게로 들어갈까?”“네, 좋아요.”장소월은 그녀의 태어나지도 않고 세상을 떠난 아이가 생각났다. 딸인데 만약 그녀가 살아 있다면 지금 이 소녀처럼 사랑스럽게 그녀를 엄마라고 부를까?아이의 일은 장소월 평생의 아픔이다.하지만... 그녀는 다시는 아기를 갖지 못한다.전연우가 언제 나온지 몰랐고 장소월은 일어나 그와 눈을 맞추었다...장소월은 그와 함께 차에 탔고 기성은은 다 먹지 못한 음식을 싸서 트렁크에 실었다.두 사람은 모두 침묵했다. 아이의 일은 그들 사이에서 영원히 넘을 수 없는 선 같았다.전연우는 이번 생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고 합치면 사형을 받을 만하다.그러나 그는 자기가 한 일에 대해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고 유일하게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장소월이다.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변하고 일도 많이 있었는데 전연우가 예측 못 한 것은 그가 장소월에 대한 감정이다.그는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다.바로잡을 수 있는 일도 있겠지만... 어떤 일은...그는 평생도 보상할 수 없다.남원별장 앞까지 한 시간이 넘는 거리지만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소월은 차에서 내리자 돌아보지도 않고 들어갔다.전연우는 그녀가 야윈 몸을 끌어안고 별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림자가 사라지고 나서야 기성은 더러 차를 몰고 떠나게 했다.그리고 이틀 동안, 전연우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고 장소월은 모처럼 한가한 나날을 보냈다.전연우를 만나지 않아서 좋았는데 다른 불청객이 찾아왔다.장소월은 3층에서 인시윤이 레드 페라리를 몰고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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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다들 가서 일 보세요. 우리끼리 할 얘기가 있어요.”“알겠습니다.”하인들은 떠났고 큰 별장에는 그들만 남았다.“우리 다음 달 9월 20일에 결혼해.”그날은 인시윤의 생일이다.“축하해!”인시윤은 금박을 입힌 청첩장을 꺼내 장소월 앞으로 건넸다.“앞으로 우리는 한 가족이 될 건데 예전 일 때문에 날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날은 참석 하길 바라.”장소월은 붉은 청첩장을 보며 다소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목소리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벌써 잊어버렸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해.”“그리고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내가 이 말을 하는 게 이기적일지도 모르지만... 꼭 해야겠어... 너와 연우 씨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매라는 거 알고 있어. 게다가... 나도 바보가 아니라 프랑스에서 널 처음 봤을 때부터 연우 씨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짐작이 갔어!”장소월은 손에 힘을 주어 주먹을 꽉 쥐고 잠옷 자락을 잡고 있었다.그때 생각을 하니... 장소월은 부끄러운 마음 외에도 자신을 증오하는 마음이 더 컸고, 결국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존재가 되었다.“소월아, 내가 연우 씨와 결혼하면 네가 서울을 떠나줄 수 있어? 내가 거의 7년 동안 온 마음을 연우 씨에게 쏟았는데 지금은 연우 씨가 없으면 안 돼. 만약 그날 연우 씨가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나는 미쳐 버릴 거야. 그때 오빠 옆에 김남주가 있어서 네가 떠난 거 알고 있어. 그리고 네가 남의 감정에 끼어드는 그런 사람도 아니라는 걸 알아. 하지만... 나는 너의 존재가 무섭고 불안해. 심지어... 하루 종일 헛된 생각만 하고 있어. 나는 너와 화목하게 가족처럼 지내고 싶어.”인시윤이 말을 하고 있을 때 장소월은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변하기 시작하더니 장소월 자신으로 변해 울부짖는 것 같았다.이 장면은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다.다시 한번 눈을 감고 뜨자 인시윤이 또 송시아의 모습이 되었다.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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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전연우가 한 번도 손대지 않았다고? 아직 잠자리를 한 적도 없다고?믿을 수 없는 인시윤의 말에 깜짝 놀란 장소월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그녀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장소월의 인식 속 전연우는 절대 한 사람에게만 마음을 두는 사람이 아니다.자신의 이익과 야망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이다.그럼 송시아는?백윤서는?전생에서 전연우는 백윤서의 죽음 때문에 송시아와 관계를 맺었었다.지금 인시윤은 장소월에게 전연우의 마음속엔 오직 그녀 한 명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장소월은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전연우가 직접 죽인 그 아이가 그는 완전히 그녀에게 등을 돌렸음을 의심의 여지 없이 적나라하게 증명해준다.장소월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들어 힐끗 시간을 보고는 말했다.“네가 믿을진 모르겠지만 네 연적은 내가 아니라 지금 전연우 옆에 있는 송시아야. 나 역시 다른 사람의 가정을 파탄 내는 파렴치한 여자가 되고 싶진 않아.”“난 이만 방에 들어갈게.”“연우 씨가 정말 송시아를 좋아한다면 왜 바로 사귀지 않았겠어? 장소월... 거짓말로 날 현혹하려 하지 마.”전연우와 송시아 사이에 정말 무언가 있었다면 그녀가 왜 몰랐겠는가?성세 그룹 직원들 중 절반은 인하 그룹 사람이다. 그들은 인씨 가문의 눈이기도 하다.둘 사이에 미묘한 변화라도 있었다면 인시윤이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다.때문에 인시윤의 눈에 장소월이야말로 가장 큰 적이다.벼랑 끝에 몰려 미쳐버린 인시윤은 곧바로 폭력적인 본모습을 드러내고 장소월을 잡아챘다.인시윤의 날카로운 매니큐어가 장소월의 손목에 붉은 생채기를 냈다.장소월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그녀의 시선이 손목에 남겨진 상처에 향했다.“만약 내가 곧 죽는다면?”“너... 너 뭐라고 했어?”장소월이 그녀와 눈을 맞추며 덤덤히 말했다.“인시윤... 나 곧 죽는대.”“그러니까 아무도 너한테서 전연우를 빼앗지 못해. 이제 알겠어?”인시윤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지금 나랑 장난해?”장소월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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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12시에 맞춰 전연우가 도착했다.도우미들은 이미 점심 식사 준비를 마쳤다.여태까지 전연우는 늘 회사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했었다.하지만 오늘은 먼 거리를 달려왔다. 장소월은 그가 온 목적을 짐작할 수 있었다.전연우는 집에 들어온 뒤 곧바로 겉옷을 벗고 도우미를 모두 내보내고는 장소월 한 명만 남겼다.오늘 점심은 아주 풍성했다.탁자 위 미처 치우지 못한 찻잔을 본 전연우의 눈동자가 위험하게 번뜩였다.“오늘 누가 왔었어?”장소월은 밥상 위 음식을 몇 술 뜨고는 부인하지 않았다.“내가 인시윤을 불렀어. 물어볼 게 좀 있어서.”전연우의 시선이 그녀의 팔에 남아있는 손톱에 긁혀 생긴 상처에 향했다.“무슨 일인데 나한테 묻지 않고?”“여기 아파?”장소월이 움찔하며 말했다.“괜찮아. 밥 먹어.”전연우가 그녀에게 반찬을 집어주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영락없는 평범한 부부 같았다.“3일이 지났어. 대답은?”장소월이 말했다.“여기 남을게. 하지만 조건이 있어. 절대 내 몸에 손대지 마.”전연우가 어이없는 말이라도 들은 듯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너의 제일 매력적인 곳이 어디인지 알아?”“...바로 네 몸이야, 소월아! 네 몸보다 유혹적인 건 이 세상에 없어.”장소월은 순간 입맛이 뚝 떨어져 버렸다. 맛있었던 이 반찬도 돌연 너무 짜게 느껴졌다.“너한텐 엄연히 법적 아내가 있어. 이러면 인시윤한테 미안하지 않아?”그녀는 인시윤이 준 청첩장을 꺼냈다.“시윤이가 두 사람의 결혼식에 날 초대했어. 난 응했고.”“네가 아직 날 네 동생으로 생각한다면, 시윤이한테 미안한 일 다시는 하지 마. 앞으로 인시윤은 내 새언니야.”전연우가 말했다.“내가 인시윤과 결혼하길 바라?”“내가 바라지 않는다고 하면 네가 내 말대로 하기나 해?”“안 될 게 뭐가 있어?”“전연우, 결혼은 애들 소꿉장난이 아니야. 인시윤은 몇 년 동안 줄곧 너한테 애정을 쏟았어. 어떻게 그런 사람을 버리려고 할 수가 있어? 인시윤도 사람이야. 이렇게 상처 주면 너 벌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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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전연우의 눈동자에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그는 장소월의 얼굴을 움켜쥐고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한 모든 결정을 틀리지 않았어.”전연우는 그녀를 무릎에 앉힌 채로 밥을 모두 먹게 한 뒤에야 놓아주었다.그는 이어 장소월을 데리고 방에 들어가 자신이 좋아하는 원피스로 갈아입혔다. 그녀는 마치 아름다운 바비 인형처럼 전연우가 바라는 대로 움직여야 했다.장소월은 원피스를 입고 그 위에 가디건을 걸친 뒤 결국 그의 차에 탔다.서울시에서 가장 큰 쇼핑몰 성세 백화점.이곳은 부잣집 사모님들이 애용하는 곳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 가방부터 고급 액세서리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전연우는 거스를 수 없는 힘으로 장소월의 손목을 잡고 끌어당겼다. 그들의 뒤엔 경호원이 늘 따라다녔다.그들은 한층 한층 걷고 또 걸었다.전연우가 그녀에게 말했다.“사고 싶은 것 있으면 말해.”“나 정말 필요한 거 없어. 난 집에 가고 싶단 말이야, 전연우!”장소월은 어려서부터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전연우가 차분하게 그녀를 달랬다.“물건을 다 사면 집에 데려다줄게.”실상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두 사람을 애틋한 커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에 도착했다. 그곳엔 가구 전문 매장들이 들어서 있었다.매니저가 곧바로 달려와 두 사람을 가구를 진열한 홀에 안내했다.“대표님, 보세요. 모두 최고급 재료로 만든 가구들입니다. 침대도 있고 옷장도 있어요. 뭘 사시려는 거예요?”전연우의 시선이 장소월에게 닿았다.“어떤 게 마음에 들어? 골라봐.”장소월은 그를 쳐다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네가 사든 말든 나랑은 상관없어. 알아서 골라.”장소월은 말을 마치고 난 뒤 곧바로 몸을 돌렸다. 전연우의 얼굴이 못마땅한 듯 일그러졌다. 그는 한 손으로 장소월의 허리를 끌어당긴 뒤 그녀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말을 안 들으면 이 오빠가... 화낼 거야!”“소월아, 그 후과가 뭔지는 너도 알고 있겠지?”매니저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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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혼자 들어가. 난 바깥에서 기다릴 테니까. 남자가 속옷 가게에 들어갔다가 아는 사람이라도 마주치면 비웃음거리가 된단 말이야. 착하지? 난 여기에서 기다릴게. 이 카드 줄 테니까 사고 싶은 거 마음껏 사. 이따가 밤에 한 벌씩 보여주는 것도 잊지 말고.”남자가 말을 마치고는 여자친구의 볼에 살짝 키스했다.그녀는 카드를 보자 요염한 자태를 취하며 환히 웃어 보였다.“진짜 미워 죽겠어. 흥.”남자는 건들거리며 여자의 엉덩이를 힘껏 움켜쥐었다.그 동시에 문 앞에 서 있는 장소월을 보자 남자의 눈빛이 순식간에 반짝였다.하지만 그가 한 걸음 떼기도 전에 경호원이 그를 막아섰다.“죽고 싶지 않으면 꺼져.”“더럽게 사납네!”남자는 장소월과 멀리 떨어진 의자에 풀썩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는 끊임없이 장소월을 힐끗거렸다.“이봐요, 아가씨, 경호원 너무 사나운 거 아니에요?”장소월은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거들먹거리는 양아치 같은 말투를 보니 또 어느 집 도련님이겠지.“엄청 차갑게 구네요. 내 말 무시하지 말고 전화번호나 알려줘요. 저녁에 같이 놀래요? 내가 남자 소개해 줄게요.”“...”그때, 조금 전 들어갔던 여자가 울며 뛰쳐나왔다. 다리는 절뚝거렸고 얼굴엔 발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다.“자기야, 얼굴 어떻게 된 거야?”“저 안에 있는 남자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날 희롱하려고 하길래 거부했더니 때렸어! 흑흑흑... 자기야, 꼭 복수해줘야 해!”“대체 어떤 미친 자식이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저놈이야!”여자가 종이가방을 들고나오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남자를 가리켰다.눈을 희번덕거리며 당장이라도 뒤집어엎을 기세였던 남자의 얼굴이 순간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는 조금의 고민도 하지 않고 곧바로 여자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이런 멍청한 여자 같으니라고! 저분은 성세 그룹 전 대표님이야.”전연우의 신분을 들은 여자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녀는 너무 놀라 얼굴을 움켜쥐고 휘둥그레진 눈으로 멍하니 그를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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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를 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장소월은 어려서부터 늘 혼자였다. 때문에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완벽한 가정이 갖고 싶었다.하여 그녀는 자신의 목마름을 전연우에게서 해결하려고 했었다.하지만 장소월에게 전연우가 지금에 와서야 하는 이 모든 행동은 너무 늦어버린 것들이었다.“마음에 들어?”장소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 밖에 나갈 때 그녀는 이런 것들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옆에 있던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대표님, 안목이 정말 훌륭하시네요. 이건 최근 유행하고 있는 립스틱인데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았어요. 아가씨와 너무 잘 어울려요. 바르면 분명 예쁘실 거예요.”전연우는 여자의 물건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 너무 서툴러 뚜껑을 여는 것도 세 번이나 시도해서야 겨우 성공했다. 그는 한 손으로 장소월의 얼굴을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로 립스틱을 잡고 그녀의 입술에 바르려 했다.직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렇게 립스틱을 발라주는 사람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장소월의 입술이 쭉 내밀어졌다. 촉촉한 입술은 은은한 핑크색까지 띄고 있어 아무것도 바르지 않아도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하지만 극강의 소유욕을 지닌 전연우는 다른 여자가 갖고 있는 것이라면 장소월에게도 주고 싶었다.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것이라도 어떻게든 구해 장소월의 품에 안겨주고 싶었다.직원이 친절하게 말했다.“대표님, 그렇게 바르는 게 아니에요. 제가 도울까요?”전연우는 그녀에겐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장소월의 입술에 조심조심 립스틱을 발라주었다.얼마 후, 직원이 거울을 가져와 장소월의 앞에 놓아주었다. 전연우는 그녀의 턱을 잡고 자신의 걸작을 감상하듯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장소월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이제 됐어?”전연우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네. 이 립스틱 모든 색상 하나씩 다 살게요.”그는 카드 하나를 꺼내 눈도 깜빡하지 않고 몇백만 원을 긁었다.백화점에서 나오니 바깥은 이미 어둑해져 있었다.금색의 빛이 텅 빈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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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가고 싶으면 며칠 후 내가 데려다줄게.”전연우는 비밀번호를 누른 뒤 손잡이를 아래로 당겼다. 문을 열자 익숙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장소월이 예전에 쓰던 향수였는데 냄새가 청아하고 달콤했다. 당시 그녀는 조수석에도 이 향수를 놓아두었지만 그 후 전연우가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새로 산 가구들도 모두 놓여있었다. 핑크색 소파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집안일은 모두 도우미가 시간 맞춰 와서 할 거야. 넌... 매일 밥 해놓고 내가 오길 기다리면 돼.”방안 인테리어는 그녀의 취향대로 전체적으로 단란하고 따뜻했다. 반면 장소월은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다.“그림 그리고 싶으면 그려. 내가 널 위해 작업실을 하나 만들어 두었으니까.”그 작업실은 전연우의 서재 옆방이었는데 큰 창문이 들어서 있어 찬란한 햇볕이 따뜻하게 쏟아지고 있었다.그 외에도 방이 3개 더 있었는데 그들의 안방, 장소월 전용 옷방, 그리고 전연우의 운동방이었다.침실엔 자신도 모르는 상황에서 찍힌 많은 장소월의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그중 한 장은 검은색 셔츠를 입고 두 손을 모은 채 침대에서 잠든 모습이었다. 검은색 셔츠는 허벅지까지 드리워져 있었는데 그 아래로 길고 매끈한 다리가 곧게 뻗어있었다. 이 중 임의로 사진 한 장을 골라도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될 것이다.그녀는 도원촌에 있을 때 전연우에 의해 강제로 찍힌 사진이라고 기억하고 있다.한 장 한 장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니, 장소월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이 사진들... 다 네가 사람을 보내 몰래 찍은 거야?”전연우의 뜨거운 숨결이 장소월의 목덜미에 뿌려졌다. 그가 등 뒤로 그녀를 끌어안았다. 어느덧 단단한 물건이 그녀의 엉덩이를 찌르고 있었는데 당장이라도 욕망을 분출할 듯한 기세였다.“별로야? 다음엔 사람을 바꿔 다시 찍으라고 해야겠어.”“이 침대에 누워봐. 내가 널 위해 선택한 거야.”3일 동안 그녀와 하지 않았으니 체취를 맡은 순간부터 전연우는 자신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곧바로 손을 뻗어 그녀의 가디건을 벗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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