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신이 깨어났다: Chapter 501 - Chapter 510
537 Chapters
제501화 그 회장이 바로 저니까요
동혁은 이미 천미의 독선적인 말투에 익숙했다. 더는 따지기 귀찮아 상자를 받고 시계를 꺼내서 대충 살펴보았다. 천미는 좀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계 가격이 몇 억이 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혁은 시계의 가치를 잘 알지 못했고 그저 좋은 물건이라는 생각에 손에 찼다. “잘 관리해, 이 시계 꽤 비싸니까!” 천미는 한 마디 더 잔소리를 던지고 동혁을 놓아주었다. 류혜진이 말했다. “천미야, 강오그룹 사장이 되었다면서? 축하해. 앞으로 세화와 협력해서 같이 돈을 많이 벌어.” “물론이죠, 앞으로 저희 두 자매가 힘을 합치면 반드시 재계에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거예요..” 천미는 소파에 앉아 세화의 팔짱을 꼈다. “하지만 한 가지 안 좋은 것이 강오그룹이 성세그룹에 합병되었다는 거예요. 앞으로 제 위에 회장이 있어서 조금 불편할 수 도 있어요.” “회장? 아 그 성세그룹 회장 말이지?” 세화가 물었다. 천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바로 그 사람 H시에 온 지 그렇게 오래되었다는 데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사람인지 아무도 몰라.” “게다가 이 회장이라는 사람이 돈만 있는 게 아닌 거 같단 말이지.” 천미가 계속 말했다. “설 대도독이 온 후, 우리 아버지가 갑자기 강오그룹을 성세그룹과 합병하기로 결정하셨는데, 그걸 보면 이 회장이라는 사람이 군부에도 대단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적어도 석훈 오빠보다는 더 대단해.” 심석훈도 설전룡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없었다. 그런데 성세그룹의 그 회장은 그것이 가능했다. 이로 인해 천미는 성세그룹 회장에 대한 호기심이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 “피식!”천미의 얼굴에 짙게 드리워진 호기심을 보며 세화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세화야, 너 왜 웃어?” 세화는 웃으며 말했다. “언니가 남자에 대해 이렇게 호기심이 많은 건 처음 보는데? 나가 보기엔 이미 푹 빠진 것 같기도 하고” “그러지 말고, 한번 쫓아다녀보던가?” 천미도 나이가 적지 않았다. 만약 천미가 기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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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내가 만날 거 없어
“동혁아, 내가 내일 회장님을 만나면 꼭 너를 잘 소개해 놓을게.” “H시에서 누가 회장님의 이름을 빌려 호위호식하고 있다고 말이야.” “회장님께서 이 사실을 알고 화를 내실지 아니면 그냥 웃어넘길지 한번 보자고.” 천미는 동혁을 노려보며 냉소를 짓고 말했다. “언니, 제발 그러지 마!” 동혁은 아무 반응이 없었지만 오히려 세화의 안색이 많이 변했다. 그녀는 동혁이 또다시 일에 말려드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동혁아 빨리 좋은 말로 천미에게 사과하지 않고 뭐 하고 있어? 너 정말 죽고 싶어서 그래? 무슨 말을 감히 그렇게 함부로 해?” 류혜진도 놀라서 욕설을 내뱉었다. ‘가뜩이나 동혁이 놈 때문에 속이 말이 아닌데, 이 말썽꾸러기가 매번 이렇게 일을 일으키려고 하다니.’ “동혁 씨, 어서 언니에게 사과해.” 세화도 동혁을 힘껏 잡아당기더니 예의 없이 구는 것이 못마땅했는지 말했다. 동혁은 어쩔 수 없이 천미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천미는 만족해하며 고고하게 말했다. “세화를 봐서 회장님께 너를 봐달라고 할게. 하지만 내 말 잘 새겨 들어. 앞으로 입조심하고 함부로 말하는 습관을 고쳐.” 잠시 더 앉아 있다가 천미는 거들먹거리며 돌아갔다. “동혁이 너 다음에도 네 그 뚫린 입을 잘못 놀리면 내가 바늘로 네 입을 꿰매어버릴 거야.” 류혜진은 손가락으로 동혁의 머리를 반복해서 찌르고 몇 마디 욕을 한 후 그를 놓아주었다. 다음날 오전 9시, 사람들이 막 출근한 시간. 정장 차림의 천미가 기대하는 마음으로 성세그룹 본사 빌딩을 찾아왔다. 그녀를 응대한 사람은 동혁의 비서 선우설리이다. ‘이 여자는 성세그룹 회장의 비서이면서 가란은행 사장도 겸직하고 있다고 들었어.’ ‘거기다 가란은행에 부임하자마자 사람들을 청소해 열몇 명을 감옥에 보냈다고 했지?’ 천미는 선우설리를 마음속으로라도 가볍게 여기지 못했다. “설리 사장님, 안녕하세요. 어제 미리 회장님과 만남을 약속하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심 사장님,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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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마리를 다시 보러 간 이동혁
“심 사장님, 죄송합니다. 저희 회장님께서 사장님과 만날 필요는 없다고 하십니다.” “강오그룹이 성세그룹에 합병되기는 했지만 계속 독자 경영을 인정할 것이고 저희 쪽에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거라고도 하셨습니다.” 선우설리는 동혁의 말을 천미에게 전했다. 천미의 마음속에서 갑자기 알 수 없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내가 아침 일찍 와서 이렇게 한 시간 이상을 가만히 기다렸는데, 뭐? 만날 필요가 없다고?’ 천미는 자신의 성격대로 그 자리에서 바로 화를 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제 장해조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참고 또 참았다. “알겠어요.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회장님께 말씀 전해주세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뵙겠다고요.” 천미는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 그녀의 눈에서는 발산할 수도 없는 분노가 막 솟구치고 있었다. “사장님께서는 회장님을 어제 보셨잖아요!” 뒤에서 선우설리는 웃음을 참으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하늘 거울 저택. 동혁이 밥을 거의 다 먹었을 때 전화가 왔다. 마리인 것을 확인하고서 그는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마리야, 왜 이렇게 일찍부터 아빠를 찾을까? 오늘 학교에 가지 않았어?” [아빠 너무 게으른 거 아니에요? 해가 높이 떠있는데 뭐가 일찍이에요?] [그리고 아빠는 오늘 일요일인 줄도 몰라요? 학교 안 가도 돼요.] 전화 건너편에서 마리의 은방울 같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마리의 맑은 목소리를 들으니 동혁은 마음속의 근심이 모두 녹아 말끔히 사라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아하하, 아빠가 깜빡했네.” 동혁은 큰소리로 웃으며 물었다. “그럼 우리 마리가 아빠가 많이 보고 싶어서 전화했나?” [네!] 마리는 먼저 큰소리로 대답하고, 계속 말했다. [아빠, 집으로 마리 보러 와요. 며칠이나 오지 않았잖아요.] “알겠어, 빨리 갈게.” 동혁은 성세그룹에 가서 천미를 만나는 것보다 백문수 부부의 단독 주택에 가서 귀엽고 착한 의붓딸인 마리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동혁은 바로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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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H시 장례식장
바이오 제약은 항난그룹의 이전 핵심 사업 중 하나였다. 수소야는 이 사업을 시작으로 그룹 성장의 돌파구를 열고 3대 가문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올 계획이었다. “좋아요. 사장님의 계획이 아주 훌륭해요. 그렇게 계속 추진하면 될 거 같군요. 혹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 저를 찾으시고요.” 동혁은 수소야의 말을 듣고 안심했다. ‘역시 소야 씨는 온실 속에 화초가 아니었어.’ ‘항난그룹의 창업 멤버인 만큼.’ ‘능력은 확실히 있네.’ 동혁은 수소야가 항난그룹을 경영하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항난그룹의 2년 전 모습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동혁의 인정을 받은 수소야는 매우 기뻐하며 잠시 앉아 있다가 서둘러 항난그룹으로 돌아갔다. “소야 저 얘가 항난그룹으로 돌아간 후 예전보다 수척해 보이던데 건강이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어.” 백문수 부부는 수소야를 조금 걱정하며 말했다. 비록 수소야가 더 이상 호적상으로 백문수 부부의 며느리는 아니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수소야를 자신들의 딸로 생각했다. “그래도 소야 씨가 이제라도 노력할 만한 목표를 찾은 것은 좋은 일이에요.” 동혁은 오히려 지금 수소야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적어도 소야 씨는 지금 행복해 보여 다행이야.’ 잠시 후 백문수가 갑자기 동혁에게 무언가 상의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에요?” 백문수가 말했다. “이제 항남의 유골을 가져와 무덤에 매장할 생각이야.” “항남의 장례를 아직 안 치른 건가요?” 이제야 사실을 알게 된 동혁은 깜짝 놀랐다.처음에 항남의 일을 듣고 동혁은 바로 항남의 묘 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나중에 다시 생각하니 항남의 남은 가족들이 잘 정착하지 않으면 자신이 항남을 볼 면목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제사를 지내는 일을 지금까지 미루었다. “치르지 못했어. 애초에 항남을 화장한 후 우리는 집에 남아있는 돈을 가지고 묘지를 사서 항남을 안장하려고 했었어.” “그래서 주변 공동묘지를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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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그건 백 선생님의 유골이 아닙니다
“제 아들의 유골을 단지 2년 동안 이곳에 보관한 것뿐인데 어떻게 관리비로 4억을 받을 수 있습니까?” “맞아요, 이건 너무 비싸잖아요!” 신미영이 바가지를 씌우며 관리비로 4억을 달라고 하자 백문수 부부는 화가 나면서 한편으로 초초해졌다. “이게 비싸다고요?” “비싸다고 생각하셨으면 여기에 맡기지 말고 유골을 바로 날려버리면 돈을 아낄 수 있었잖아요.” 신미영이 오히려 당당하게 화를 내며 한마디 할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다. 가시 돋친 말을 듣던 백문수 부부의 얼굴이 화가 나 새파랗게 질렸다. “내가 보기에 아가씨는 좀 친절하게 고객을 대할 필요가 있겠군요.” 옆에 서있던 동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신미영은 동혁을 한 번 노려보고 시큰둥하게 콧방귀를 뀌었는데 분명 동혁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제가 그렇게 비용을 많이 요구하는 게 아니에요.” 신미영이 계속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이곳 장례식장 사장님께서 말씀하시길 백항남 씨가 너무 재수가 없다고 하셨어요.” “백항남 씨의 유골을 보관하려는 사실을 이미 유골을 보관한 다른 가족들이 알면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요.” “저희 사장님께서 애초에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백항남 씨의 유골 보관을 허락했기 때문에 관리비가 1년에 2 억인 겁니다.” ‘항남이 재수가 없다고?’ ‘이게 무슨 개 짖는 소리야?’ “내 아들은 청렴하고 깨끗한 사람인데 왜 재수가 없다고 하는 겁니까?” 백문수는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왜 재수가 없다고 하냐고요? 하하, 그건 아드님에게 물어보셔야죠.” 신미영은 냉소를 금치 못했다. “2년 전, H시 전체가 백항남의 명성이 얼마나 자자했는지 다 아시잖아요? 배은망덕한 데다 바람을 피우고 아내를 버린 사실로 모든 H시의 사람들이 그의 등에 대고 얼마나 많이 손가락질을 했는데요.” “그러니 백항남 씨의 유골이 당연히 재수가 없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 유골함을 따로 분리해 두고 다른 사람의 것과 함께 둘 수 없었어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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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만만해 보이는 이동혁
모두가 그 병사의 말을 들었다. 서명을 하려던 백문수는 손을 멈추고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현장도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신미영과 다른 직원은 경악한 눈빛을 하고 당황해했다. 그리고 이어서 욕설을 퍼부었다. “젠장, 넌 대체 어디서 온 놈인데 함부로 말해? 네가 아니라고 하면 아니야?” “어디서 굴러 먹은 놈인데 여기까지 와서 난리야? 야, 이 개X식아, 당장 저리 멀리 꺼지지 못해?” 그 퇴역 병사는 성실히 자기 본분을 지킬 뿐이었는데 갑자기 욕을 먹어서 얼굴이 빨개지며 놀라 말문이 막혔다. 이때 동혁이 그에게 말했다. “서두르지 말고 어떻게 된 일인지 천천히 말해 보세요.” “선생님, 일단 한번 보시죠.” 퇴역 병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손에 꼭 쥐고 있던 휴대폰을 동혁에게 건넸다. 동혁은 휴대폰을 열어보고 병사가 방금 녹화한 동영상을 재생했다. 겨우 잠깐 보았을 뿐이다. 동혁의 얼굴이 화가 나 이미 새파랗게 변했고 이마에는 핏줄이 솟았다. 그가 지금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도 쉽게 알아차릴 정도였다. “동혁아, 휴대폰에 뭐가 있어?” 백문수 부부는 동영상을 보고 싶어 했지만 동혁은 차마 그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다. 그러나 성품이 바른 병사는 이미 분노로 가득해 재빨리 말했다. “제가 몰래 저 사람들을 따라 보관소에 들어갔는데, 저들이 백 선생님의 유골함을 꺼냈을 때에는 상자 안이 분명히 비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가루를 찾아 담으면서 그 안에 침을 뱉었고, 그러면서 재수 없다고 욕까지 했습니다.” “네 놈이, 어떻게 여길 들어온 거지?” 병사가 말을 마치자 그 남자 직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특수부대의 특전사라면 이 정도 정찰은 기본이었다. 그래서 백야특수부대의 퇴역 병사에게 장례식장 보관소에 잠입하는 것쯤은 완전히 어린애 장난 같은 일이다.거기에 장례식장 직원이 놀라서 한 말은 이미 병사의 말이 맞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하는 것이었다. “아아, 이 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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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사람이 짐승에게 무릎을 꿇어요
“으으, 네가 나를 때려?” “감히 여자를 함부로 때리다니, 남자가 그래도 돼?” 신미영은 엉망이 된 얼굴로 막무가내로 있습니다. “당연히 남자든 여자든 버릇이 없으면 맞아야지!” 동혁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이미 신미영의 행동을 오랫동안 참았다. “이놈, 두고 봐!” 신미영은 바닥에 주저앉아 이미 겁에 질려 있는 남자 직원을 향해 소리쳤다. “뭘 멍하니 있어, 당장 사람 불러.” “내가 오늘 이 개X식에게 본떼를 보여줄 거야.” “응!” 남자 직원은 그대로 몸을 돌려 장례식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잠시 후 장례식장 안에서 기세등등하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뛰쳐나오더니 동혁 일행을 겹겹이 에워쌌다. 맨 앞에 선 중년 남성이 H시 장례식장의 오현석 사장이다. 오현석은 어두운 얼굴로 바닥에 있는 신미영을 쳐다보고는 먼저 그녀를 일으켜 세우라고 손짓을 했다. “어느 개X식이 감히 우리를 건드렸어?” 오현석은 사나운 눈초리로 동혁 등을 바라보며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 “사장님, 바로 저 개X식이예요.” 신미영은 동혁을 가리키며 원망스러운 눈빛을 하고 말했다. 장례식장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동혁에게 향했다. “사장님, 이놈에게 본 떼를 보여주고 나서 36억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하세요!” “저 놈이 아직 뭘 몰라서 저러는 거지. 우리 장례식장은 노무식 형님이 뒤에 계시는데 감히 우리를 건드리다니 정말 겁대가리를 상실했군.” 다른 직원들이 바로 아무 거리낌 없이 떠들어댔다. 오현석은 손을 내저어 사람들의 말을 멈추게 하고 동혁을 노려보며 음산하게 말했다. “이봐, 여기 직원들 말 들었지? 이제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거야?” 장례식장 직원들은 모두 깡패 같은 모습이었다.그 모습을 본 백문수는 무서웠고 동혁의 안위가 더 걱정되었다. 그가 황급히 말했다. “오 사장님, 저희 동혁이가 일부러 직원 분을 때린 게 아니에요. 사장님 부하 직원이 먼저 일처리를 잘못해 화가 난 겁니다.” “이봐요, 할아버지는 그냥 조용히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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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날려버린 항남의 유골
어떤 사람은 삶에 쫓겨 심성이 나약해진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그들은 용기 있게 달려들어 앞을 막는다. 백문수의 행동을 보고 동혁은 코가 찡했다. ‘세화와 전신부에 속해 있는 형제자매들 외에 또 이렇게 나를 생각해 용기를 내는 사람이 있다니.’ 퍽! 둔탁한 소리가 동혁의 감동을 끊었다. 고개를 들어 상황을 확인한 동혁의 이마에 갑자기 핏줄이 솟구쳤다. 백문수는 이미 바닥에 쓰러진 채 팔을 감싸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그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동혁이 빨리 도망가게 하려 했다.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늙은이 주제에, 썩 꺼져!” 장례식장 직원이 손에 든 몽둥이로 다시 때리려 하며 소리쳤다. 방금 그는 백문수의 팔을 한 대 때렸다. 그가 몽둥이로 다시 백문수를 내리치려 할 때, 갑자기 무언가가 얼굴을 덮쳤다. 쾅! 대응을 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장 직원의 몸이 떠오르더니 그대로 뒤로 날아갔다. 바닥에 떨어져 부딪히면서 뼈가 부러졌고 얼마나 부러졌는지 모를 정도였다. “아버지, 일어나세요.” 동혁은 몸을 굽혀 백문수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동혁이 따로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백야특수부대를 퇴역한 병사 둘이 즉시 장례식장 직원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아아악!”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났다. 순식간에 장례식장 직원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고통으로 울부짖었다. 동혁은 그동안 몽둥이에 맞은 백문수의 팔을 살펴보았다. ‘부상 부위가 부어오르는 걸 보니 골절인 것 같군.’ “이, 이런 너희들 도대체 누구야?”유일하게 아직 멀쩡히 서 있는 오현석은 창백한 얼굴에 놀란 눈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지혜야, 빨리 병원에 전화해.” 동혁은 백문수를 두 병사의 손에 맡겨 부축하게 하고 혼자서 오현석 앞으로 걸어갔다. 퍽! 동혁이 발을 들어 아래쪽을 찼다. ‘뽀각’하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오현석이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말해, 내 형제 항남의 유골을 너희들에게 맡겼는데 어떻게 한 거야?” 동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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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유골함과 총알
시체를 화장하기 위해서는 비싼 값을 치러야 했다. 묘지 매매 역시도 값이 비쌌다.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이 비싸서 H시 시민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예전에 H시를 떠들썩했던 사건이 있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죽었는데 그의 가족들은 고가의 화장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감히 노무식의 부하를 대놓고 거절할 수도 없었다. 결국 몰래 차를 준비해 밤새 외지로 보내 화장을 하려 했다. 그러나 도중에 노무식의 부하에 의해 방해를 받았다. 그 후 고인의 가족은 잔인하게 보복을 당했다. 이렇게 일이 크게 벌어졌는데도 그 사건은 흐지부지 처리되었다. “사장님, 2년 전 무식 형님이 백항남 씨의 유골을 날려버리라고 명령해서 이렇게 빈 상자만 남게 된 겁니다. 정말 우리 뜻이 아니에요.” 오현석이 애걸복걸했다. “네가 무죄라고 생각하니 내가 한번 묻지? 노무식이 그렇게 많은 돈을 버는 동안 너에게 조금도 그 돈을 나누어 준 적 없어?” 동혁의 질문에 오현석은 말문이 막혔다. 노무식은 장례업을 독점한 기득권자로서 분명 큰 폭리를 취했을 것이고, 오현석도 어느 정도 이익이 있었을 것이 자명했다. “네가 노무식의 말을 듣는 이상 노무식이 망하면 네게도 불똥이 튈 것을 각오해야 하지 않겠어?” 동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오현석을 걷어찼다. 방금 전에 백문수를 몽둥이로 때려 골절시킨 그 직원처럼, 오현석 역시도 동혁에게 맞아 온몸의 뼈가 부러졌다. 남은 여생을 침대 위에 누워서 보내야 할 정도였다. “윽윽!” 그때 병원의 구급차가 왔다. 동혁과 하지혜 등은 백분수 노부부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갔다. 육수아는 다행히 동혁이 제때에 조치를 해서 몸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백문수는 팔이 부러져 수술을 해야 했다. 게다가 너무나 분하고 속이 상해 심각한 마음의 병이 생겼다.정신을 차린 육수아는 항남의 유골이 2년 전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날려졌다는 말을 듣고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제가 항남 대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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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노무식
곧 장양호는 H시 외곽에 호화 별장 구역에 도착했다. 도독부에서 방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곳이 노무식의 거처였다. 호화 별장들 중 어느 한 채. 키가 크고 거칠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호피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시가를 끔뻑끔뻑 피우고 있다. 그 호피 의자 위에는 진짜 호피가 한 조각이 걸려 있었다. 용맹해 보이는 호랑이 머리가 중년 남자의 머리 위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 사나운 눈빛은 마치 사람을 골라 잡아먹으려는 것 같았다. 호랑이 머리는 호피 의자에 앉아 있는 중년 남자의 위세를 더 강하게 보이게 했다. 이 중년이 바로 H시 장례업계를 독점하고 있는 노무식이다. 노무식은 H시의 암흑가에서 돌연변이 같은 존재였다. 왜냐하면 그가 죽은 사람에게서 돈을 벌기 때문이다. 그의 명성은 매우 고약했다. 그래서 다른 암흑가 거물들은 그와 거의 왕래가 없었다. 노무식은 지금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았고 오만불손함의 극치에 달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와 상대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 역시 그 사람들을 무시하며 H시 암흑가의 일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쯧쯧, 모두 고지식해서는. 마사지 샵을 열고 불법 도박장을 하는 것보다 죽은 사람을 위로해 돈을 버는 내 일이 얼마나 고귀한데.”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 바보들 같으니!” 장례업을 독점해 거물이 된 노무식. 그는 매우 교만했다. ‘남들이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바로 내가 하고 있다고!’ ‘내가 돈을 벌는 건 당연한 거야.’ 노무식이 거드름을 피우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부하 한 명이 들어왔다. “물건은 잘 전달했어?” 노무식이 부하에게 물었다. 부하는 공손히 대답했다. “예, 형님, 이미 전달했습니다. 형님이 하신 말씀도 잘 전했고요. 분명 그놈 한 시간 안에 얌전히 형님 앞으로 와 무릎을 꿇을 겁니다.” “아니야, 그렇게 쉽게 생각해선 안돼.” 노무식은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장례식장 얘들의 말을 들어보니 그놈이 꽤 싸움 좀 한다던데 뻣뻣하게 나올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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